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비서실은 ‘깜깜이’…“폐쇄적 구조에 내부감시 어려워”

입력 2020.07.18 (21:10) 수정 2020.07.18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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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비서실에는 약 스무 명 정도의 인원이 근무를 해왔습니다.

하지만 박 전 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피해자는 자신이 도움을 요청했을 때 번번이 묵살됐다고 주장했는데요.

시장 비서실, 어떤 문제가 있었던 걸까요

오대성 기자가 들여다봤습니다.

[리포트]

서울시 홈페이지에 공개된 조직도입니다.

직원 이름이나 부서명을 검색하면 구체적인 담당업무와 함께 내선 연락처가 나옵니다.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 놓은 건데 단, 비서실만큼은 예외입니다.

홈페이지뿐만 아니라 내부 직원망에서도 비서실 근무자는 검색되지 않습니다.

간부급을 제외하면 누가 비서실에서 근무하는지 알 수 없게 해놓은 겁니다.

직원을 비서실로 발령 낼 때도 따로 공고를 내는 게 아니라 비서실 주관으로 면접을 진행해 알음알음 뽑았습니다.

[서울시청 직원/음성변조 : "연락이 오면, 면접을 보라고 연락이 오거든요. 그럴 때 가서 저는 응했죠. (아무한테나 연락하진 않을 거잖아요?) 그건 제가 알 수가 없죠."]

외부 인사를 채용하는 과정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서울시의회가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별정직 임용 시 공고절차를 모두 생략해 일반 시민의 기회를 박탈했다', '적정한 인사를 채용하라'고 여러 차례 지적했는데, 비서실은 관련 규정에 문제가 없다며 정식공고 없이 비공개로 뽑았습니다.

비서실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측근들로 채워진 겁니다.

이른바 '깜깜이' 구조가 결국, 방임과 묵살의 바탕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여명/서울시의원/미래통합당 : "(비서실이) 측근으로 이뤄지다 보니 피해 여성께서 그 피해 사실을 호소하거나 아니면 도움을 청하지 못하는 폐쇄적인 구조였다고 생각합니다. 내부감시도 어렵고..."]

한편, 경찰은 성추행 방임 의혹과 관련해 오늘 서울시 관계자 1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오대성입니다.

촬영기자:오범석/영상편집:강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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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장 비서실은 ‘깜깜이’…“폐쇄적 구조에 내부감시 어려워”
    • 입력 2020-07-18 21:11:35
    • 수정2020-07-18 21:4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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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비서실에는 약 스무 명 정도의 인원이 근무를 해왔습니다.

하지만 박 전 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피해자는 자신이 도움을 요청했을 때 번번이 묵살됐다고 주장했는데요.

시장 비서실, 어떤 문제가 있었던 걸까요

오대성 기자가 들여다봤습니다.

[리포트]

서울시 홈페이지에 공개된 조직도입니다.

직원 이름이나 부서명을 검색하면 구체적인 담당업무와 함께 내선 연락처가 나옵니다.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 놓은 건데 단, 비서실만큼은 예외입니다.

홈페이지뿐만 아니라 내부 직원망에서도 비서실 근무자는 검색되지 않습니다.

간부급을 제외하면 누가 비서실에서 근무하는지 알 수 없게 해놓은 겁니다.

직원을 비서실로 발령 낼 때도 따로 공고를 내는 게 아니라 비서실 주관으로 면접을 진행해 알음알음 뽑았습니다.

[서울시청 직원/음성변조 : "연락이 오면, 면접을 보라고 연락이 오거든요. 그럴 때 가서 저는 응했죠. (아무한테나 연락하진 않을 거잖아요?) 그건 제가 알 수가 없죠."]

외부 인사를 채용하는 과정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서울시의회가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별정직 임용 시 공고절차를 모두 생략해 일반 시민의 기회를 박탈했다', '적정한 인사를 채용하라'고 여러 차례 지적했는데, 비서실은 관련 규정에 문제가 없다며 정식공고 없이 비공개로 뽑았습니다.

비서실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측근들로 채워진 겁니다.

이른바 '깜깜이' 구조가 결국, 방임과 묵살의 바탕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여명/서울시의원/미래통합당 : "(비서실이) 측근으로 이뤄지다 보니 피해 여성께서 그 피해 사실을 호소하거나 아니면 도움을 청하지 못하는 폐쇄적인 구조였다고 생각합니다. 내부감시도 어렵고..."]

한편, 경찰은 성추행 방임 의혹과 관련해 오늘 서울시 관계자 1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오대성입니다.

촬영기자:오범석/영상편집:강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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