[단독] ‘책임 면제’ 기업 제품에서 독성물질 검출

입력 2020.04.20 (21:30) 수정 2020.04.20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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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에 접수된 피해 인원만 6천 명이 넘고, 이 중 사망자는 천5백여 명...

바로 가습기살균제 피해규몹니다.

지난 2017년 8월 정부는 피해자들을 도울 기금 마련에 나섰는데요,

제품에서 독성물질이 확인됐다며 옥시와 SK, 애경 등 18개 기업에는 천억 원이 넘는 분담금을 부과했고, 12개 기업에는 독성물질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책임을 '면제'해 줬습니다.

그런데 정부의 분담금 발표 몇 달 전 환경부 산하 연구원의 검사 결과를 KBS가 입수해서 따져봤습니다.

'책임 면제'를 받은 기업의 제품에서 독성물질이 검출됐고, 이 제품 사용자 가운데 사망자도 있었던 걸로 확인됐습니다.

이화진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 2017년 4월,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의 가습기 살균제 성분 분석 보고섭니다.

검사 대상 17개 제품 가운데는 넉 달 후 정부 발표에서 분담금 면제 판정을 받은 A 업체도 포함됐습니다.

그러나 보고서에서는 A사 제품에서 기준치 이상의 독성물질이 검출된 사실이 확인됩니다.

호흡기에 들어오면 폐와 기관지에 치명적인 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 대표 독성물질 PHMG, A사 제품의 PHMG 수치는 1500ppm으로, 옥시 제품에서 검출된 평균 농도인 1300을 넘습니다.

환경부에서 유독물질로 지정한 MIT 성분도 검출됐습니다.

[박동욱/당시 성분검사 연구원 : "그동안 화학물질 정보를 몰랐던 제품들이 몇 가지 있습니다. 그 중 일부에서 그동안 몰랐던 실제 건강 영향을 초래했던 PHMG, CMIT, MIT 성분들이 발견된 것입니다."]

옥시와 함께 A사 제품을 사용했다는 한 소비자가 사망한 사실도 KBS 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

[피해자 유가족 : "원인 모를 기침이 나온다고. 동네 병원을 가도 원인을 모르겠다, 담배를 피지도 않고 이런데 왜 내가 이런 고통을 받는 지 모르겠다 라고 말씀을 하시고.. 지옥 속에 살다 가셨어요."]

해당 업체를 찾아가봤습니다.

[독성물질 검출 업체 대표/음성변조 : "그런 성분을 넣은 게 없어요. 우리 쪽에서 정말로. 근데 왜 이러시는데? 진짜 모르겠는 거야. 우리 같이 이런 영세한데까지 왜 와서 그러지?"]

환경부 산하기관의 성분 검사에서는 독성물질이 나왔지만 몇 달 후 정부 발표에선 면죄부를 받게된 상황.

[장동엽/시민단체 '가습기넷' : "환경부가 만약에 성분조사 관련해서 기업들 책임을 면제해 주는 방향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하면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당시 정부가 발표한 12개 분담금 면제 기업 중 성분 분석조차 한 적이 없는 기업은 모두 10곳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KBS 뉴스 이화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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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책임 면제’ 기업 제품에서 독성물질 검출
    • 입력 2020-04-20 21:41:24
    • 수정2020-04-20 22:13:33
    뉴스 9
[앵커]

정부에 접수된 피해 인원만 6천 명이 넘고, 이 중 사망자는 천5백여 명...

바로 가습기살균제 피해규몹니다.

지난 2017년 8월 정부는 피해자들을 도울 기금 마련에 나섰는데요,

제품에서 독성물질이 확인됐다며 옥시와 SK, 애경 등 18개 기업에는 천억 원이 넘는 분담금을 부과했고, 12개 기업에는 독성물질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책임을 '면제'해 줬습니다.

그런데 정부의 분담금 발표 몇 달 전 환경부 산하 연구원의 검사 결과를 KBS가 입수해서 따져봤습니다.

'책임 면제'를 받은 기업의 제품에서 독성물질이 검출됐고, 이 제품 사용자 가운데 사망자도 있었던 걸로 확인됐습니다.

이화진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 2017년 4월,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의 가습기 살균제 성분 분석 보고섭니다.

검사 대상 17개 제품 가운데는 넉 달 후 정부 발표에서 분담금 면제 판정을 받은 A 업체도 포함됐습니다.

그러나 보고서에서는 A사 제품에서 기준치 이상의 독성물질이 검출된 사실이 확인됩니다.

호흡기에 들어오면 폐와 기관지에 치명적인 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 대표 독성물질 PHMG, A사 제품의 PHMG 수치는 1500ppm으로, 옥시 제품에서 검출된 평균 농도인 1300을 넘습니다.

환경부에서 유독물질로 지정한 MIT 성분도 검출됐습니다.

[박동욱/당시 성분검사 연구원 : "그동안 화학물질 정보를 몰랐던 제품들이 몇 가지 있습니다. 그 중 일부에서 그동안 몰랐던 실제 건강 영향을 초래했던 PHMG, CMIT, MIT 성분들이 발견된 것입니다."]

옥시와 함께 A사 제품을 사용했다는 한 소비자가 사망한 사실도 KBS 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

[피해자 유가족 : "원인 모를 기침이 나온다고. 동네 병원을 가도 원인을 모르겠다, 담배를 피지도 않고 이런데 왜 내가 이런 고통을 받는 지 모르겠다 라고 말씀을 하시고.. 지옥 속에 살다 가셨어요."]

해당 업체를 찾아가봤습니다.

[독성물질 검출 업체 대표/음성변조 : "그런 성분을 넣은 게 없어요. 우리 쪽에서 정말로. 근데 왜 이러시는데? 진짜 모르겠는 거야. 우리 같이 이런 영세한데까지 왜 와서 그러지?"]

환경부 산하기관의 성분 검사에서는 독성물질이 나왔지만 몇 달 후 정부 발표에선 면죄부를 받게된 상황.

[장동엽/시민단체 '가습기넷' : "환경부가 만약에 성분조사 관련해서 기업들 책임을 면제해 주는 방향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하면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당시 정부가 발표한 12개 분담금 면제 기업 중 성분 분석조차 한 적이 없는 기업은 모두 10곳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KBS 뉴스 이화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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