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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고위직 공무원 2명 다 3등 이내로”…중앙대 부총장의 수상한 이메일
입력 2020.07.29 (21:25) 수정 2020.07.29 (22:22) 뉴스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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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수년 전 중앙대의 대학원 입시에서 부총장이 특정인을 꼭 뽑아 달라고 요구했던 걸로 K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박사과정을 마친 이 사람, 현재 장관급 공무원입니다.

홍석우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중앙대학교 교수였던 A 씨는 재직 중이던 지난 2013년 말 당시 부총장으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습니다.

경영대학 박사과정 신입생 선발을 앞둔 시점이었는데 당시 A 교수는 심사위원이었습니다.

[A 씨/전 중앙대 교수/음성변조 : "(당시 부총장이) 좋은 사람을 추천할테니 그 사람들의 이력서를 보내줄테니까 참조해서 좀 심사위원들 잘 설득시켜서 입학시키도록 하라."]

부총장이 보낸 이메일입니다.

'이 분들과 저녁식사를 하며 박사 과정을 권유했다', '이번에 잘 될 수 있도록 두 분 다 3등 이내로 만들어 줄 것을 부탁드린다'는 내용입니다.

첨부된 이력서의 주인공은 청와대 파견 근무를 거친 기획재정부 국장급 공무원과 그 부처의 산하 공공기관 임원이었습니다.

[A 씨/전 중앙대학교 교수음성변조 : "(석사 학위가) 해당 학과의 전공과 전혀 무관하고, 학과에서는 풀타임(전업 연구자) 위주로 학생들을 선발하기 때문에 그 사람들의 경우에는 3순위에 들어올 수 있는 그런 성적이 안 됐고...."]

A 교수는 부총장의 지시를 면접 당일 다른 심사위원 교수 2명에게 전달했지만 다른 교수들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당시 면접 교수/음성변조 : "그런 요청이 들어오면 그 양반들한테 오히려 페널티(불이익)를 주거든요."]

부총장의 요구대로 두 사람의 성적이 3등 이내로 들진 못했지만 최종 합격했습니다.

[A 씨/전 중앙대학교 교수/음성변조 : "예정 티오(정원)를 넘어선 2명을 포함해서 5명이 합격자 명단에 있는 것을 보고 저도 내심 대단하다 그렇게 느꼈었죠."]

합격한 2명 중 한 명은 당시 기재부 국장급 공무원이었던 구윤철 국무총리실 국무조정실장입니다.

구 실장은 입학 권유를 받은 건 맞지만 중앙대 다른 교수의 추천으로 박사과정에 응시했다는 입장입니다.

[구윤철/국무조정실장 : "OOO 교수님이라고 워싱턴에서 저하고 같이 있었는데, 나도 박사 좀 하면 안 될까 하니까. 그럼 자기가 (추천해준다고)..."]

이들을 추천한 김 모 교수는 학교 발전을 위해 꼭 합격해야 할 분들이었다고 말합니다.

[중앙대 김 모 교수/음성변조 : "제가 옛날부터 아는 형 친구분들인데 학교로 모시려고 했던 분인데 제가 심사위원도 아니니까 그러니까 한계가 있긴 있지만, 사실 그런 분 정도면 학교에서 모셔야 될 분들인데..."]

하지만 부총장에게 이들의 합격을 청탁하진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당시 부총장의 얘기는 다릅니다.

김 교수가 당시 심사위원인 A 교수에게 부탁을 해달라고 해서 자신이 이메일을 보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 현직에 있는 고위 공무원, 바쁜 공무 중에도 그 힘든 대학원 박사 과정을 어떻게 마쳤을까요?

[A 씨/전 중앙대 교수 : "정부 고위 관리들 같은 경우는 회의가 많다 보니까 야간에 수업 편성을 해주더라도 제 때 수업을 듣는 경우가 많지 않죠. 리포트 같은 것으로 대체해서 출석 일수로 쳐준다든지 그런 식으로 운영을 하고 있죠."]

구 실장의 당시 대학원 수업 시간표입니다.

10교시, 오후 6시에 수업이 시작합니다.

일반대학원 수업인데도 사실상 야간 특수대학원처럼 운영됐습니다.

[구윤철/국무조정실장 : "(야간에 가시기 힘들지 않았을까요? 세종시에서 서울까지?) 그렇게 하는 사람들 많아요. 야간에 올라와서 리포트도 내고 다 그렇게 하는 거죠."]

한 학기당 500만 원의 등록금은 대부분 장학금으로 받았습니다.

[중앙대 김 모 교수/음성변조 : "우리 대학에서는 그 당시 중앙 공무원 국장이상 하시면... 지금도 그런 제도는 있긴 있는데 다 주는 건 아니고 심사해서."]

그리고 2017년 과정을 시작한 지 3년 여 만에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김 모 교수의 또 다른 제자인 차관급 공무원도 비슷한 기간에 현직을 유지하며 박사 학위를 땄습니다.

다른 일반 대학원생들은 박탈감을 느낄 수 밖에 없습니다.

[박사과정 졸업생/음성변조 : "내가 고위 공무원도 아니고 평범한 사람인데.... 박사를 하고 싶은데 빽도 없고 그러면 공부할 기회를 놓치는 거죠."]

박사학위 지도교수였던 김 교수는 구윤철 실장이 기재부 2차관이었던 올해 초 기재부의 공기업 경영 평가단장을 맡았습니다.

중앙대 측은 이들이 대학의 평판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으며 대학 민원 해결을 위한 목적은 아니었다고 해명했습니다.

KBS 뉴스 홍석우입니다.

촬영기자:김제원 이상구 권준용/영상편집:김근환/그래픽:안재우
  • [단독] “고위직 공무원 2명 다 3등 이내로”…중앙대 부총장의 수상한 이메일
    • 입력 2020-07-29 21:31:46
    • 수정2020-07-29 22:22:20
    뉴스 9
[앵커]

수년 전 중앙대의 대학원 입시에서 부총장이 특정인을 꼭 뽑아 달라고 요구했던 걸로 K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박사과정을 마친 이 사람, 현재 장관급 공무원입니다.

홍석우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중앙대학교 교수였던 A 씨는 재직 중이던 지난 2013년 말 당시 부총장으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습니다.

경영대학 박사과정 신입생 선발을 앞둔 시점이었는데 당시 A 교수는 심사위원이었습니다.

[A 씨/전 중앙대 교수/음성변조 : "(당시 부총장이) 좋은 사람을 추천할테니 그 사람들의 이력서를 보내줄테니까 참조해서 좀 심사위원들 잘 설득시켜서 입학시키도록 하라."]

부총장이 보낸 이메일입니다.

'이 분들과 저녁식사를 하며 박사 과정을 권유했다', '이번에 잘 될 수 있도록 두 분 다 3등 이내로 만들어 줄 것을 부탁드린다'는 내용입니다.

첨부된 이력서의 주인공은 청와대 파견 근무를 거친 기획재정부 국장급 공무원과 그 부처의 산하 공공기관 임원이었습니다.

[A 씨/전 중앙대학교 교수음성변조 : "(석사 학위가) 해당 학과의 전공과 전혀 무관하고, 학과에서는 풀타임(전업 연구자) 위주로 학생들을 선발하기 때문에 그 사람들의 경우에는 3순위에 들어올 수 있는 그런 성적이 안 됐고...."]

A 교수는 부총장의 지시를 면접 당일 다른 심사위원 교수 2명에게 전달했지만 다른 교수들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당시 면접 교수/음성변조 : "그런 요청이 들어오면 그 양반들한테 오히려 페널티(불이익)를 주거든요."]

부총장의 요구대로 두 사람의 성적이 3등 이내로 들진 못했지만 최종 합격했습니다.

[A 씨/전 중앙대학교 교수/음성변조 : "예정 티오(정원)를 넘어선 2명을 포함해서 5명이 합격자 명단에 있는 것을 보고 저도 내심 대단하다 그렇게 느꼈었죠."]

합격한 2명 중 한 명은 당시 기재부 국장급 공무원이었던 구윤철 국무총리실 국무조정실장입니다.

구 실장은 입학 권유를 받은 건 맞지만 중앙대 다른 교수의 추천으로 박사과정에 응시했다는 입장입니다.

[구윤철/국무조정실장 : "OOO 교수님이라고 워싱턴에서 저하고 같이 있었는데, 나도 박사 좀 하면 안 될까 하니까. 그럼 자기가 (추천해준다고)..."]

이들을 추천한 김 모 교수는 학교 발전을 위해 꼭 합격해야 할 분들이었다고 말합니다.

[중앙대 김 모 교수/음성변조 : "제가 옛날부터 아는 형 친구분들인데 학교로 모시려고 했던 분인데 제가 심사위원도 아니니까 그러니까 한계가 있긴 있지만, 사실 그런 분 정도면 학교에서 모셔야 될 분들인데..."]

하지만 부총장에게 이들의 합격을 청탁하진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당시 부총장의 얘기는 다릅니다.

김 교수가 당시 심사위원인 A 교수에게 부탁을 해달라고 해서 자신이 이메일을 보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 현직에 있는 고위 공무원, 바쁜 공무 중에도 그 힘든 대학원 박사 과정을 어떻게 마쳤을까요?

[A 씨/전 중앙대 교수 : "정부 고위 관리들 같은 경우는 회의가 많다 보니까 야간에 수업 편성을 해주더라도 제 때 수업을 듣는 경우가 많지 않죠. 리포트 같은 것으로 대체해서 출석 일수로 쳐준다든지 그런 식으로 운영을 하고 있죠."]

구 실장의 당시 대학원 수업 시간표입니다.

10교시, 오후 6시에 수업이 시작합니다.

일반대학원 수업인데도 사실상 야간 특수대학원처럼 운영됐습니다.

[구윤철/국무조정실장 : "(야간에 가시기 힘들지 않았을까요? 세종시에서 서울까지?) 그렇게 하는 사람들 많아요. 야간에 올라와서 리포트도 내고 다 그렇게 하는 거죠."]

한 학기당 500만 원의 등록금은 대부분 장학금으로 받았습니다.

[중앙대 김 모 교수/음성변조 : "우리 대학에서는 그 당시 중앙 공무원 국장이상 하시면... 지금도 그런 제도는 있긴 있는데 다 주는 건 아니고 심사해서."]

그리고 2017년 과정을 시작한 지 3년 여 만에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김 모 교수의 또 다른 제자인 차관급 공무원도 비슷한 기간에 현직을 유지하며 박사 학위를 땄습니다.

다른 일반 대학원생들은 박탈감을 느낄 수 밖에 없습니다.

[박사과정 졸업생/음성변조 : "내가 고위 공무원도 아니고 평범한 사람인데.... 박사를 하고 싶은데 빽도 없고 그러면 공부할 기회를 놓치는 거죠."]

박사학위 지도교수였던 김 교수는 구윤철 실장이 기재부 2차관이었던 올해 초 기재부의 공기업 경영 평가단장을 맡았습니다.

중앙대 측은 이들이 대학의 평판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으며 대학 민원 해결을 위한 목적은 아니었다고 해명했습니다.

KBS 뉴스 홍석우입니다.

촬영기자:김제원 이상구 권준용/영상편집:김근환/그래픽:안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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