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도 거리두기 중”…채용·경력·아르바이트 모두 잃었다

입력 2020.09.11 (21:33) 수정 2020.09.11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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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안그래도 어려운 취업이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올 하반기는 더 걱정입니다.

삼성, 포스코 같은 대기업이 하반기 채용을 시작하긴 했지만 규모를 줄이고 있고,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 중 절반은 아직 신규채용 계획을 세우지 못했습니다.

아예 채용을 안할 거란 기업도 10곳 중 2곳이 넘는다는 조사결과도 있습니다.

현대차와 LG 같이 정기 공채를 없애고, 수시 채용을 하는 기업이 늘어난 것도 취업준비생들에겐 부담입니다.

여기에 거리두기 강화로 아르바이트 자리까지 줄면서 청년들은 그야말로 취업 한파를 넘어 취업 빙하기를 보내고 있는데요.

이유민 기자가 이들의 목소리를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대학 졸업을 하고도 2년째 직장을 찾고 있는 정지수 씨.

힘들 때마다 한강을 찾습니다.

["나는 할 수 있다! 기업들아, 나 좀 뽑아줘라!"]

틈날 때마다 자기소개서를 고쳐 써보지만 채용 공고가 좀처럼 뜨지 않아 지원 기회조차 얻기 어렵습니다.

[정지수/취업 준비생 : "채용이 줄어들면서 자신감도 많이 하락하고 있고, 불합격할 기회조차 없어졌다는 게 지금 취준생들의 현실입니다."]

연극영화과를 다니는 대학생 송명화 씨는 거리 두기 2.5단계 조치로 다니던 연기학원을 못 나가게 됐습니다.

["엄마, 앞으로 내 인생에 끼어들지마."]

[송명화/대학생 : "원래 연습실 가서 하다가 지금은 그럴 수 없는 상황이어서 집에서 계속하고 있는 중이에요."]

학원비를 벌기 위해 시작했던 아르바이트마저 거리 두기 조치로 못하게 됐습니다.

[송명화/대학생 : "(수도권 거리두기) 2.5단계 되기 전에는 아르바이트하고 있었는데 학원에서 3주 쉬겠다고 하셔서 '내가 어떻게 경제생활을 해서 부모님께 짐을 덜어드리지' 이런 걱정이 사실은 제일 커요."]

청년층에서 고시생과 단기 아르바이트생 등을 포함한 이른바 체감실업률은 24.9%로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입니다.

정부가 최근 미취업 청년들에게 1인당 50만 원을 지원하기로 했지만, 저소득층만을 대상으로 한 1회성 지원에 불과합니다.

[이채은/청년유니온 위원장 : "청년들이 체감하기엔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노동시장 밖으로 내몰렸을 때 이들을 받쳐줄 수 있을 만한 사회안전망 제도가 더 절실하다..."]

취업뿐 아니라 경력 쌓기에 아르바이트까지…

무엇 하나 쉽게 할 수 없는 현실 속에서 청년들은 지금 자신들이 좇던 꿈과도 거리 두기 중입니다.

KBS 뉴스 이유민입니다.

촬영기자:권준용/그래픽:김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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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꿈도 거리두기 중”…채용·경력·아르바이트 모두 잃었다
    • 입력 2020-09-11 21:33:18
    • 수정2020-09-11 22:08:29
    뉴스 9
[앵커]

안그래도 어려운 취업이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올 하반기는 더 걱정입니다.

삼성, 포스코 같은 대기업이 하반기 채용을 시작하긴 했지만 규모를 줄이고 있고,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 중 절반은 아직 신규채용 계획을 세우지 못했습니다.

아예 채용을 안할 거란 기업도 10곳 중 2곳이 넘는다는 조사결과도 있습니다.

현대차와 LG 같이 정기 공채를 없애고, 수시 채용을 하는 기업이 늘어난 것도 취업준비생들에겐 부담입니다.

여기에 거리두기 강화로 아르바이트 자리까지 줄면서 청년들은 그야말로 취업 한파를 넘어 취업 빙하기를 보내고 있는데요.

이유민 기자가 이들의 목소리를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대학 졸업을 하고도 2년째 직장을 찾고 있는 정지수 씨.

힘들 때마다 한강을 찾습니다.

["나는 할 수 있다! 기업들아, 나 좀 뽑아줘라!"]

틈날 때마다 자기소개서를 고쳐 써보지만 채용 공고가 좀처럼 뜨지 않아 지원 기회조차 얻기 어렵습니다.

[정지수/취업 준비생 : "채용이 줄어들면서 자신감도 많이 하락하고 있고, 불합격할 기회조차 없어졌다는 게 지금 취준생들의 현실입니다."]

연극영화과를 다니는 대학생 송명화 씨는 거리 두기 2.5단계 조치로 다니던 연기학원을 못 나가게 됐습니다.

["엄마, 앞으로 내 인생에 끼어들지마."]

[송명화/대학생 : "원래 연습실 가서 하다가 지금은 그럴 수 없는 상황이어서 집에서 계속하고 있는 중이에요."]

학원비를 벌기 위해 시작했던 아르바이트마저 거리 두기 조치로 못하게 됐습니다.

[송명화/대학생 : "(수도권 거리두기) 2.5단계 되기 전에는 아르바이트하고 있었는데 학원에서 3주 쉬겠다고 하셔서 '내가 어떻게 경제생활을 해서 부모님께 짐을 덜어드리지' 이런 걱정이 사실은 제일 커요."]

청년층에서 고시생과 단기 아르바이트생 등을 포함한 이른바 체감실업률은 24.9%로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입니다.

정부가 최근 미취업 청년들에게 1인당 50만 원을 지원하기로 했지만, 저소득층만을 대상으로 한 1회성 지원에 불과합니다.

[이채은/청년유니온 위원장 : "청년들이 체감하기엔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노동시장 밖으로 내몰렸을 때 이들을 받쳐줄 수 있을 만한 사회안전망 제도가 더 절실하다..."]

취업뿐 아니라 경력 쌓기에 아르바이트까지…

무엇 하나 쉽게 할 수 없는 현실 속에서 청년들은 지금 자신들이 좇던 꿈과도 거리 두기 중입니다.

KBS 뉴스 이유민입니다.

촬영기자:권준용/그래픽:김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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