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중고차 강매…대법, ‘범죄집단’ 첫 인정

입력 2020.08.20 (12:29) 수정 2020.08.20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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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조직적으로 허위 매물 사기를 저지른 인천의 중고차 판매조직에 대해 대법원이 '범죄집단'에 해당한다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지난 2013년 해당 법령이 개정된 뒤 처음으로 '범죄집단'에 관한 법리를 규정한 판결입니다.

최형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2018년, 인터넷에 허위 매물을 올려 피해자들을 중고차 매매단지로 유인한 뒤 비싼 값에 팔아온 인천의 중고차 판매 조직 3곳이 검찰에 적발됐습니다.

이들은 피해자들이 계약서를 쓰고나면 차량에 문제가 있다거나 추가로 납부할 돈이 있다고 말해 본래 계약을 포기시키고, 더 비싼 차량을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수법을 썼습니다.

검찰은 이들이 조직적으로 중고차 사기를 저질렀다고 보고 형법상 범죄집단 조직·활동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습니다.

1심과 2심은 "상호 간 친분으로 뭉친 것이지 조직원들의 지위에 따른 명령과 복종체계를 갖췄다고 보기 어렵다"며 범죄집단 관련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중고차 판매 사무실에 근무한 직원들의 수, 직책 과 역할 분담, 범행수법, 수익분배 구조 등에 비추어 볼 때 '범죄를 목적으로 한 집단'에 해당한다고 본 겁니다.

특정 다수인이 사기범행을 수행한다는 공동목적 아래 역할분담에 따라, 행동했다면, 범행을 반복적으로 실행하는 체계를 갖춘 결합체로 볼 수 있다는 취지입니다.

대법원은 이에 범죄집단 혐의에 대해 무죄로 판단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인천지법으로 돌려보냈습니다.

범죄단체에는 이르지 못하지만 위험성이 큰 집단을 처벌하기 위해 지난 2013년 형법에 '범죄집단' 관련 조항을 추가한 이후 최초의 대법원 판결입니다.

검찰은 지난 6월 박사방 조주빈 일당에 대해서도 범죄집단 조직.활동죄를 적용해 재판에 넘긴 바 있습니다.

대법원이 '범죄집단'의 구성 요건에 대한 판례를 제시한 만큼 박사방 가담자들에 대한 판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최형원입니다.

영상편집:이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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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포의 중고차 강매…대법, ‘범죄집단’ 첫 인정
    • 입력 2020-08-20 12:31:19
    • 수정2020-08-20 13: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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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조직적으로 허위 매물 사기를 저지른 인천의 중고차 판매조직에 대해 대법원이 '범죄집단'에 해당한다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지난 2013년 해당 법령이 개정된 뒤 처음으로 '범죄집단'에 관한 법리를 규정한 판결입니다.

최형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2018년, 인터넷에 허위 매물을 올려 피해자들을 중고차 매매단지로 유인한 뒤 비싼 값에 팔아온 인천의 중고차 판매 조직 3곳이 검찰에 적발됐습니다.

이들은 피해자들이 계약서를 쓰고나면 차량에 문제가 있다거나 추가로 납부할 돈이 있다고 말해 본래 계약을 포기시키고, 더 비싼 차량을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수법을 썼습니다.

검찰은 이들이 조직적으로 중고차 사기를 저질렀다고 보고 형법상 범죄집단 조직·활동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습니다.

1심과 2심은 "상호 간 친분으로 뭉친 것이지 조직원들의 지위에 따른 명령과 복종체계를 갖췄다고 보기 어렵다"며 범죄집단 관련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중고차 판매 사무실에 근무한 직원들의 수, 직책 과 역할 분담, 범행수법, 수익분배 구조 등에 비추어 볼 때 '범죄를 목적으로 한 집단'에 해당한다고 본 겁니다.

특정 다수인이 사기범행을 수행한다는 공동목적 아래 역할분담에 따라, 행동했다면, 범행을 반복적으로 실행하는 체계를 갖춘 결합체로 볼 수 있다는 취지입니다.

대법원은 이에 범죄집단 혐의에 대해 무죄로 판단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인천지법으로 돌려보냈습니다.

범죄단체에는 이르지 못하지만 위험성이 큰 집단을 처벌하기 위해 지난 2013년 형법에 '범죄집단' 관련 조항을 추가한 이후 최초의 대법원 판결입니다.

검찰은 지난 6월 박사방 조주빈 일당에 대해서도 범죄집단 조직.활동죄를 적용해 재판에 넘긴 바 있습니다.

대법원이 '범죄집단'의 구성 요건에 대한 판례를 제시한 만큼 박사방 가담자들에 대한 판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최형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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