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실적 전수분석]③ ​데이터로 본 소비 실태…소비 늘었지만 고용엔 ‘역부족’

입력 2020.07.0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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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카드승인금액 전수분석…5월 증감률 작년 수준 상회
재난지원금 효과…도소매 등 ‘생활밀접업종’에 집중
소비는 ‘반짝’ 늘었지만…생산은 ‘글쎄’·고용은 ‘찬바람’
현재 경기 IMF 직후 수준…재난지원금 이후 대책 관건

코로나19 소비 충격을 자세히 따져보기 위해 KBS 데이터저널리즘팀은 한 달 전 카드사 승인내역을 전수 분석했는데요. 금융위기 이후 최대 한파를 기록했던 4월을 지나 5월의 실적은 어땠을까요? 그간의 추이를 다시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이번에도 여신금융협회가 전체 19개 카드사 국내 카드승인내역 (신용카드, 체크카드, 선불카드 모두 포함)을 전수 취합한 결과를 토대로, 다양한 경제지표들을 교차 분석했습니다.

5월 카드승인금액 전년 동월 대비 6.8%↑...살아난 소비 심리

5월 전체 카드 승인금액은 78조 1천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6.8% 증가했습니다. 4월에 전년 동월 대비 -5.2%를 기록하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던 데 비하면, 비약적인 회복세입니다.


소비가 되살아나면서 경제에 대한 소비자들의 전반적인 인식을 나타내는 '소비자심리지수'(CCSI)도 회복됐습니다. 1월부터 4월까지 급락했던 지수는 5월에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습니다.

하지만 기업들의 체감경기는 아직도 싸늘합니다. 기업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제조업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는 소비자심리지수와 달리 5월에도 하락했습니다.

■ '재난지원금 반짝 효과'...신청 금액의 70% 이상 카드 이용

소비 지표가 급격히 개선된 것과 관련해 여신금융협회 윤민수 홍보팀장은 "정부가 5월부터 도입한 긴급재난지원금 효과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윤 팀장은 "카드승인금액 증감률은 보통 물가상승률이 반영돼 전년 동월 대비 5~6% 정도 증가하는데, 5월에 6.8% 증가했으니 일반적인 흐름을 회복하면서 조금 더 효과를 본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5월부터 전 국민을 대상으로 지급이 이뤄진 긴급재난지원금은 국비와 지방비를 합쳐 모두 14조 원 규모입니다. 5월 31일까지 지급 대상 금액의 94%, 대부분 신청이 이뤄졌는데요. 이 가운데 신용·체크카드로 신청한 금액만 70%가 넘습니다. 재난지원금 상당수를 카드로 이용한다는 뜻입니다.

■ "새 차 사고, 미용실도 가고"...'생활 밀접 업종'에 사용 집중

그러면 이 돈을 어디에 썼을까요? 여신금융협회가 소비생활과 관련성이 높은 업종으로 꼽은 8개 업종을 대상으로 카드승인내역을 분석했습니다. 대부분 회복세가 뚜렷해졌지만, 그 정도는 업종에 따라 차이가 났습니다.


1년 전 같은 달과 비교했을 때 4월엔 카드승인금액이 늘어난 업종이 '도매 및 소매업' 1개 업종뿐이었는데요. 5월엔 도소매업을 포함해 3개 업종으로 늘었습니다.


가장 많이 증가한 업종은 '도매 및 소매업'이었는데요. 5월 도소매업 카드승인금액은 39조 1천7백억 원으로 1년 전보다 17.5%나 늘어났습니다.

미용실, 예식장 등이 포함된 '협회 및 단체, 수리 및 기타 개인 서비스업'은 5월 들어 증감률이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돌아섰고,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도 병원 이용 등이 늘면서 증가로 전환됐습니다. 또 작년보다는 여전히 감소한 업종들도 모두 감소 폭이 4월보다는 줄었습니다.

여신금융연구소 장명현 연구원은 "재난지원금 사용이 일상생활과 밀접한 업종에 집중됐다"고 설명합니다. 장 연구원은 "특히 도소매업종에는 자동차 판매, 약국 판매도 포함되는데, 신차 실적이 크게 늘었다"고 덧붙였습니다.

■ 이동량 빅데이터와 비교...이동 늘었지만 운수업 침체 계속

지난 분석에서 코로나19 발생 후 큰 타격을 입은 업종들은 사람들의 이동과 관련된 업종들로 나타났는데요. 5월에는 어땠을까요? 통계청과 SK텔레콤이 공개한 모바일 이동량 빅데이터와 비교한 결과를 보겠습니다.

먼저 이동량입니다. 하루평균 이동량 증감률을 입지유형별로 살펴보면, 이동량이 크게 줄었던 관광지와 상업지역의 회복세가 눈에 띄었습니다. 5월 들어 방역 지침이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되고 야외활동이 늘어난 영향으로 보입니다.

5월 관광지 이동량 증감률은 코로나 발생 전인 1월 대비 -9%를 기록했습니다. 3월부터 회복세입니다. 상업지역 역시 이동량이 늘었습니다.


카드승인금액 증감률도 이동량과 같은 경향으로 V자 곡선이 더 뚜렷해지며 올라갔는데요. 하지만 이동량이 증가로 돌아서진 못한 것처럼, 카드이용도 감소 폭이 줄어드는 데 그쳤습니다.

상업지역 이동량이 늘면서 5월 '숙박 및 음식점업' 카드승인금액 증감률은 1년 전과 비교할 때 -2.5% 수준까지 올라왔습니다. 이에 대해 윤민수 팀장은 "실적 회복의 대부분은 음식점업에서 왔고, 숙박업의 비중은 낮다"고 설명했습니다.

여행사가 포함된 '사업시설관리 및 사업지원 서비스업'은 -30%대까지 따라잡긴 했지만, 회복이 더딥니다. 가장 큰 타격을 입었던 '운수 및 창고업'은 회복할 기미가 안 보입니다. 소폭 반등했지만, 여전히 -60%대를 기록했습니다.

윤 팀장은 "운수업에서 항공사의 비중이 워낙 커 회복이 쉽지 않다"며 "자가용의 이용이 늘었지만 운수업에 포함되지 않아 이 업종의 침체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 '서비스업 생산지수' 소폭 반등...코로나19 이전 수준은 아냐

이런 흐름은 생산 측면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서비스업 소비가 살아나면서 생산도 소폭 상승했지만, 코로나19 이전 수준까지 반등하진 못했습니다.

전체 서비스업의 5월 생산지수는 4월보다 2.3% 증가했지만, 1년 전보다는 4% 줄었습니다. 4월의 1년 전 대비 증감률 -6.1%보다는 감소 폭을 2.1%포인트 줄인 정도입니다.


업종별 추이를 보면 '예술 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과 '숙박 및 음식점업'의 5월 생산지수는 반등폭이 비교적 컸지만 여전히 마이너스에 머물렀고, '운수 및 창고업'과 '사업시설관리 및 사업지원 서비스업'은 조금 회복되는 데 그쳤습니다.

■ 소비 늘어도 '고용 개선' 제한적...심지어 도소매업은 거꾸로

고용 상황을 고려하면 상황은 또 달라집니다. 서비스업은 코로나19로 가장 고용 충격이 컸던 업종인데요. 5월 서비스업 취업자 수는 약 1,894만 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7%를 기록했습니다. 4월(-2.3%)보다는 나아졌지만, 소비가 개선된 만큼 곧바로 생산과 고용으로 이어지진 않았습니다.

8개 업종의 취업자 수를 카드승인금액과 비교해보면요. 소비가 많이 늘어도, 고용은 소폭 반등에 그치거나 줄어든 업종까지 있습니다.


4월에 가장 고용 타격이 컸던 업종은 '숙박 및 음식점업'이었는데요. 5월 취업자 증감률은 1년 전 대비 -7.9%로 조금 회복했습니다. 카드승인금액 증감률은 10% 포인트 이상 크게 올랐지만, 고용 개선 효과는 제한적이었습니다.

더구나 '도매 및 소매업' 취업자는 4월 -3.4%, 5월 -5.1%로 더 감소 폭이 커졌습니다. 카드승인금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업종인데 말이죠. 여행사가 포함된 '사업시설관리 및 사업지원 서비스업'도 마찬가지로 고용이 소비 경향과 반대로 나타납니다.

장명현 연구원은 "기업의 입장에서 재난지원금의 소비 진작 효과는 단기적이라, 이에 대응해서 고용을 늘리는 걸 부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장기적으로 경기회복이 예상되지 않는 한 기업들은 생산을 늘리지 않고 긴축을 계속할 것이기 때문에, 일시적인 이벤트로 고용이 회복되는 것은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 재난지원금 소진 이후가 관건...전 산업 아우르는 대책 필요

신용·체크카드로 지급된 재난지원금의 약 60%는 5월에 이미 쓰였습니다. 장 연구원은 "재난지원금은 6월에 소진될 것으로 보인다"며 "효과는 길어야 두 달이라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6월의 카드실적은 증가세를 이어가겠지만, 재난지원금 효과가 끝나고 나면, 소비 전망 역시 그렇게 밝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재난지원금이 코로나19로 얼어붙은 소비를 북돋긴 했지만, 경기 전체를 끌어올리기엔 한계가 있습니다. 생산과 소비 지표를 종합 분석해 현재 경기를 보여주는 5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IMF 외환위기 직후인 21년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소비와 서비스업 생산이 다소 개선됐지만, 제조업의 충격이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재난지원금마저 소진되면 그나마 개선됐던 소비조차 회복세가 계속될지 불투명합니다. '반짝 효과'가 끝난 뒤에도 장기적인 경기 회복이 이뤄지려면, 전 산업을 아우르는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관련기사]
[카드실적 전수분석]① 코로나19 얼마나 강한가?…데이터로 본 소비 충격
http://news.kbs.co.kr/news/view.do?ncd=4458611
[카드실적 전수분석]② 없어진 일자리 90% 서비스업…청년층에게 더 가혹
http://news.kbs.co.kr/news/view.do?ncd=4458883


데이터 수집·분석: 윤지희, 이지연
데이터 시각화: 임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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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드실적 전수분석]③ ​데이터로 본 소비 실태…소비 늘었지만 고용엔 ‘역부족’
    • 입력 2020-07-01 07: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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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승인금액 전수분석…5월 증감률 작년 수준 상회 <br />재난지원금 효과…도소매 등 ‘생활밀접업종’에 집중 <br />소비는 ‘반짝’ 늘었지만…생산은 ‘글쎄’·고용은 ‘찬바람’ <br />현재 경기 IMF 직후 수준…재난지원금 이후 대책 관건
코로나19 소비 충격을 자세히 따져보기 위해 KBS 데이터저널리즘팀은 한 달 전 카드사 승인내역을 전수 분석했는데요. 금융위기 이후 최대 한파를 기록했던 4월을 지나 5월의 실적은 어땠을까요? 그간의 추이를 다시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이번에도 여신금융협회가 전체 19개 카드사 국내 카드승인내역 (신용카드, 체크카드, 선불카드 모두 포함)을 전수 취합한 결과를 토대로, 다양한 경제지표들을 교차 분석했습니다.

5월 카드승인금액 전년 동월 대비 6.8%↑...살아난 소비 심리

5월 전체 카드 승인금액은 78조 1천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6.8% 증가했습니다. 4월에 전년 동월 대비 -5.2%를 기록하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던 데 비하면, 비약적인 회복세입니다.


소비가 되살아나면서 경제에 대한 소비자들의 전반적인 인식을 나타내는 '소비자심리지수'(CCSI)도 회복됐습니다. 1월부터 4월까지 급락했던 지수는 5월에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습니다.

하지만 기업들의 체감경기는 아직도 싸늘합니다. 기업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제조업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는 소비자심리지수와 달리 5월에도 하락했습니다.

■ '재난지원금 반짝 효과'...신청 금액의 70% 이상 카드 이용

소비 지표가 급격히 개선된 것과 관련해 여신금융협회 윤민수 홍보팀장은 "정부가 5월부터 도입한 긴급재난지원금 효과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윤 팀장은 "카드승인금액 증감률은 보통 물가상승률이 반영돼 전년 동월 대비 5~6% 정도 증가하는데, 5월에 6.8% 증가했으니 일반적인 흐름을 회복하면서 조금 더 효과를 본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5월부터 전 국민을 대상으로 지급이 이뤄진 긴급재난지원금은 국비와 지방비를 합쳐 모두 14조 원 규모입니다. 5월 31일까지 지급 대상 금액의 94%, 대부분 신청이 이뤄졌는데요. 이 가운데 신용·체크카드로 신청한 금액만 70%가 넘습니다. 재난지원금 상당수를 카드로 이용한다는 뜻입니다.

■ "새 차 사고, 미용실도 가고"...'생활 밀접 업종'에 사용 집중

그러면 이 돈을 어디에 썼을까요? 여신금융협회가 소비생활과 관련성이 높은 업종으로 꼽은 8개 업종을 대상으로 카드승인내역을 분석했습니다. 대부분 회복세가 뚜렷해졌지만, 그 정도는 업종에 따라 차이가 났습니다.


1년 전 같은 달과 비교했을 때 4월엔 카드승인금액이 늘어난 업종이 '도매 및 소매업' 1개 업종뿐이었는데요. 5월엔 도소매업을 포함해 3개 업종으로 늘었습니다.


가장 많이 증가한 업종은 '도매 및 소매업'이었는데요. 5월 도소매업 카드승인금액은 39조 1천7백억 원으로 1년 전보다 17.5%나 늘어났습니다.

미용실, 예식장 등이 포함된 '협회 및 단체, 수리 및 기타 개인 서비스업'은 5월 들어 증감률이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돌아섰고,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도 병원 이용 등이 늘면서 증가로 전환됐습니다. 또 작년보다는 여전히 감소한 업종들도 모두 감소 폭이 4월보다는 줄었습니다.

여신금융연구소 장명현 연구원은 "재난지원금 사용이 일상생활과 밀접한 업종에 집중됐다"고 설명합니다. 장 연구원은 "특히 도소매업종에는 자동차 판매, 약국 판매도 포함되는데, 신차 실적이 크게 늘었다"고 덧붙였습니다.

■ 이동량 빅데이터와 비교...이동 늘었지만 운수업 침체 계속

지난 분석에서 코로나19 발생 후 큰 타격을 입은 업종들은 사람들의 이동과 관련된 업종들로 나타났는데요. 5월에는 어땠을까요? 통계청과 SK텔레콤이 공개한 모바일 이동량 빅데이터와 비교한 결과를 보겠습니다.

먼저 이동량입니다. 하루평균 이동량 증감률을 입지유형별로 살펴보면, 이동량이 크게 줄었던 관광지와 상업지역의 회복세가 눈에 띄었습니다. 5월 들어 방역 지침이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되고 야외활동이 늘어난 영향으로 보입니다.

5월 관광지 이동량 증감률은 코로나 발생 전인 1월 대비 -9%를 기록했습니다. 3월부터 회복세입니다. 상업지역 역시 이동량이 늘었습니다.


카드승인금액 증감률도 이동량과 같은 경향으로 V자 곡선이 더 뚜렷해지며 올라갔는데요. 하지만 이동량이 증가로 돌아서진 못한 것처럼, 카드이용도 감소 폭이 줄어드는 데 그쳤습니다.

상업지역 이동량이 늘면서 5월 '숙박 및 음식점업' 카드승인금액 증감률은 1년 전과 비교할 때 -2.5% 수준까지 올라왔습니다. 이에 대해 윤민수 팀장은 "실적 회복의 대부분은 음식점업에서 왔고, 숙박업의 비중은 낮다"고 설명했습니다.

여행사가 포함된 '사업시설관리 및 사업지원 서비스업'은 -30%대까지 따라잡긴 했지만, 회복이 더딥니다. 가장 큰 타격을 입었던 '운수 및 창고업'은 회복할 기미가 안 보입니다. 소폭 반등했지만, 여전히 -60%대를 기록했습니다.

윤 팀장은 "운수업에서 항공사의 비중이 워낙 커 회복이 쉽지 않다"며 "자가용의 이용이 늘었지만 운수업에 포함되지 않아 이 업종의 침체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 '서비스업 생산지수' 소폭 반등...코로나19 이전 수준은 아냐

이런 흐름은 생산 측면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서비스업 소비가 살아나면서 생산도 소폭 상승했지만, 코로나19 이전 수준까지 반등하진 못했습니다.

전체 서비스업의 5월 생산지수는 4월보다 2.3% 증가했지만, 1년 전보다는 4% 줄었습니다. 4월의 1년 전 대비 증감률 -6.1%보다는 감소 폭을 2.1%포인트 줄인 정도입니다.


업종별 추이를 보면 '예술 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과 '숙박 및 음식점업'의 5월 생산지수는 반등폭이 비교적 컸지만 여전히 마이너스에 머물렀고, '운수 및 창고업'과 '사업시설관리 및 사업지원 서비스업'은 조금 회복되는 데 그쳤습니다.

■ 소비 늘어도 '고용 개선' 제한적...심지어 도소매업은 거꾸로

고용 상황을 고려하면 상황은 또 달라집니다. 서비스업은 코로나19로 가장 고용 충격이 컸던 업종인데요. 5월 서비스업 취업자 수는 약 1,894만 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7%를 기록했습니다. 4월(-2.3%)보다는 나아졌지만, 소비가 개선된 만큼 곧바로 생산과 고용으로 이어지진 않았습니다.

8개 업종의 취업자 수를 카드승인금액과 비교해보면요. 소비가 많이 늘어도, 고용은 소폭 반등에 그치거나 줄어든 업종까지 있습니다.


4월에 가장 고용 타격이 컸던 업종은 '숙박 및 음식점업'이었는데요. 5월 취업자 증감률은 1년 전 대비 -7.9%로 조금 회복했습니다. 카드승인금액 증감률은 10% 포인트 이상 크게 올랐지만, 고용 개선 효과는 제한적이었습니다.

더구나 '도매 및 소매업' 취업자는 4월 -3.4%, 5월 -5.1%로 더 감소 폭이 커졌습니다. 카드승인금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업종인데 말이죠. 여행사가 포함된 '사업시설관리 및 사업지원 서비스업'도 마찬가지로 고용이 소비 경향과 반대로 나타납니다.

장명현 연구원은 "기업의 입장에서 재난지원금의 소비 진작 효과는 단기적이라, 이에 대응해서 고용을 늘리는 걸 부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장기적으로 경기회복이 예상되지 않는 한 기업들은 생산을 늘리지 않고 긴축을 계속할 것이기 때문에, 일시적인 이벤트로 고용이 회복되는 것은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 재난지원금 소진 이후가 관건...전 산업 아우르는 대책 필요

신용·체크카드로 지급된 재난지원금의 약 60%는 5월에 이미 쓰였습니다. 장 연구원은 "재난지원금은 6월에 소진될 것으로 보인다"며 "효과는 길어야 두 달이라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6월의 카드실적은 증가세를 이어가겠지만, 재난지원금 효과가 끝나고 나면, 소비 전망 역시 그렇게 밝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재난지원금이 코로나19로 얼어붙은 소비를 북돋긴 했지만, 경기 전체를 끌어올리기엔 한계가 있습니다. 생산과 소비 지표를 종합 분석해 현재 경기를 보여주는 5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IMF 외환위기 직후인 21년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소비와 서비스업 생산이 다소 개선됐지만, 제조업의 충격이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재난지원금마저 소진되면 그나마 개선됐던 소비조차 회복세가 계속될지 불투명합니다. '반짝 효과'가 끝난 뒤에도 장기적인 경기 회복이 이뤄지려면, 전 산업을 아우르는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관련기사]
[카드실적 전수분석]① 코로나19 얼마나 강한가?…데이터로 본 소비 충격
http://news.kbs.co.kr/news/view.do?ncd=4458611
[카드실적 전수분석]② 없어진 일자리 90% 서비스업…청년층에게 더 가혹
http://news.kbs.co.kr/news/view.do?ncd=4458883


데이터 수집·분석: 윤지희, 이지연
데이터 시각화: 임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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