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애플…주가 오르는데 주식 왜 쪼갤까?

입력 2020.08.1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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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 세계 개미(개인 투자자) 투자자들이 환호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전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 '애플'과, 전기차 1위 업체 '테슬라'가 최근 전격적인 주식 분할을 선언한 겁니다. 애플은 오는 24일, 테슬라는 28일 주식을 배분할 예정입니다.

■주가 올랐으니 쪼갠다?

주식 분할은 말 그대로 주식을 쪼개는 겁니다. 애플은 기존 1주를 4개 주로, 테슬라는 5개 주로 나눕니다. 기존에 테슬라 1개 주식을 갖고 있었으면, 28일 테슬라 주식 4개를 추가로 받습니다. 졸지에 보유하는 주식 숫자가 늘어나는 겁니다. 주식 수가 늘어나는 만큼, 주가는 줄어들어, 전체 시가총액은 그대로입니다.

두 회사의 공통점이라면 코로나19 국면 가운데도 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왔다는 점입니다. 애플은 코로나19 국면인 지난 3월 이후 80% 넘게 주가가 뛰어 사상 첫 시가총액 2조 달러 기업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테슬라 역시 전기차 '모델3'의 인기에 힘입어 연초 대비 3배 넘게 주가가 올랐습니다.

주가가 오르면 기업은 좋습니다. 그런데 주가가 너무 오르면 난감한 일이 벌어집니다. 주식 1주가 너무 비싸다 보니 거래량이 줄어들 수 있는 겁니다. 13일(현지시간) 기준 테슬라는 1주에 1,621달러(약 192만 원), 애플은 460달러(약 55만 원)입니다. 주식 몇 주를 사면 한 달 월급 정도입니다. 막대한 현금을 동원하는 기관투자자라면 모를까, 개미들로서는 선뜻 투자하기 부담스런 금액입니다.

이런 이유로, 통상 미국에선 주가 100달러를 기준으로 기업들이 주식분할을 검토합니다. 1주당 주가를 끌어내리고 유동성을 키워 거래량을 높이려는 겁니다.

■동학개미·로빈후드…개미 군단의 등장

애플과 테슬라가 주식분할을 결정한 또 다른 배경으로는 최근 전 세계 개미 군단의 등장이 꼽힙니다. 우리나라서는 소위 '동학 개미(적극적으로 주식을 사들이는 개인 투자자)'라 불릴 정도로 코로나19 국면 속에 개미 투자가 급증했습니다. 역대 최저금리의 풍부한 유동성을 등에 업은 개미가 너도나도 증시로 달려가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무료 주식 중개 앱인 '로빈후드'가 젊은 투자자를 끌어들이며 개미 투자 붐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로빈후드 개미들은 특히 테슬라 주식을 주로 사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테슬라 주식을 갖고 있는 로빈후드 계좌가 올초 3월 18만 개에서 최근 55만 개로 급증했다고 합니다.

①상승 중인 주가와 ②자금을 들고 대기 중인 개미 군단을 보며 테슬라와 애플은 부담 없이 주식 분할을 발표할 수 있지 않았을까요. 두 기업 모두 주식분할 발표 이후 주가는 오름세입니다.

미국 증시에서 주식 분할은 드문 일은 아닙니다. 주가 상승이나 유동성 부족 등 조건이 맞춰지면 주요 기업들은 주식 분할로 주주들에게 보답하곤 했습니다. 애플은 이번 주식분할이 5번째이고, 마이크로소프트(9회), 코카콜라(9회), 아마존(3회) 등도 수차례 주식분할을 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선 지난 2018년 삼성전자가 주식분할과 비슷한 액면분할을 했습니다. 당시 5,000원이던 액면가를 100원으로 50분의 1로 쪼갰습니다. 250만 원이 넘던 주가는 5만 원 선으로 내려왔었죠. (참고 ☞ 삼성전자 ‘액면분할 효과’…개인 거래액 6배 급증)

주식분할을 모든 기업이 찬성하는 건 아닙니다. 오마하의 현인으로 알려진 워런 버핏은 주식 분할에 부정적인 것으로 유명합니다. 유동성이 늘어나면 되레 투기성 매매에 휘둘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버핏의 회사 '버크셔 해서웨이'의 주가는 버크셔 해서웨이 A(BRKA) 기준 1주당 약 31만 달러(약 3억 6700만 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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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슬라·애플…주가 오르는데 주식 왜 쪼갤까?
    • 입력 2020-08-16 08:00:42
    취재K
최근 전 세계 개미(개인 투자자) 투자자들이 환호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전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 '애플'과, 전기차 1위 업체 '테슬라'가 최근 전격적인 주식 분할을 선언한 겁니다. 애플은 오는 24일, 테슬라는 28일 주식을 배분할 예정입니다.

■주가 올랐으니 쪼갠다?

주식 분할은 말 그대로 주식을 쪼개는 겁니다. 애플은 기존 1주를 4개 주로, 테슬라는 5개 주로 나눕니다. 기존에 테슬라 1개 주식을 갖고 있었으면, 28일 테슬라 주식 4개를 추가로 받습니다. 졸지에 보유하는 주식 숫자가 늘어나는 겁니다. 주식 수가 늘어나는 만큼, 주가는 줄어들어, 전체 시가총액은 그대로입니다.

두 회사의 공통점이라면 코로나19 국면 가운데도 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왔다는 점입니다. 애플은 코로나19 국면인 지난 3월 이후 80% 넘게 주가가 뛰어 사상 첫 시가총액 2조 달러 기업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테슬라 역시 전기차 '모델3'의 인기에 힘입어 연초 대비 3배 넘게 주가가 올랐습니다.

주가가 오르면 기업은 좋습니다. 그런데 주가가 너무 오르면 난감한 일이 벌어집니다. 주식 1주가 너무 비싸다 보니 거래량이 줄어들 수 있는 겁니다. 13일(현지시간) 기준 테슬라는 1주에 1,621달러(약 192만 원), 애플은 460달러(약 55만 원)입니다. 주식 몇 주를 사면 한 달 월급 정도입니다. 막대한 현금을 동원하는 기관투자자라면 모를까, 개미들로서는 선뜻 투자하기 부담스런 금액입니다.

이런 이유로, 통상 미국에선 주가 100달러를 기준으로 기업들이 주식분할을 검토합니다. 1주당 주가를 끌어내리고 유동성을 키워 거래량을 높이려는 겁니다.

■동학개미·로빈후드…개미 군단의 등장

애플과 테슬라가 주식분할을 결정한 또 다른 배경으로는 최근 전 세계 개미 군단의 등장이 꼽힙니다. 우리나라서는 소위 '동학 개미(적극적으로 주식을 사들이는 개인 투자자)'라 불릴 정도로 코로나19 국면 속에 개미 투자가 급증했습니다. 역대 최저금리의 풍부한 유동성을 등에 업은 개미가 너도나도 증시로 달려가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무료 주식 중개 앱인 '로빈후드'가 젊은 투자자를 끌어들이며 개미 투자 붐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로빈후드 개미들은 특히 테슬라 주식을 주로 사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테슬라 주식을 갖고 있는 로빈후드 계좌가 올초 3월 18만 개에서 최근 55만 개로 급증했다고 합니다.

①상승 중인 주가와 ②자금을 들고 대기 중인 개미 군단을 보며 테슬라와 애플은 부담 없이 주식 분할을 발표할 수 있지 않았을까요. 두 기업 모두 주식분할 발표 이후 주가는 오름세입니다.

미국 증시에서 주식 분할은 드문 일은 아닙니다. 주가 상승이나 유동성 부족 등 조건이 맞춰지면 주요 기업들은 주식 분할로 주주들에게 보답하곤 했습니다. 애플은 이번 주식분할이 5번째이고, 마이크로소프트(9회), 코카콜라(9회), 아마존(3회) 등도 수차례 주식분할을 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선 지난 2018년 삼성전자가 주식분할과 비슷한 액면분할을 했습니다. 당시 5,000원이던 액면가를 100원으로 50분의 1로 쪼갰습니다. 250만 원이 넘던 주가는 5만 원 선으로 내려왔었죠. (참고 ☞ 삼성전자 ‘액면분할 효과’…개인 거래액 6배 급증)

주식분할을 모든 기업이 찬성하는 건 아닙니다. 오마하의 현인으로 알려진 워런 버핏은 주식 분할에 부정적인 것으로 유명합니다. 유동성이 늘어나면 되레 투기성 매매에 휘둘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버핏의 회사 '버크셔 해서웨이'의 주가는 버크셔 해서웨이 A(BRKA) 기준 1주당 약 31만 달러(약 3억 6700만 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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