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금융투자상품 100% 반환 결정…“판매 자체가 불법”

[앵커]

1조 6천억 원 규모의 투자금 환매 중단사태를 빚은 라임 사모펀드에 대한 첫 번째 분쟁조정 결과가 나왔습니다.

핵심 정보를 숨기고 판 일부 펀드에 대해 '가입자에게 투자금 전액을 돌려주라'는 건데, 금융투자 상품과 관련된 분쟁조정절차에서 전액 반환 결정은 처음입니다.

결정의 배경 서영민 기자가 알려드립니다.

[리포트]

'불법 판매였으니 이후 운영과정을 들여다볼 것도 없이 계약 자체를 취소하라'.

금융당국이 라임 '무역금융펀드' 분쟁조정에서 내놓은 결정입니다.

판매 자체를 문제라고 본 건 수익률이나 투자 위험 같은 핵심정보를 숨겼기 때문입니다.

해당 펀드 중 2018년 11월 이후 판매 물량은 계약 체결 시점에 이미 원금의 최대 98%에 이르는 손실이 나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운용사인 라임은 이를 감추고 투자제안서에 수익률과 위험 같은 11개 핵심정보를 허위로 기재했고, 판매사인 은행과 증권사는 이를 그대로 고객에게 설명하며 상품을 팔았습니다.

금융당국은 이런 판매에 사기성이 짙다고 봤습니다.

다만 '민법상 사기'를 적용하면 법원 판결이 나올 때까지 피해자 구제가 늦어집니다.

결국 신속한 구제를 위해 같은 효력을 낼 수 있는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로 결정했습니다.

[정성웅/금감원 부원장보 : "투자자의 자기책임원칙을 정상적으로 물을 수 없는 상황이 인정되어 금융투자상품 분쟁조정 사례 중 최초로 투자원금 전액을 반환하도록 (결정하였습니다)."]

이번 조정을 신한금투와 우리은행 등 5개 판매사가 수용하면 약 천600억 원어치의 '무역금융펀드' 계약에 대해 효력이 발생합니다.

이는 라임 펀드 전체 사고 금액의 10분의 1 정돕니다.

나머지는 따로 분쟁조정을 해야 해 결론이 나오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더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서영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