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본문 영역

상세페이지

“생의 마지막까지 약에 취했다”…환자 가족의 고통/시사기획 창
입력 2020.09.10 (21:09) 수정 2020.09.10 (22:10) 뉴스 9
자동재생
동영상영역 시작
동영상영역 끝
[앵커]

KBS가 기획 취재한 요양병원 실태, 어제(9일) 첫 보도 이후 걱정이 깊어졌다고 말씀하신 분들이 많았습니다.

방역지침이 강화돼 보호자의 면회가 어려워진 사이 상당수 요양병원이 항정신병제를 필요 이상으로 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었는데요,

반년 넘게 제대로 만나지도 못하는 가족들의 심정은 누구보다 불안하고, 애가 탈 겁니다.

정부의 체계적인 관리와 대책이 시급한 문제인데요.

오늘(10일) 후속보도 이어갑니다.

코로나19로 면회가 금지된 동안 요양병원에서 노모를 잃은 가족의 안타까운 사연입니다.

어머니가 숨지기 전까지 거의 매일 항우울제를 복용했다고 하는데 병원 측에 책임을 물을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홍혜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이경례/요양병원 사망환자 딸 : "불쌍한 우리 엄마. 세상에 어떡해. 얼마나 아팠는지 몰라."]

요양병원 면회금지 두달째.

뇌경색으로 입원 중이던 78살 노모가 숨을 거뒀습니다.

욕창 4기, 임종 직전에 본 엄마의 상태는 처참했습니다.

["상처가 이만해서 피가 주르륵하더라고요. 솜을 빼내도 빼내도 피가 뭉친 것이 한꺼풀 걷어내면 솜이 또 나오고 또 나오고."]

요양병원에 입원해 있던 7개월 동안의 투약 기록지.

매일 처방된 5가지 약 중 항우울제 '트라조돈'이 있습니다.

사망 직전까지 175알, 거의 매일 먹었습니다.

[정일용/경기도의료원장 : "불면 상태가 있을 수 있거든요. 그럼 그때 한번 약 처방을 하면 이게 거의 끊지 못할 정도로 약 처방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간호일지에는 매일 아침 "정신 못 차릴 정도로 졸려 한다"고 기록돼 있었지만, 투약은 계속됐습니다.

["요양병원 가기 전에는 말도 잘 했어요. 두어달 지났나? (엄마가) 말을 안 해요."]

병원 측은 관리상의 문제는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요양병원 관계자/음성변조 : "컨디션 때문에 욕창이 생길 수밖에 없었는데 보호자들은 마치 저희가 방치해서 그렇게 됐다고 항상 얘기하시고…."]

["어르신 안에 계시나요?"]

구순의 할아버지, 요양병원에 간 아내 걱정에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박헌근/요양병원 환자 남편 : "이런 세상 어서 죽어야지. 젊어서 새끼들 낳아놓고 늙어서 조금 편하게 살려고 먹지도 못하고 입지도 못하고 그러고 살았어 우리가. 뭔 감정이 있는가 늙었다고 추접스럽다고 함부로 그런가 당최 모르겠어."]

면회금지 기간 할머니의 욕창은 심해졌고, 목욕 처치 중 피부가 찢어져 봉합수술을 받았다는 겁니다.

["어머니가 물건이냐!!"]

[박덕배/환자 아들 : "(무릎이) 확 까졌더라고요. 그걸 봉합수술을 했어요. 꿰맸어요. (병원이) 연락도 없어요."]

요양병원에서 17년째 일하는 한 간호사는 약물 처방이 꼭 나쁜 건 아니라고 말하면서도,

[요양병원 간호사 : "저는 어휴, 정말 아파서 요양병원에 가는 거는 절대 상상도 안 하고 살아요. 절대로 가고 싶지가 않아요.자기 욕구라든지 그런 것이 전혀 채워질 수 있는 그런 구조가 아니잖아요."]

생의 마지막 순간을 약과 함께 하고 있는 노인들.

존엄한 노후가 무엇인지 의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홍혜림입니다.

촬영기자:왕인흡/영상편집:성동혁
  • “생의 마지막까지 약에 취했다”…환자 가족의 고통/시사기획 창
    • 입력 2020-09-10 21:09:54
    • 수정2020-09-10 22:10:06
    뉴스 9
[앵커]

KBS가 기획 취재한 요양병원 실태, 어제(9일) 첫 보도 이후 걱정이 깊어졌다고 말씀하신 분들이 많았습니다.

방역지침이 강화돼 보호자의 면회가 어려워진 사이 상당수 요양병원이 항정신병제를 필요 이상으로 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었는데요,

반년 넘게 제대로 만나지도 못하는 가족들의 심정은 누구보다 불안하고, 애가 탈 겁니다.

정부의 체계적인 관리와 대책이 시급한 문제인데요.

오늘(10일) 후속보도 이어갑니다.

코로나19로 면회가 금지된 동안 요양병원에서 노모를 잃은 가족의 안타까운 사연입니다.

어머니가 숨지기 전까지 거의 매일 항우울제를 복용했다고 하는데 병원 측에 책임을 물을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홍혜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이경례/요양병원 사망환자 딸 : "불쌍한 우리 엄마. 세상에 어떡해. 얼마나 아팠는지 몰라."]

요양병원 면회금지 두달째.

뇌경색으로 입원 중이던 78살 노모가 숨을 거뒀습니다.

욕창 4기, 임종 직전에 본 엄마의 상태는 처참했습니다.

["상처가 이만해서 피가 주르륵하더라고요. 솜을 빼내도 빼내도 피가 뭉친 것이 한꺼풀 걷어내면 솜이 또 나오고 또 나오고."]

요양병원에 입원해 있던 7개월 동안의 투약 기록지.

매일 처방된 5가지 약 중 항우울제 '트라조돈'이 있습니다.

사망 직전까지 175알, 거의 매일 먹었습니다.

[정일용/경기도의료원장 : "불면 상태가 있을 수 있거든요. 그럼 그때 한번 약 처방을 하면 이게 거의 끊지 못할 정도로 약 처방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간호일지에는 매일 아침 "정신 못 차릴 정도로 졸려 한다"고 기록돼 있었지만, 투약은 계속됐습니다.

["요양병원 가기 전에는 말도 잘 했어요. 두어달 지났나? (엄마가) 말을 안 해요."]

병원 측은 관리상의 문제는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요양병원 관계자/음성변조 : "컨디션 때문에 욕창이 생길 수밖에 없었는데 보호자들은 마치 저희가 방치해서 그렇게 됐다고 항상 얘기하시고…."]

["어르신 안에 계시나요?"]

구순의 할아버지, 요양병원에 간 아내 걱정에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박헌근/요양병원 환자 남편 : "이런 세상 어서 죽어야지. 젊어서 새끼들 낳아놓고 늙어서 조금 편하게 살려고 먹지도 못하고 입지도 못하고 그러고 살았어 우리가. 뭔 감정이 있는가 늙었다고 추접스럽다고 함부로 그런가 당최 모르겠어."]

면회금지 기간 할머니의 욕창은 심해졌고, 목욕 처치 중 피부가 찢어져 봉합수술을 받았다는 겁니다.

["어머니가 물건이냐!!"]

[박덕배/환자 아들 : "(무릎이) 확 까졌더라고요. 그걸 봉합수술을 했어요. 꿰맸어요. (병원이) 연락도 없어요."]

요양병원에서 17년째 일하는 한 간호사는 약물 처방이 꼭 나쁜 건 아니라고 말하면서도,

[요양병원 간호사 : "저는 어휴, 정말 아파서 요양병원에 가는 거는 절대 상상도 안 하고 살아요. 절대로 가고 싶지가 않아요.자기 욕구라든지 그런 것이 전혀 채워질 수 있는 그런 구조가 아니잖아요."]

생의 마지막 순간을 약과 함께 하고 있는 노인들.

존엄한 노후가 무엇인지 의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홍혜림입니다.

촬영기자:왕인흡/영상편집:성동혁
kbs가 손수 골랐습니다. 네이버에서도 보세요.
뉴스 9 전체보기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