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폭등, 투기단 있었다

입력 2003.10.1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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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주식시장같이 부동산시장에도 작전세력이 있다는 소문이 사실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앵커: 서울 강남지역을 주무대로 펀드를 조성한 뒤에 전문적으로 투기를 해 온 이른바 기업형 투기세력의 실체를 한재호 기자가 추적했습니다.
⊙기자: 재건축을 앞두고 있는 이 아파트 15평형 값은 5억 7, 8000만 원입니다.
지난 6월 초반에도 4억 원대에 불과했는데 이후 갑자기 1억 5000만 원 이상 뛰었습니다.
이 재건축 예정 아파트도 다른 곳처럼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두 달에 걸쳐 비슷하게 폭등했습니다.
서울 강남지역 재건축 아파트값이 이처럼 단기간에 치솟은 데는 숨은 이유가 있었습니다.
당시는 서울 강남지역에 재건축 투자가 불붙기 시작하던 때였습니다.
이 시기에 기업형 부동산투자세력이 재건축 시장에 침투한 것입니다.
기업형 투기세력은 여러 명이 돈을 모아 사설 부동산펀드를 만들어 재건축아파트를 집중적으로 매입했습니다.
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아 올랐고 때를 놓칠세라 이들은 아파트를 재빨리 팔아치운 뒤 거액의 시세차익을 챙겨 빠져나갔습니다.
⊙부동산 중개인: 개인이 돈을 혼자서 다하기는 부담이 너무 크니까 2~3명씩 1~2억, 3~4억 모아서 몰아 사서 일시적으로 남으면 이익금을 나눈다든지 이런 식으로...
⊙기자: 실제로 이들이 침투해 활동한 6월부터 8월까지 서울 강남의 재건축아파트값은 이상폭등현상을 보였습니다.
그러다 이들이 발을 뺀 시점인 8월 중순 이후부터는 다시 값이 급속히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부동산 작전이 개입됐음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김치순(부동산 컨설턴트): 1가구 1주택 비과세하신 분들은 9월 말까지 잔금을 치러야 되니까 7, 8월 매도를 해야 되거든요.
그러니까 가격이 내려야 할 때인데 가격이 올라서 이것 참 이상하다, 돈 가지고 누가 매집을 하나, 이런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기자: 이들이 단번에 값을 끌어올릴 수 있었던 것은 자기들끼리 아파트를 반복해서 사고 파는 이른바 자전거래 수법을 썼기 때문입니다.
주식시장에서나 보였던 작전세력이 부동산시장에서도 활개를 친 것입니다.
이들의 실체는 초기에 구성한 재건축 조합원과 재건축이 시작될 즈음의 조합원을 비교해 봐도 쉽게 드러납니다.
⊙재건축 시공사 팀장: 초기 단계의 명단을 입수했을 때와 홍보 기간이 끝나서 시공사 선정을 한 시점을 비교해 보면 조합들의 구성이 일정부분 변화된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기자: 그 동안 부동산작전세력의 실체가 드러나지 않았던 것은 이들이 철저하게 차명거래를 해 왔기 때문입니다.
⊙건설회사 부장: (기업형 투기 세력) 리스트가 개별적으로 돼 있기 때문에 외부적으로 노출되기는 어려운 것으로 판단됩니다.
⊙기자: 정부는 이제야 기업형 부동산투기세력의 실체를 파악해 거래규모와 세금포탈액수 등 자금출처조사에 들어갔습니다.
그러나 서울 강남의 아파트값은 이미 오를 대로 올랐고 실소유자의 부담만 커질 대로 커진 뒤입니다.
KBS뉴스 한재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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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동산 폭등, 투기단 있었다
    • 입력 2003-10-14 20:00:00
    뉴스타임
⊙앵커: 주식시장같이 부동산시장에도 작전세력이 있다는 소문이 사실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앵커: 서울 강남지역을 주무대로 펀드를 조성한 뒤에 전문적으로 투기를 해 온 이른바 기업형 투기세력의 실체를 한재호 기자가 추적했습니다. ⊙기자: 재건축을 앞두고 있는 이 아파트 15평형 값은 5억 7, 8000만 원입니다. 지난 6월 초반에도 4억 원대에 불과했는데 이후 갑자기 1억 5000만 원 이상 뛰었습니다. 이 재건축 예정 아파트도 다른 곳처럼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두 달에 걸쳐 비슷하게 폭등했습니다. 서울 강남지역 재건축 아파트값이 이처럼 단기간에 치솟은 데는 숨은 이유가 있었습니다. 당시는 서울 강남지역에 재건축 투자가 불붙기 시작하던 때였습니다. 이 시기에 기업형 부동산투자세력이 재건축 시장에 침투한 것입니다. 기업형 투기세력은 여러 명이 돈을 모아 사설 부동산펀드를 만들어 재건축아파트를 집중적으로 매입했습니다. 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아 올랐고 때를 놓칠세라 이들은 아파트를 재빨리 팔아치운 뒤 거액의 시세차익을 챙겨 빠져나갔습니다. ⊙부동산 중개인: 개인이 돈을 혼자서 다하기는 부담이 너무 크니까 2~3명씩 1~2억, 3~4억 모아서 몰아 사서 일시적으로 남으면 이익금을 나눈다든지 이런 식으로... ⊙기자: 실제로 이들이 침투해 활동한 6월부터 8월까지 서울 강남의 재건축아파트값은 이상폭등현상을 보였습니다. 그러다 이들이 발을 뺀 시점인 8월 중순 이후부터는 다시 값이 급속히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부동산 작전이 개입됐음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김치순(부동산 컨설턴트): 1가구 1주택 비과세하신 분들은 9월 말까지 잔금을 치러야 되니까 7, 8월 매도를 해야 되거든요. 그러니까 가격이 내려야 할 때인데 가격이 올라서 이것 참 이상하다, 돈 가지고 누가 매집을 하나, 이런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기자: 이들이 단번에 값을 끌어올릴 수 있었던 것은 자기들끼리 아파트를 반복해서 사고 파는 이른바 자전거래 수법을 썼기 때문입니다. 주식시장에서나 보였던 작전세력이 부동산시장에서도 활개를 친 것입니다. 이들의 실체는 초기에 구성한 재건축 조합원과 재건축이 시작될 즈음의 조합원을 비교해 봐도 쉽게 드러납니다. ⊙재건축 시공사 팀장: 초기 단계의 명단을 입수했을 때와 홍보 기간이 끝나서 시공사 선정을 한 시점을 비교해 보면 조합들의 구성이 일정부분 변화된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기자: 그 동안 부동산작전세력의 실체가 드러나지 않았던 것은 이들이 철저하게 차명거래를 해 왔기 때문입니다. ⊙건설회사 부장: (기업형 투기 세력) 리스트가 개별적으로 돼 있기 때문에 외부적으로 노출되기는 어려운 것으로 판단됩니다. ⊙기자: 정부는 이제야 기업형 부동산투기세력의 실체를 파악해 거래규모와 세금포탈액수 등 자금출처조사에 들어갔습니다. 그러나 서울 강남의 아파트값은 이미 오를 대로 올랐고 실소유자의 부담만 커질 대로 커진 뒤입니다. KBS뉴스 한재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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