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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 얼음 역대 두번째로 많이 녹았다…“올겨울 한파 가능성”
입력 2020.09.23 (07:01) 수정 2020.09.23 (08:36) 취재K

올해 북극 얼음이 지난 2012년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녹아 사라진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미국 국립빙설자료센터(NSIDC)는 북극의 얼음 면적이 지난 15일 374만㎢로 올해 최소치에 도달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위성 관측을 시작한 1979년 이후 두 번째로 작은 얼음 면적입니다.

■육지보다 천천히 데워지는 바다, 9월 중순에 얼음 '최소'

보통 북극 얼음은 여름 더위가 절정인 8월이 아니라 9월에 가장 많이 녹는데요. 바다는 육지보다 천천히 데워지기 때문에 바다가 품고 있는 열용량은 9월 중순 최대에 이르고, 가장 많은 얼음이 사라지는 겁니다.

그 결과 지난 30년간 북극 얼음 면적이 최소치에 도달했던 날짜는 대체로 9월 11일에서 19일 사이에 집중됐습니다. 이후에는 가을과 겨울을 지나며 북극의 얼음이 다시 증가하기 시작합니다.

[연관기사] 올해 7월 가장 많이 녹은 북극 얼음은 또다시 ‘부메랑’ 될까?


올해 북극 얼음이 기록적으로 많이 녹을 거라는 예상은 이전부터 나왔습니다. 위의 연관기사(올해 7월 가장 많이 녹은 북극 얼음은 또다시 '부메랑' 될까?)에서도 언급했듯 지난 7월에는 오히려 2012년보다 더 많은 얼음이 녹아버리기도 했는데요. 위 그래프를 봐도 파란색으로 보이는 올해 얼음 면적이 갈색 점선으로 보이는 2012년과 엎치락뒤치락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이달 들어 얼음 면적이 400만㎢ 아래로 떨어지기 시작했고, 15일에는 2012년 다음으로 많은 얼음이 사라졌습니다. 북극 얼음이 가장 많이 녹았던 2012년은 9월 17일에 얼음 면적이 339만㎢를 기록했는데 올해(374만㎢)와 차이는 불과 35만㎢ 정도입니다.

위 그래프를 보면 한 가지 더 의미심장한 부분이 있습니다. 2016년부터 최근 5년간 북극의 얼음 면적이 언제가 가장 심하다고 말하기 힘들 정도로 엇비슷하게 많이 녹았다는 점입니다. 회색 실선(1981-2010 Median)은 지난 30년간 북극 얼음 면적의 평년값인데요. 그보다 훨씬 작은 걸 알 수 있습니다.


■2012년과 2020년, 모두 얼음 면적 400만㎢ 미만

실제로 북극 얼음이 가장 많은 녹았던 연도는 아래와 같았습니다. 2012년이 가장 심각했고, 올해가 그 다음이었습니다. 2012년과 올해는 최소 얼음 면적이 400만㎢ 아래로 떨어졌는데요. 1, 2위와 달리 3위부터 10위까지는 400만㎢대의 면적을 기록했습니다. 3위는 2007년과 2016년, 2019년이 공동으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문제는 위성 관측을 시작한 1979년 이후 얼음 면적이 가장 작았던 상위 14개 해가 모두, 최근 14년 사이에 집중됐다는 점입니다. 위의 표를 확인해봐도 해마다 변동성은 있지만 2007년부터 2020년까지가 몽땅 순위에 있는데요. 전 세계 온실가스 농도가 '브레이크' 없이 상승하는 것과 함께 온난화로 북극의 얼음이 점점 더 많이 녹는 '양의 되먹임 현상'(positive feedback)이 되풀이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2007년부터 '뚝' 떨어진 북극 얼음 면적

1979년부터 매 14년 단위로 북극의 최소 얼음 면적을 분석해봤습니다. 아래 그래프를 보면 보라색으로 보이는 첫 번째 기간(1979~1992년)에는 10년마다 얼음 면적 감소율이 6.8%로 집계됐습니다.
그러나 청록색으로 표시된 1993년부터 2006년에 이르는 기간에는 13.3%로 2배 가까이 증가했고요. 2007년부터 2020년 사이의 세 번째 기간(연두색)에는 3.8%로 이전보다 느려진 듯하지만 북극 얼음의 절대 면적 자체가 400만㎢ 안팎을 오르내리며 이전보다 크게 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지금부터는 다시 얼음이 얼기 시작하는 계절이지만, 상황이 나아질 것 같지는 않습니다. 얼음이 역대 두 번째로 많이 녹아 사라진 올해 북극 바다는 엄청난 열을 축적한 상태입니다. 내년 1, 2월까지도 두꺼운 얼음이 다시 광범위하게 얼어붙기는 힘들겠죠. 결국, 내년 여름에는 더 많이 녹을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인류가 지금 이 순간 온실가스 배출을 멈춘다고 해도, 지구 스스로 온도를 높이고 더 많은 얼음을 녹게 하는 '되먹임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입니다.

■2012년과 비교하면 어디가 많이 녹았을까?

특히 올해는 2012년과 비교해 얼음이 많이 사라진 위치가 조금 다릅니다. 미국 국립빙설자료센터(NSIDC)는 올해의 경우 2012년보다 미국 알래스카와 캐나다 인근 보퍼트 해에는 더 많은 얼음이 남아있는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반대로 시베리아의 북안인 랍테프해(Laptev Sea)와 동그린란드 해에선 얼음이 더 많아 녹았는데요.


위 그림을 보면 하얀색이 2012년 9월 17일의 얼음 분포이고, 진한 푸른색은 올 9월 15일 상황입니다. 또 하늘색은 두 해 모두 얼음이 공통적으로 존재했던 지역을 표시하고 있는데요.

올해 상황을 보여주는 진한 푸른색은 알래스카 부근에 주로 남아있지만, 2012년의 하얀색은 동시베리아 북쪽의 랍테프해와 그린란드 가까운 곳에 더 많습니다. 즉 올해는 북극 동시베리아와 랍테프해에서 2012년보다 많은 얼음이 사라진 겁니다.

러시아와 유럽에 인접한 카라-바렌츠해의 얼음도 상당히 많이 녹았기 때문에 올겨울 우리나라에 매서운 한파가 찾아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북극의 얼음 가운데에서도 카라-바렌츠해가 동아시아 겨울 추위와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는데요. 이 지역의 얼음이 많이 사라지면 동아시아 쪽으로 추위가 밀려올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특히 랍테프해와 인근 카라-바렌츠해에 얼음이 없는 상태가 유지되면서, 우리나라의 겨울 추위를 몰고 오는 시베리아 지역에 안정된 고기압이 발달할 수 있어 기상청도 올겨울 한파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 북극 얼음 역대 두번째로 많이 녹았다…“올겨울 한파 가능성”
    • 입력 2020-09-23 07:01:00
    • 수정2020-09-23 08:36:49
    취재K

올해 북극 얼음이 지난 2012년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녹아 사라진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미국 국립빙설자료센터(NSIDC)는 북극의 얼음 면적이 지난 15일 374만㎢로 올해 최소치에 도달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위성 관측을 시작한 1979년 이후 두 번째로 작은 얼음 면적입니다.

■육지보다 천천히 데워지는 바다, 9월 중순에 얼음 '최소'

보통 북극 얼음은 여름 더위가 절정인 8월이 아니라 9월에 가장 많이 녹는데요. 바다는 육지보다 천천히 데워지기 때문에 바다가 품고 있는 열용량은 9월 중순 최대에 이르고, 가장 많은 얼음이 사라지는 겁니다.

그 결과 지난 30년간 북극 얼음 면적이 최소치에 도달했던 날짜는 대체로 9월 11일에서 19일 사이에 집중됐습니다. 이후에는 가을과 겨울을 지나며 북극의 얼음이 다시 증가하기 시작합니다.

[연관기사] 올해 7월 가장 많이 녹은 북극 얼음은 또다시 ‘부메랑’ 될까?


올해 북극 얼음이 기록적으로 많이 녹을 거라는 예상은 이전부터 나왔습니다. 위의 연관기사(올해 7월 가장 많이 녹은 북극 얼음은 또다시 '부메랑' 될까?)에서도 언급했듯 지난 7월에는 오히려 2012년보다 더 많은 얼음이 녹아버리기도 했는데요. 위 그래프를 봐도 파란색으로 보이는 올해 얼음 면적이 갈색 점선으로 보이는 2012년과 엎치락뒤치락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이달 들어 얼음 면적이 400만㎢ 아래로 떨어지기 시작했고, 15일에는 2012년 다음으로 많은 얼음이 사라졌습니다. 북극 얼음이 가장 많이 녹았던 2012년은 9월 17일에 얼음 면적이 339만㎢를 기록했는데 올해(374만㎢)와 차이는 불과 35만㎢ 정도입니다.

위 그래프를 보면 한 가지 더 의미심장한 부분이 있습니다. 2016년부터 최근 5년간 북극의 얼음 면적이 언제가 가장 심하다고 말하기 힘들 정도로 엇비슷하게 많이 녹았다는 점입니다. 회색 실선(1981-2010 Median)은 지난 30년간 북극 얼음 면적의 평년값인데요. 그보다 훨씬 작은 걸 알 수 있습니다.


■2012년과 2020년, 모두 얼음 면적 400만㎢ 미만

실제로 북극 얼음이 가장 많은 녹았던 연도는 아래와 같았습니다. 2012년이 가장 심각했고, 올해가 그 다음이었습니다. 2012년과 올해는 최소 얼음 면적이 400만㎢ 아래로 떨어졌는데요. 1, 2위와 달리 3위부터 10위까지는 400만㎢대의 면적을 기록했습니다. 3위는 2007년과 2016년, 2019년이 공동으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문제는 위성 관측을 시작한 1979년 이후 얼음 면적이 가장 작았던 상위 14개 해가 모두, 최근 14년 사이에 집중됐다는 점입니다. 위의 표를 확인해봐도 해마다 변동성은 있지만 2007년부터 2020년까지가 몽땅 순위에 있는데요. 전 세계 온실가스 농도가 '브레이크' 없이 상승하는 것과 함께 온난화로 북극의 얼음이 점점 더 많이 녹는 '양의 되먹임 현상'(positive feedback)이 되풀이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2007년부터 '뚝' 떨어진 북극 얼음 면적

1979년부터 매 14년 단위로 북극의 최소 얼음 면적을 분석해봤습니다. 아래 그래프를 보면 보라색으로 보이는 첫 번째 기간(1979~1992년)에는 10년마다 얼음 면적 감소율이 6.8%로 집계됐습니다.
그러나 청록색으로 표시된 1993년부터 2006년에 이르는 기간에는 13.3%로 2배 가까이 증가했고요. 2007년부터 2020년 사이의 세 번째 기간(연두색)에는 3.8%로 이전보다 느려진 듯하지만 북극 얼음의 절대 면적 자체가 400만㎢ 안팎을 오르내리며 이전보다 크게 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지금부터는 다시 얼음이 얼기 시작하는 계절이지만, 상황이 나아질 것 같지는 않습니다. 얼음이 역대 두 번째로 많이 녹아 사라진 올해 북극 바다는 엄청난 열을 축적한 상태입니다. 내년 1, 2월까지도 두꺼운 얼음이 다시 광범위하게 얼어붙기는 힘들겠죠. 결국, 내년 여름에는 더 많이 녹을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인류가 지금 이 순간 온실가스 배출을 멈춘다고 해도, 지구 스스로 온도를 높이고 더 많은 얼음을 녹게 하는 '되먹임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입니다.

■2012년과 비교하면 어디가 많이 녹았을까?

특히 올해는 2012년과 비교해 얼음이 많이 사라진 위치가 조금 다릅니다. 미국 국립빙설자료센터(NSIDC)는 올해의 경우 2012년보다 미국 알래스카와 캐나다 인근 보퍼트 해에는 더 많은 얼음이 남아있는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반대로 시베리아의 북안인 랍테프해(Laptev Sea)와 동그린란드 해에선 얼음이 더 많아 녹았는데요.


위 그림을 보면 하얀색이 2012년 9월 17일의 얼음 분포이고, 진한 푸른색은 올 9월 15일 상황입니다. 또 하늘색은 두 해 모두 얼음이 공통적으로 존재했던 지역을 표시하고 있는데요.

올해 상황을 보여주는 진한 푸른색은 알래스카 부근에 주로 남아있지만, 2012년의 하얀색은 동시베리아 북쪽의 랍테프해와 그린란드 가까운 곳에 더 많습니다. 즉 올해는 북극 동시베리아와 랍테프해에서 2012년보다 많은 얼음이 사라진 겁니다.

러시아와 유럽에 인접한 카라-바렌츠해의 얼음도 상당히 많이 녹았기 때문에 올겨울 우리나라에 매서운 한파가 찾아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북극의 얼음 가운데에서도 카라-바렌츠해가 동아시아 겨울 추위와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는데요. 이 지역의 얼음이 많이 사라지면 동아시아 쪽으로 추위가 밀려올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특히 랍테프해와 인근 카라-바렌츠해에 얼음이 없는 상태가 유지되면서, 우리나라의 겨울 추위를 몰고 오는 시베리아 지역에 안정된 고기압이 발달할 수 있어 기상청도 올겨울 한파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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