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기본소득이 주어진다면?”…국내 첫 사회실험 실시

입력 2020.06.18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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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기본소득 국내 첫 사회실험 실시
농촌마을 선정해 기본소득 지급 실험
경기도, 사회실험 설계 용역 추진

재난 현장에서 촉발된 기본소득 논의가 국회와 정치권으로까지 이어지는 가운데 기본소득의 지급 효과와 사회적 영향을 실증적으로 검증하기 위한 사회실험이 실시된다.

해외 일부 국가에서 기본소득을 시범적으로 도입한 전례는 있지만,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사회실험을 실시하는 것은 국내에서 이번이 처음이다.

"기본소득 정말 효과 있을까?"

사회실험에 나선 곳은 경기도다. 경기도는 전국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기본소득 정책 도입에 적극적인 곳이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성남시장 시절 청년 배당 정책을 국내에서 처음 도입하며 기본소득 논의를 대중적으로 이끌어낸 대표적인 기본소득 도입론자다.

코로나19로 경기도가 선제적으로 재난기본소득을 도입하고 정부가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며 이른바 '현금성 복지'에 대한 경제, 사회적 효과에 대한 실증적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이는 경기도의 이번 사회 실험추진의 배경이기도 하다.

[연관기사] 끝나지 않은 재난소득 논쟁…“보편적 지원” VS “피해계층 지원”


경기도, 농촌 지역 대상으로 사회실험 추진

경기도는 농촌 지역을 사회실험 대상으로 정한 상태다. 특정 농촌 지역을 선정해 농민 개개인에게 기본소득을 지급한 뒤 그에 따른 지역경제 변화와 사회적 영향, 농민 개개인의 삶에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 실증적으로 검증할 예정이다.

청년배당이나 재난기본소득과 같은 정책은 기본소득과 유사하긴 하지만 기본소득의 요건인 정기성, 지속성 등 기본소득의 요건을 완전히 충족시키지 못해 이를 토대로 기본소득의 효과를 논의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연관기사] '재난기본소득' 찬반 논란...쟁점 살펴보니

경기도는 이러한 지적에 따라 일부 계층을 대상으로 하거나 일회성으로 지급하는 데 그쳤던 기본소득을 전 국민 기본소득으로 확대하기 이전에 실시하는 사전단계로 실증실험을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재난기본소득 신청 현장(지난 4월)재난기본소득 신청 현장(지난 4월)

해외 사례 있지만, 농촌 대상 사회실험은 최초

기본소득에 대한 사회실험은 핀란드와 미국, 네덜란드, 인도 등에서 실시된 전례가 있다. 미국 오클랜드에서는 2016년 중위소득 미만 가구 천여 명을 대상으로 매달 1,000달러를 1년간 지급한 적이 있다. 가장 잘 알려진 사례로는 2017년 핀란드에서 전국 실업급여 대상자 2천 명을 대상으로 2년 동안 월 560유로를 지급한 사례가 있다.

케냐는 세계 최장기간 기본소득 실험을 계획하고 있다. 케냐는 지난 2018년 자국 200개 마을을 선정해 크게 3개 집단으로 나눠 2만여 명에게 기본소득을 지급했다. 이 가운데 1개 집단은 12년 동안 기본소득이 지급될 예정이다.

그러나 OECD, 경제협력개발기구 36개 가입국 가운데 농촌 지역에서 사회실험을 실시하는 것은 경기도가 처음이다. 경기도는 "국가마다 경제, 사회적 여건이 다른 상태에서 한국 상황에 맞는 기본소득 도입방안 마련을 위한 사회실험을 실시하는 것은 전 국민 기본소득 도입을 위한 단초를 마련하는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연관기사]“기본소득이 진보 아젠다라고?”…‘보수 버전’도 있는데…

재난기본소득 지급계획을 발표하는 이재명 경기지사(지난 3월)재난기본소득 지급계획을 발표하는 이재명 경기지사(지난 3월)

사회실험 설계 용역 추진…이르면 내년부터 시작

경기도는 이미 사회실험을 위한 설계용역을 발주해 수행기관으로 농업농민정책연구소 '녀름'을 선정한 상태다. 이번 설계용역을 통해 성과지표와 실험마을 선정기준, 지급금액 및 인원을 10월 말까지 마련할 계획이다.

실험마을은 올 연말쯤 선정될 예정이다. 경기도는 실험마을이 선정되면 내년부터 사전 실태 조사를 실시한 뒤 기본소득 사회실험에 착수할 계획이다. 이를 위한 사회보장제도 신설협의도 보건복지부와 마친 상태다.

이와는 별도로 경기도는 농민기본소득 도입을 추진 중이다. 정부의 직불금 제도나 타 지자체의 농민수당과 달리 경기도는 개별 농가가 아닌 농민 개개인에게 매달 일정액의 지역 화폐를 지급하기로 하고 제도 도입을 위한 마무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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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에게 기본소득이 주어진다면?”…국내 첫 사회실험 실시
    • 입력 2020-06-18 14:20:15
    취재K
기본소득 국내 첫 사회실험 실시 <br />농촌마을 선정해 기본소득 지급 실험 <br />경기도, 사회실험 설계 용역 추진
재난 현장에서 촉발된 기본소득 논의가 국회와 정치권으로까지 이어지는 가운데 기본소득의 지급 효과와 사회적 영향을 실증적으로 검증하기 위한 사회실험이 실시된다.

해외 일부 국가에서 기본소득을 시범적으로 도입한 전례는 있지만,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사회실험을 실시하는 것은 국내에서 이번이 처음이다.

"기본소득 정말 효과 있을까?"

사회실험에 나선 곳은 경기도다. 경기도는 전국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기본소득 정책 도입에 적극적인 곳이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성남시장 시절 청년 배당 정책을 국내에서 처음 도입하며 기본소득 논의를 대중적으로 이끌어낸 대표적인 기본소득 도입론자다.

코로나19로 경기도가 선제적으로 재난기본소득을 도입하고 정부가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며 이른바 '현금성 복지'에 대한 경제, 사회적 효과에 대한 실증적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이는 경기도의 이번 사회 실험추진의 배경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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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농촌 지역 대상으로 사회실험 추진

경기도는 농촌 지역을 사회실험 대상으로 정한 상태다. 특정 농촌 지역을 선정해 농민 개개인에게 기본소득을 지급한 뒤 그에 따른 지역경제 변화와 사회적 영향, 농민 개개인의 삶에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 실증적으로 검증할 예정이다.

청년배당이나 재난기본소득과 같은 정책은 기본소득과 유사하긴 하지만 기본소득의 요건인 정기성, 지속성 등 기본소득의 요건을 완전히 충족시키지 못해 이를 토대로 기본소득의 효과를 논의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연관기사] '재난기본소득' 찬반 논란...쟁점 살펴보니

경기도는 이러한 지적에 따라 일부 계층을 대상으로 하거나 일회성으로 지급하는 데 그쳤던 기본소득을 전 국민 기본소득으로 확대하기 이전에 실시하는 사전단계로 실증실험을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재난기본소득 신청 현장(지난 4월)
해외 사례 있지만, 농촌 대상 사회실험은 최초

기본소득에 대한 사회실험은 핀란드와 미국, 네덜란드, 인도 등에서 실시된 전례가 있다. 미국 오클랜드에서는 2016년 중위소득 미만 가구 천여 명을 대상으로 매달 1,000달러를 1년간 지급한 적이 있다. 가장 잘 알려진 사례로는 2017년 핀란드에서 전국 실업급여 대상자 2천 명을 대상으로 2년 동안 월 560유로를 지급한 사례가 있다.

케냐는 세계 최장기간 기본소득 실험을 계획하고 있다. 케냐는 지난 2018년 자국 200개 마을을 선정해 크게 3개 집단으로 나눠 2만여 명에게 기본소득을 지급했다. 이 가운데 1개 집단은 12년 동안 기본소득이 지급될 예정이다.

그러나 OECD, 경제협력개발기구 36개 가입국 가운데 농촌 지역에서 사회실험을 실시하는 것은 경기도가 처음이다. 경기도는 "국가마다 경제, 사회적 여건이 다른 상태에서 한국 상황에 맞는 기본소득 도입방안 마련을 위한 사회실험을 실시하는 것은 전 국민 기본소득 도입을 위한 단초를 마련하는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연관기사]“기본소득이 진보 아젠다라고?”…‘보수 버전’도 있는데…

재난기본소득 지급계획을 발표하는 이재명 경기지사(지난 3월)
사회실험 설계 용역 추진…이르면 내년부터 시작

경기도는 이미 사회실험을 위한 설계용역을 발주해 수행기관으로 농업농민정책연구소 '녀름'을 선정한 상태다. 이번 설계용역을 통해 성과지표와 실험마을 선정기준, 지급금액 및 인원을 10월 말까지 마련할 계획이다.

실험마을은 올 연말쯤 선정될 예정이다. 경기도는 실험마을이 선정되면 내년부터 사전 실태 조사를 실시한 뒤 기본소득 사회실험에 착수할 계획이다. 이를 위한 사회보장제도 신설협의도 보건복지부와 마친 상태다.

이와는 별도로 경기도는 농민기본소득 도입을 추진 중이다. 정부의 직불금 제도나 타 지자체의 농민수당과 달리 경기도는 개별 농가가 아닌 농민 개개인에게 매달 일정액의 지역 화폐를 지급하기로 하고 제도 도입을 위한 마무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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