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는 무엇을 멈추었나…빅데이터는 말한다

입력 2020.05.15 (15:36) 수정 2020.05.15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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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코로나19 이동량 충격은 2월 29일 가장 깊었고 지난주 가장 많이 회복됐었다.
남녀 격차를 보면 여성의 민감도가 남성에 비해 크다
지역별 흐름을 보면 대구보다 제주의 타격이 '충격의 강도'와 '지속성' 모두 크다.
나이별 흐름을 보면 지난주 20대 미만의 이동이 급격히 늘었다.
70대 이상 고령층의 이동은 가장 많이 줄었고 회복도 더디다.

코로나19의 상처는 똑같지 않다

정부가 SK텔레콤의 인구이동 빅데이터를 이용해 코로나19의 영향을 분석한 자료를 내놨다. 자료에서 눈여겨볼 만한 데이터 몇 개를 추려서 소개한다. 이동성 데이터는 그 자체가 경제적 충격이나 심리적 충격을 의미하지는 않지만 살펴보면 다양한 의미를 추론해낼 수 있다. 분명한 건 코로나19의 충격과 상처가 똑같지는 않았단 점이다


방역의 성공은 빠른 회복으로 이어지고 있었는데...

지난주까지 데이터는 더할 나위 없이 긍정적이다. 지난해와 비교한 전체 이동량 추이를 보면 발생 4주차 주말인 2월 29일 이동량이 가장 적었다. 전년 대비 -41.9%. 그러나 회복은 빨라서 황금연휴가 끼어있던 5월 첫째 주가 되면 -17%로 회복되었다. 지난해의 83% 수준까지 올라선 것. 세계가 '표준'으로 삼는 우리의 방역 성공의 성과다.

하지만 회복추세는 이태원 클럽 발 재확산 사태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꺾이고 만다. 지난주, 이동량은 되려 25% 감소해버려 3주 전인 4월 중순 수준으로 회귀해버린다.

통계청은 "클럽 발 재확산 우려도 있었고, 지난주 날씨의 영향도 있다. 지난 주말에 비가 오고 흐렸기 때문이다. 추세가 이렇게 꺾인 원인을 좀 더 정확히 들여다보려면 이번 주말 데이터를 봐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민감도는 남성보다 여성이 컸다


사태 초기부터 지금까지 남성과 여성의 이동량 차이도 분명했다. 충격이 가장 컸던 발생 4주차, 2월 말을 기준으로 보면 그 차이는 11.1%p나 차이가 났다. 이후로도 꾸준히 남녀 간 이동량 차이는 분명했는데, 완화된 거리 두기 이후 여성의 이동량이 증가하는 추세는 남성보다 더 빨랐다. 연휴주간을 기준으로 여성의 이동량은 전년 대비 1.4% 감소하는 데 그쳐 오히려 남성(-3.9%)보다 더 빨리 회복되었다. 안전의식에 대한 여성의 민감도가 남성보다 더 높은 것으로 추론해볼 수 있다.


또 주중보다는 나들이 수요가 많은 주말의 민감도도 같은 이유로 컸다.


어쩌면 당연할 대구의 이동량 감소... 하지만 제주의 타격이 '강도'와 '지속성' 모두 더 컸다.


사태 초기 비교적 이동량 감소 폭이 작던 대구는 31번 확진자 발생 이후 신천지 중심의 지역감염 전파가 확산하면서 2월 말 전년 대비 반 토막 수준이 된다. 52.6% 감소한 것. 이후 3주간 40% 이상의 이동량 감소가 나타난 뒤 꾸준히 회복되는 추세가 확인된다.

그런데 더 눈에 띄는 이동량 변화는 제주에서 나타났다. 그래프에서 보듯 제주의 이동량 감소는 절정이던 2월 말에 -53.7%를 기록해 대구보다 컸고, 이후로 회복속도도 더디다. 봄 관광 성수기인 4월이 되면 -57.3%까지 떨어져서 저점을 기록한다.

이동량 데이터 측정 기준이 '본인이 실거주하는 지역을 벗어나 30분 이상 다른 지역을 방문한 경우'인 점을 고려하면 제주의 이동량 감소는 '관광'의 위축으로 봐도 무방할 것이다. 역시 관광업의 비중이 큰 강원도의 회복 추세가 더뎠던 점 역시 이 같은 해석에 무게를 싣게 한다.

대구와 제주의 이동량이 평소의 40% 넘게 감소한 기간만 추려보면, 제주의 경우 전체 14주 가운데 85% 기간이 해당하고, 대구의 경우는 21%에 그쳤다. 비교적 코로나19 타격이 작았던 전라남북도 지역의 이동량 감소 폭은 다른 지역에 비해 크지 않았다.

가장 많이 줄고 회복도 더딘 70대 이상 고령층
지난주 20대 미만의 이동량이 급격히 늘었다.
대형 복합상가 이동량 변동 폭이 가장 적고 관광지 상업지역은 컸다.


코로나19의 영향은 70대 이상의 고령층이 가장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 이동량 데이터도 이를 증명한다. 전 기간에 걸쳐서 70세 이상 고령층의 이동이 가장 많이 줄어든 데이터가 이를 입증한다.

눈여겨볼 부분은 20세 미만의 이동량이다. 사태 초기 급증했고, 지난 주말에는 '폭증'했다. 단 한 주 사이에 전년 대비 76% 수준이던 이동량이 120%까지 늘었다.

입지 유형별 데이터를 살펴보면 대형 복합상가는 이동량 감소 폭이 비교적 적고 관광지나 상업지역의 이동량 감소 폭이 크다. 관광의 경우 지난주 연휴에는 급증했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 이동량 데이터는 매출 타격이나 심리적 충격의 크기를 정확히 보여주지는 않는다. 앞서 KBS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소상공인들의 매출 타격을 분석해 보도한 바 있다. 유사한 추세를 나타내는데, 정확한 데이터인 만큼 읽어볼 만하다.

[연관기사]
①빅데이터는 누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는지 알고 있다
②빅데이터로 본 문화예술·스포츠·여행업…“평균의 함정 주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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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는 무엇을 멈추었나…빅데이터는 말한다
    • 입력 2020-05-15 15:36:25
    • 수정2020-05-15 15:37:26
    취재K
코로나19 이동량 충격은 2월 29일 가장 깊었고 지난주 가장 많이 회복됐었다.<br />남녀 격차를 보면 여성의 민감도가 남성에 비해 크다<br />지역별 흐름을 보면 대구보다 제주의 타격이 '충격의 강도'와 '지속성' 모두 크다.<br />나이별 흐름을 보면 지난주 20대 미만의 이동이 급격히 늘었다.<br />70대 이상 고령층의 이동은 가장 많이 줄었고 회복도 더디다.
코로나19의 상처는 똑같지 않다

정부가 SK텔레콤의 인구이동 빅데이터를 이용해 코로나19의 영향을 분석한 자료를 내놨다. 자료에서 눈여겨볼 만한 데이터 몇 개를 추려서 소개한다. 이동성 데이터는 그 자체가 경제적 충격이나 심리적 충격을 의미하지는 않지만 살펴보면 다양한 의미를 추론해낼 수 있다. 분명한 건 코로나19의 충격과 상처가 똑같지는 않았단 점이다


방역의 성공은 빠른 회복으로 이어지고 있었는데...

지난주까지 데이터는 더할 나위 없이 긍정적이다. 지난해와 비교한 전체 이동량 추이를 보면 발생 4주차 주말인 2월 29일 이동량이 가장 적었다. 전년 대비 -41.9%. 그러나 회복은 빨라서 황금연휴가 끼어있던 5월 첫째 주가 되면 -17%로 회복되었다. 지난해의 83% 수준까지 올라선 것. 세계가 '표준'으로 삼는 우리의 방역 성공의 성과다.

하지만 회복추세는 이태원 클럽 발 재확산 사태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꺾이고 만다. 지난주, 이동량은 되려 25% 감소해버려 3주 전인 4월 중순 수준으로 회귀해버린다.

통계청은 "클럽 발 재확산 우려도 있었고, 지난주 날씨의 영향도 있다. 지난 주말에 비가 오고 흐렸기 때문이다. 추세가 이렇게 꺾인 원인을 좀 더 정확히 들여다보려면 이번 주말 데이터를 봐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민감도는 남성보다 여성이 컸다


사태 초기부터 지금까지 남성과 여성의 이동량 차이도 분명했다. 충격이 가장 컸던 발생 4주차, 2월 말을 기준으로 보면 그 차이는 11.1%p나 차이가 났다. 이후로도 꾸준히 남녀 간 이동량 차이는 분명했는데, 완화된 거리 두기 이후 여성의 이동량이 증가하는 추세는 남성보다 더 빨랐다. 연휴주간을 기준으로 여성의 이동량은 전년 대비 1.4% 감소하는 데 그쳐 오히려 남성(-3.9%)보다 더 빨리 회복되었다. 안전의식에 대한 여성의 민감도가 남성보다 더 높은 것으로 추론해볼 수 있다.


또 주중보다는 나들이 수요가 많은 주말의 민감도도 같은 이유로 컸다.


어쩌면 당연할 대구의 이동량 감소... 하지만 제주의 타격이 '강도'와 '지속성' 모두 더 컸다.


사태 초기 비교적 이동량 감소 폭이 작던 대구는 31번 확진자 발생 이후 신천지 중심의 지역감염 전파가 확산하면서 2월 말 전년 대비 반 토막 수준이 된다. 52.6% 감소한 것. 이후 3주간 40% 이상의 이동량 감소가 나타난 뒤 꾸준히 회복되는 추세가 확인된다.

그런데 더 눈에 띄는 이동량 변화는 제주에서 나타났다. 그래프에서 보듯 제주의 이동량 감소는 절정이던 2월 말에 -53.7%를 기록해 대구보다 컸고, 이후로 회복속도도 더디다. 봄 관광 성수기인 4월이 되면 -57.3%까지 떨어져서 저점을 기록한다.

이동량 데이터 측정 기준이 '본인이 실거주하는 지역을 벗어나 30분 이상 다른 지역을 방문한 경우'인 점을 고려하면 제주의 이동량 감소는 '관광'의 위축으로 봐도 무방할 것이다. 역시 관광업의 비중이 큰 강원도의 회복 추세가 더뎠던 점 역시 이 같은 해석에 무게를 싣게 한다.

대구와 제주의 이동량이 평소의 40% 넘게 감소한 기간만 추려보면, 제주의 경우 전체 14주 가운데 85% 기간이 해당하고, 대구의 경우는 21%에 그쳤다. 비교적 코로나19 타격이 작았던 전라남북도 지역의 이동량 감소 폭은 다른 지역에 비해 크지 않았다.

가장 많이 줄고 회복도 더딘 70대 이상 고령층
지난주 20대 미만의 이동량이 급격히 늘었다.
대형 복합상가 이동량 변동 폭이 가장 적고 관광지 상업지역은 컸다.


코로나19의 영향은 70대 이상의 고령층이 가장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 이동량 데이터도 이를 증명한다. 전 기간에 걸쳐서 70세 이상 고령층의 이동이 가장 많이 줄어든 데이터가 이를 입증한다.

눈여겨볼 부분은 20세 미만의 이동량이다. 사태 초기 급증했고, 지난 주말에는 '폭증'했다. 단 한 주 사이에 전년 대비 76% 수준이던 이동량이 120%까지 늘었다.

입지 유형별 데이터를 살펴보면 대형 복합상가는 이동량 감소 폭이 비교적 적고 관광지나 상업지역의 이동량 감소 폭이 크다. 관광의 경우 지난주 연휴에는 급증했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 이동량 데이터는 매출 타격이나 심리적 충격의 크기를 정확히 보여주지는 않는다. 앞서 KBS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소상공인들의 매출 타격을 분석해 보도한 바 있다. 유사한 추세를 나타내는데, 정확한 데이터인 만큼 읽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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