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검증 나선 태영호에 이인영 “아직 남한 이해 부족하다”

입력 2020.07.23 (12:28) 수정 2020.07.23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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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23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열렸습니다.

야당에선 탈북 외교관 출신인 태영호 미래통합당 의원이 첫 질의에 나섰습니다.

■ "후보자는 '빨갱이'라는 말 들어본 적 있습니까?"

태영호 의원은 가장 먼저 이인영 후보자에게 '빨갱이'란 말을 들어본 적 있냐고 물었습니다.

태 의원은 "제가 처음 지역구 선거에 나왔을 때 '빨갱이'라거나 '사상 검증'이 안 됐다는 네거티브를 많이 들었다"며 "후보자도 이런 말을 들어본 적 있냐"고 한 겁니다.

이인영 후보자는 "사람들 속에서 그런 수군거림도 있었고, 또 정권이 공개적으로 저를 용공세력으로 지목했던 시절도 있었다"고 답했습니다.


■ "매일 아침 김일성 초상화 앞에서 충성 맹세를 했습니까?"

태영호 의원은 본인과 이인영 후보자의 인생에 유사점이 있다며, 패널을 들고 두 사람의 삶을 비교했습니다. 본인은 1962년생이고 후보자는 1964년생이라 동년배라는 겁니다.

태 의원은 그러면서 자신이 북한에 있을 때의 이야기를 했습니다. 북한에 있을 때 남한에 주체사상 신봉자들이 대단히 많다고 들었는데, 특히 전대협이라는 조직 성원들이 매일 아침 김일성 초상화 앞에서 충성의 교리를 다진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습니다.

이인영 후보자는 전대협 초대 의장 출신입니다.

이 후보자는 "북쪽에서 아마 잘못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제가 알기로는 그런 일은 없었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고 답했습니다.

태영호 의원은 "그럼 북한이 조작한 가짜 뉴스라는 거냐"고 물었고, 이인영 후보자는 "과장된 이야기라고 본다"고 답했습니다.


■ "주체사상을 버렸다고, 사상 전향을 한 적이 있습니까?"

태영호 의원은 이인영 후보자에게 '사상 전향'을 했냐고도 물어봤습니다.

태 의원은 "후보자의 삶의 궤적을 들여다봤는데, 언제 어디서 또 어떻게 사상 전향을 했는지 찾지를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본인은 대한민국에 와서 '대한민국 만세'를 부르며 사상 전향을 했다고 강조했습니다.

태 의원은 "후보자님도 이렇게 (자신처럼) 나는 주체사상을 버렸다, 더는 주체사상 신봉자가 아니라고 공개 선언을 한 적이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이 후보자는 "그때도 주체사상 신봉자는 아니었고 지금도 아니다, 이 점은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후보자는 그러면서 "전향이라는 것은 태 의원님처럼 북에서 남으로 오신 분에게 전형적으로 해당하는 이야기"라면서 "제가 남에서 북으로 갔거나 북에서 남으로 온 사람이 아니지 않습니까?"라고 되물었습니다.

이 후보자는 "북에서는 이른바 사상 전향, 이런 것들이 그렇게 명시적으로 강요되는지 모르겠지만, 남쪽은 이른바 사상과 양심의 자유 이런 것들이 사회, 정치적으로 우리 민주주의 발전 수준에서 그렇게 강요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했습니다.

이 후보자는 또 "의원님께서 저에게 사상 전향 여부를 다시 물어보시는 것은 아직 남쪽의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 민주당 "태영호 발언 유감…국회 모욕하는 행위"

태영호 의원의 '사상 검증' 질의에 여당은 강력히 반발했습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여당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김영호 의원은 "야당 의원님께서 청문회 과정에서 이인영 후보자에게 질의한 내용에 대해서 매우 유감을 표명한다"고 말했습니다.

김영호 의원은 "대한민국 출신의 4선 국회의원, 그리고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게 어떻게 주체사상을 포기하라, 전향했느냐, 라고 묻느냐"며 "이건 국회를 모욕하는 행위라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김 의원은 "전향이나 주체사상을 언급할 문제가 아니라,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가 앞으로 대북 관계를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 등을 논의해야 한다"며 "앞으로 북한을 상대할 수 있는 통일부 장관에게 입지를 축소하고 북한으로부터 오해를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연관 기사] [현장영상] 태영호 “주체사상 버렸나?” vs 이인영 “남쪽은 북쪽과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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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상 검증 나선 태영호에 이인영 “아직 남한 이해 부족하다”
    • 입력 2020-07-23 12:28:19
    • 수정2020-07-23 14:3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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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23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열렸습니다.

야당에선 탈북 외교관 출신인 태영호 미래통합당 의원이 첫 질의에 나섰습니다.

■ "후보자는 '빨갱이'라는 말 들어본 적 있습니까?"

태영호 의원은 가장 먼저 이인영 후보자에게 '빨갱이'란 말을 들어본 적 있냐고 물었습니다.

태 의원은 "제가 처음 지역구 선거에 나왔을 때 '빨갱이'라거나 '사상 검증'이 안 됐다는 네거티브를 많이 들었다"며 "후보자도 이런 말을 들어본 적 있냐"고 한 겁니다.

이인영 후보자는 "사람들 속에서 그런 수군거림도 있었고, 또 정권이 공개적으로 저를 용공세력으로 지목했던 시절도 있었다"고 답했습니다.


■ "매일 아침 김일성 초상화 앞에서 충성 맹세를 했습니까?"

태영호 의원은 본인과 이인영 후보자의 인생에 유사점이 있다며, 패널을 들고 두 사람의 삶을 비교했습니다. 본인은 1962년생이고 후보자는 1964년생이라 동년배라는 겁니다.

태 의원은 그러면서 자신이 북한에 있을 때의 이야기를 했습니다. 북한에 있을 때 남한에 주체사상 신봉자들이 대단히 많다고 들었는데, 특히 전대협이라는 조직 성원들이 매일 아침 김일성 초상화 앞에서 충성의 교리를 다진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습니다.

이인영 후보자는 전대협 초대 의장 출신입니다.

이 후보자는 "북쪽에서 아마 잘못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제가 알기로는 그런 일은 없었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고 답했습니다.

태영호 의원은 "그럼 북한이 조작한 가짜 뉴스라는 거냐"고 물었고, 이인영 후보자는 "과장된 이야기라고 본다"고 답했습니다.


■ "주체사상을 버렸다고, 사상 전향을 한 적이 있습니까?"

태영호 의원은 이인영 후보자에게 '사상 전향'을 했냐고도 물어봤습니다.

태 의원은 "후보자의 삶의 궤적을 들여다봤는데, 언제 어디서 또 어떻게 사상 전향을 했는지 찾지를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본인은 대한민국에 와서 '대한민국 만세'를 부르며 사상 전향을 했다고 강조했습니다.

태 의원은 "후보자님도 이렇게 (자신처럼) 나는 주체사상을 버렸다, 더는 주체사상 신봉자가 아니라고 공개 선언을 한 적이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이 후보자는 "그때도 주체사상 신봉자는 아니었고 지금도 아니다, 이 점은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후보자는 그러면서 "전향이라는 것은 태 의원님처럼 북에서 남으로 오신 분에게 전형적으로 해당하는 이야기"라면서 "제가 남에서 북으로 갔거나 북에서 남으로 온 사람이 아니지 않습니까?"라고 되물었습니다.

이 후보자는 "북에서는 이른바 사상 전향, 이런 것들이 그렇게 명시적으로 강요되는지 모르겠지만, 남쪽은 이른바 사상과 양심의 자유 이런 것들이 사회, 정치적으로 우리 민주주의 발전 수준에서 그렇게 강요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했습니다.

이 후보자는 또 "의원님께서 저에게 사상 전향 여부를 다시 물어보시는 것은 아직 남쪽의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 민주당 "태영호 발언 유감…국회 모욕하는 행위"

태영호 의원의 '사상 검증' 질의에 여당은 강력히 반발했습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여당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김영호 의원은 "야당 의원님께서 청문회 과정에서 이인영 후보자에게 질의한 내용에 대해서 매우 유감을 표명한다"고 말했습니다.

김영호 의원은 "대한민국 출신의 4선 국회의원, 그리고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게 어떻게 주체사상을 포기하라, 전향했느냐, 라고 묻느냐"며 "이건 국회를 모욕하는 행위라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김 의원은 "전향이나 주체사상을 언급할 문제가 아니라,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가 앞으로 대북 관계를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 등을 논의해야 한다"며 "앞으로 북한을 상대할 수 있는 통일부 장관에게 입지를 축소하고 북한으로부터 오해를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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