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마포 일대서 고양이 사체 잇단 발견…무슨 일이?

입력 2020.06.09 (08:28) 수정 2020.06.09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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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서울 마포구에서 심하게 훼손된 고양이 사체가 잇따라 발견돼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지난달 19일 부터 약 보름 사이 아파트와 상가, 또 주차장 일대에서 고양이 사체 총 3구가 발견됐는데요.

모두 새끼 고양이에 사체 일부가 없는 상태였습니다.

특히 한 아파트에선 3년 전부터 매년 비슷한 사건이 일어나고 있어서 주민들이 경찰의 철저한 수사를 요구하고 있는데요.

끝나지 않는 길고양이 학대 사건, 그 현장을 따라가 봤습니다.

[리포트]

서울 마포구의 한 상가 골목.

지난달 27일 이 골목에선 새끼 고양이 사체가 발견됐습니다.

당시 상가를 방문했던 한 주민이 동물보호단체에 제보하면서 알려졌는데요.

그런데 사체는 심하게 훼손된 상태였습니다.

[전진경/동물권행동 카라 상임이사 : "상체의 흉곽 부위가 없고 머리와 앞다리 그다음에 뒷다리와 꼬리가 붙어있는 엉덩이 부위가 발견이 됐고요."]

당시 사체를 확인한 수의사는 훼손이 사람에 의해 거라고 추정했는데요.

[동물 병원 원장 : "절단면이 예리한 도구와 힘을 동시에 사용한 거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인근에 초등학교와 학원들이 있던 터라 어린 학생들이 먼저 발견했을 수도 있어 아찔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목요일, 또다시 고양이 사체가 발견됐습니다.

지난달 사건 현장에서 불과 1km 남짓 떨어진 한 주차장이었는데요.

[정현모/제보자 : "주차장에 딱 들어갈 때 보였어요. 멀리서 볼 때는 그냥 쥐나 아니면 새를 물어다 놓은 줄 알았거든요. 고양이들이 밥 주는 사람한테 고마움을 표시할 때 그런 식으로 많이 해서 그런데 어린 고양이 머리라서 진짜 깜짝 놀랐죠."]

이번 역시 사체의 일부만 있던 상황.

특히 발견된 사체 일부는 길고양이들의 먹이통이 있던 곳에 마치 전시하듯 놓여 있었다는데요.

때문에 길고양이에게 밥 주는 걸 혐오하는 사람의 소행이 아닐까하는 추정이 나옵니다.

[전진경/동물권행동 카라 상임이사 : "도심지 주차장으로 이용되는 곳이기 때문에 수리부엉이나 아니면 담비나 족제비 같은 (야생동물이) 올 수 있는 곳이 아니고요. 잘린 머리 부분은 너무 깨끗하고 아파서 죽었다고 하기에는 눈곱 하나 없고 그리고 코에 콧물 흔적 하나 없습니다."]

그런가하면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이 아파트.

고양이 학대를 경고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는데요.

엘리베이터 안에는 고양이 학대 현장의 목격자를 찾는다는 전단지가 붙어 있습니다.

[아파트 주민/음성변조 : "무섭죠. 아주 끔찍하게 고양이를 그렇게 잔인하게 죽였다는데……."]

[아파트 주민/음성변조 : "고양이가 싫은 건 싫은 거고 그래도 그렇게 학대하면 안 되죠. 얼마나 고통스럽겠어."]

지난달 19일 오후 9시 무렵. 새끼 고양이 사체 일부가 아파트 단지 안에서 발견된 건데요.

[아파트 주민/목격자/음성변조 : "밥 주는 단상이 있거든요. 밥 주는 자리 바로 옆에 일단 꼬리가 먼저 발견됐는데 그러면 몸은 어디에 있을까. 같이 밥 주시는 다른 분들께 연락을 드려서 막 찾았어요."]

나머지 사체는 2시간 뒤에나 찾을 수 있었습니다.

[아파트 주민/목격자/음성변조 : "고양이한테 간식을 주려고 하고 있었는데 어미 고양이가 잘 먹지도 않고 이상하게 울면서 불안해하더래요. 그래서 혹시 (고양이가 사체 있는 데를) 알려주지 않을까 하고 숨어서 그 어미를 보고 있었대요. 그랬더니 어떤 차 밑으로 들어가서 새끼를 한번 이렇게 물고서 뒤를 쓱 돌아보고 다시 놓고 그러더래요."]

심상치 않았던 어미 고양이 행동.

차 밑을 살펴보자 거기엔 심하게 훼손된 새끼고양이의 나머지 사체가 있었습니다.

[아파트 주민/목격자/음성변조 : "고양이가 옆으로 누워있는 모습이었는데 앞다리는 두 쪽이 다 있었거든요. 뒷다리는 하나만 있는데 뒷다리도 잘려있고 하반신은 없고……."]

바로 아파트 주변에서 살던 어미 고양이가 3개월 전쯤 낳은 새끼고양이 중 한 마리였습니다.

그런데 길고양이의 처참한 죽음,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는데요.

[아파트 주민/목격자/음성변조 : "특히 2018년 사건은 올해 사건이랑 비슷해요. 한 번에 한 마리씩 발견이 됐는데 죽은 고양이들 모습이 너무 자연스럽지 않은 거예요. 목이 잘려 있었고 내장이 파헤쳐 있었고."]

지난 2018년 8월엔 하루에 한 마리씩 새끼 고양이가 죽은 채 발견됐습니다.

[아파트 주민/목격자/음성변조 : "저 위에서 첫 번째 희생된 고양이가 발견됐고 두 번째, 세 번째, 네 번째 아이들은 이 안쪽 화단에서 다 발견됐어요."]

비슷한 사건은 지난해 10월에도 있었는데요.

당시 고양이 사체를 발견한 이 주민은 그 때를 잊을 수 없다고 합니다.

[아파트 주민/음성변조 : "얼마나 훼손됐냐면 사람이 그랬을 줄은 몰랐죠. 막 난도질이 돼 있는 거야. 머리도 없고……."]

문제는 새끼 고양이 사체가 3년에 걸쳐 이 아파트의 특정 동에서만 발견되고 있다는 겁니다.

때문에 주민들은 한 사람의 소행이 아니냐며 의심하고 있는데요.

경찰이 전담팀을 꾸려 과거 사건부터 다시 들여다보곤 있지만 20일 째 진척이 없다보니 주민들의 불안은 커지고 있습니다.

[아파트 주민/음성변조 : "뉴스로 일회용으로 끝날 게 아니고 뭔가 해결될 수 있는 방안이 좀 생겼으면 좋겠어요."]

전문가들은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동물학대나 잔혹한 살해 행위에 대해선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당부하는데요.

[염건령/한국범죄학연구소장 : "이번 사건처럼 극악하고 잔인한 방법으로 동물을 살해하는 경우에는 사람을 대상으로 공격하는 확산 내지 발전 가능성이 충분합니다. 따라서 범인을 신속하게 잡도록 경찰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실제로 연쇄살인범 강호순이나 유영철의 경우 개를 잔인하게 살해한 전력이 있었습니다.

새끼 고양이들만을 노린 이번 마포구 잔혹 범죄.

동물을 향한 잔혹함이 인간을 향하기 전에 보다 빠른 수사가 필요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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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0-06-09 11:4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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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에서 심하게 훼손된 고양이 사체가 잇따라 발견돼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지난달 19일 부터 약 보름 사이 아파트와 상가, 또 주차장 일대에서 고양이 사체 총 3구가 발견됐는데요.

모두 새끼 고양이에 사체 일부가 없는 상태였습니다.

특히 한 아파트에선 3년 전부터 매년 비슷한 사건이 일어나고 있어서 주민들이 경찰의 철저한 수사를 요구하고 있는데요.

끝나지 않는 길고양이 학대 사건, 그 현장을 따라가 봤습니다.

[리포트]

서울 마포구의 한 상가 골목.

지난달 27일 이 골목에선 새끼 고양이 사체가 발견됐습니다.

당시 상가를 방문했던 한 주민이 동물보호단체에 제보하면서 알려졌는데요.

그런데 사체는 심하게 훼손된 상태였습니다.

[전진경/동물권행동 카라 상임이사 : "상체의 흉곽 부위가 없고 머리와 앞다리 그다음에 뒷다리와 꼬리가 붙어있는 엉덩이 부위가 발견이 됐고요."]

당시 사체를 확인한 수의사는 훼손이 사람에 의해 거라고 추정했는데요.

[동물 병원 원장 : "절단면이 예리한 도구와 힘을 동시에 사용한 거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인근에 초등학교와 학원들이 있던 터라 어린 학생들이 먼저 발견했을 수도 있어 아찔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목요일, 또다시 고양이 사체가 발견됐습니다.

지난달 사건 현장에서 불과 1km 남짓 떨어진 한 주차장이었는데요.

[정현모/제보자 : "주차장에 딱 들어갈 때 보였어요. 멀리서 볼 때는 그냥 쥐나 아니면 새를 물어다 놓은 줄 알았거든요. 고양이들이 밥 주는 사람한테 고마움을 표시할 때 그런 식으로 많이 해서 그런데 어린 고양이 머리라서 진짜 깜짝 놀랐죠."]

이번 역시 사체의 일부만 있던 상황.

특히 발견된 사체 일부는 길고양이들의 먹이통이 있던 곳에 마치 전시하듯 놓여 있었다는데요.

때문에 길고양이에게 밥 주는 걸 혐오하는 사람의 소행이 아닐까하는 추정이 나옵니다.

[전진경/동물권행동 카라 상임이사 : "도심지 주차장으로 이용되는 곳이기 때문에 수리부엉이나 아니면 담비나 족제비 같은 (야생동물이) 올 수 있는 곳이 아니고요. 잘린 머리 부분은 너무 깨끗하고 아파서 죽었다고 하기에는 눈곱 하나 없고 그리고 코에 콧물 흔적 하나 없습니다."]

그런가하면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이 아파트.

고양이 학대를 경고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는데요.

엘리베이터 안에는 고양이 학대 현장의 목격자를 찾는다는 전단지가 붙어 있습니다.

[아파트 주민/음성변조 : "무섭죠. 아주 끔찍하게 고양이를 그렇게 잔인하게 죽였다는데……."]

[아파트 주민/음성변조 : "고양이가 싫은 건 싫은 거고 그래도 그렇게 학대하면 안 되죠. 얼마나 고통스럽겠어."]

지난달 19일 오후 9시 무렵. 새끼 고양이 사체 일부가 아파트 단지 안에서 발견된 건데요.

[아파트 주민/목격자/음성변조 : "밥 주는 단상이 있거든요. 밥 주는 자리 바로 옆에 일단 꼬리가 먼저 발견됐는데 그러면 몸은 어디에 있을까. 같이 밥 주시는 다른 분들께 연락을 드려서 막 찾았어요."]

나머지 사체는 2시간 뒤에나 찾을 수 있었습니다.

[아파트 주민/목격자/음성변조 : "고양이한테 간식을 주려고 하고 있었는데 어미 고양이가 잘 먹지도 않고 이상하게 울면서 불안해하더래요. 그래서 혹시 (고양이가 사체 있는 데를) 알려주지 않을까 하고 숨어서 그 어미를 보고 있었대요. 그랬더니 어떤 차 밑으로 들어가서 새끼를 한번 이렇게 물고서 뒤를 쓱 돌아보고 다시 놓고 그러더래요."]

심상치 않았던 어미 고양이 행동.

차 밑을 살펴보자 거기엔 심하게 훼손된 새끼고양이의 나머지 사체가 있었습니다.

[아파트 주민/목격자/음성변조 : "고양이가 옆으로 누워있는 모습이었는데 앞다리는 두 쪽이 다 있었거든요. 뒷다리는 하나만 있는데 뒷다리도 잘려있고 하반신은 없고……."]

바로 아파트 주변에서 살던 어미 고양이가 3개월 전쯤 낳은 새끼고양이 중 한 마리였습니다.

그런데 길고양이의 처참한 죽음,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는데요.

[아파트 주민/목격자/음성변조 : "특히 2018년 사건은 올해 사건이랑 비슷해요. 한 번에 한 마리씩 발견이 됐는데 죽은 고양이들 모습이 너무 자연스럽지 않은 거예요. 목이 잘려 있었고 내장이 파헤쳐 있었고."]

지난 2018년 8월엔 하루에 한 마리씩 새끼 고양이가 죽은 채 발견됐습니다.

[아파트 주민/목격자/음성변조 : "저 위에서 첫 번째 희생된 고양이가 발견됐고 두 번째, 세 번째, 네 번째 아이들은 이 안쪽 화단에서 다 발견됐어요."]

비슷한 사건은 지난해 10월에도 있었는데요.

당시 고양이 사체를 발견한 이 주민은 그 때를 잊을 수 없다고 합니다.

[아파트 주민/음성변조 : "얼마나 훼손됐냐면 사람이 그랬을 줄은 몰랐죠. 막 난도질이 돼 있는 거야. 머리도 없고……."]

문제는 새끼 고양이 사체가 3년에 걸쳐 이 아파트의 특정 동에서만 발견되고 있다는 겁니다.

때문에 주민들은 한 사람의 소행이 아니냐며 의심하고 있는데요.

경찰이 전담팀을 꾸려 과거 사건부터 다시 들여다보곤 있지만 20일 째 진척이 없다보니 주민들의 불안은 커지고 있습니다.

[아파트 주민/음성변조 : "뉴스로 일회용으로 끝날 게 아니고 뭔가 해결될 수 있는 방안이 좀 생겼으면 좋겠어요."]

전문가들은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동물학대나 잔혹한 살해 행위에 대해선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당부하는데요.

[염건령/한국범죄학연구소장 : "이번 사건처럼 극악하고 잔인한 방법으로 동물을 살해하는 경우에는 사람을 대상으로 공격하는 확산 내지 발전 가능성이 충분합니다. 따라서 범인을 신속하게 잡도록 경찰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실제로 연쇄살인범 강호순이나 유영철의 경우 개를 잔인하게 살해한 전력이 있었습니다.

새끼 고양이들만을 노린 이번 마포구 잔혹 범죄.

동물을 향한 잔혹함이 인간을 향하기 전에 보다 빠른 수사가 필요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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