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선 전라감영…앞으로의 ‘천년’

입력 2020.10.07 (21:40) 수정 2020.10.07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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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라감영 복원 작업이 이뤄질 때부터 건물만 새로 지을 게 아니라, 그 안에 내용을 채워 넣자는 게 목표였는데요.

오늘 공개된 감영의 모습과 한계, 앞으로의 과제는 무엇인지, 현장에 있는 오정현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오정현 기자, 전해주시죠.

[리포트]

전라감사가 도정을 살피던 곳, 선화당입니다.

감영에서 단연 눈에 띄는 건물이기도 하지요.

네 개의 들보는 백 년 넘은 거목이 쓰였는데, 강원도에서 난 금강송입니다.

모두 37그루의 금강송이 선화당의 뼈대가 됐습니다.

기와 역시 특별한데, 숭례문을 복원한 중요무형문화재 이근복 번와장이 전남 나주에서 전통 방식으로 구운 것들을 올렸습니다.

앞마당에는 이렇게 선화당을 마주하고 있는 두 개의 돌이 서 있습니다.

'가석'과 '폐석'입니다.

'아름다울 가'를 쓴 이 돌은 가벼운 죄를 지은 사람은 이 돌을 보고 반성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폐석은 '허파 폐'를 씁니다.

다만, 이 글자에는 속마음이란 뜻도 있습니다.

이 돌은 당시 일종의 신문고 역할을 했는데, 억울한 일을 당한 이들이 돌 앞에서 호소하면, 관원이 나와 얘기를 듣고 해결해줬다고 합니다.

조선의 전라감영은 사실 이보다 웅장했습니다.

오늘 뉴스 스튜디오가 꾸려진 관풍각과 앞서 보여드린 선화당은 감영의 동편 일부에 불과합니다.

내삼문과 이어진, 제 뒤쪽 담벼락 너머 감영의 서편엔 당시 문화적으로 중요한 건물들이 자리했습니다.

전주대사습놀이 통인들의 근무처인 통인청, 임금의 진상품 한지를 만들던 지소가 바로 그것입니다.

서편을 추가로 복원할지, 구체적인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전통문화권역을 꾸리자는 큰 그림에서 복원이 이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큽니다.

[조법종/우석대 역사교육과 교수 : "전주가 자랑하는 출판 인쇄 문화의 한지와 부채를 (만들던) 서편 공간은 전라도 문화를 한국 전통문화의 실질적인 문화 생산과 소비가 됐던 공간이란 점에서 시급한 복원이 필요합니다."]

다시 지은 건물 그 자체로 위용이 느껴지지만, 빈 건물은 의미가 없겠죠.

한옥마을과 풍남문, 객사로 이어지는 관광 자원과 연계할 수 있도록, 감영에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계속 채워야 하는 것도 과제입니다.

어렵게 다시 세운 전라감영이 '재창조, 복원'에 걸맞는 문화 유산이 될 수 있도록 깊은 고민과 노력은 계속돼야 합니다.

KBS 뉴스 오정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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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시 선 전라감영…앞으로의 ‘천년’
    • 입력 2020-10-07 21:40:45
    • 수정2020-10-07 21:47:00
    뉴스9(전주)
[앵커]

전라감영 복원 작업이 이뤄질 때부터 건물만 새로 지을 게 아니라, 그 안에 내용을 채워 넣자는 게 목표였는데요.

오늘 공개된 감영의 모습과 한계, 앞으로의 과제는 무엇인지, 현장에 있는 오정현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오정현 기자, 전해주시죠.

[리포트]

전라감사가 도정을 살피던 곳, 선화당입니다.

감영에서 단연 눈에 띄는 건물이기도 하지요.

네 개의 들보는 백 년 넘은 거목이 쓰였는데, 강원도에서 난 금강송입니다.

모두 37그루의 금강송이 선화당의 뼈대가 됐습니다.

기와 역시 특별한데, 숭례문을 복원한 중요무형문화재 이근복 번와장이 전남 나주에서 전통 방식으로 구운 것들을 올렸습니다.

앞마당에는 이렇게 선화당을 마주하고 있는 두 개의 돌이 서 있습니다.

'가석'과 '폐석'입니다.

'아름다울 가'를 쓴 이 돌은 가벼운 죄를 지은 사람은 이 돌을 보고 반성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폐석은 '허파 폐'를 씁니다.

다만, 이 글자에는 속마음이란 뜻도 있습니다.

이 돌은 당시 일종의 신문고 역할을 했는데, 억울한 일을 당한 이들이 돌 앞에서 호소하면, 관원이 나와 얘기를 듣고 해결해줬다고 합니다.

조선의 전라감영은 사실 이보다 웅장했습니다.

오늘 뉴스 스튜디오가 꾸려진 관풍각과 앞서 보여드린 선화당은 감영의 동편 일부에 불과합니다.

내삼문과 이어진, 제 뒤쪽 담벼락 너머 감영의 서편엔 당시 문화적으로 중요한 건물들이 자리했습니다.

전주대사습놀이 통인들의 근무처인 통인청, 임금의 진상품 한지를 만들던 지소가 바로 그것입니다.

서편을 추가로 복원할지, 구체적인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전통문화권역을 꾸리자는 큰 그림에서 복원이 이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큽니다.

[조법종/우석대 역사교육과 교수 : "전주가 자랑하는 출판 인쇄 문화의 한지와 부채를 (만들던) 서편 공간은 전라도 문화를 한국 전통문화의 실질적인 문화 생산과 소비가 됐던 공간이란 점에서 시급한 복원이 필요합니다."]

다시 지은 건물 그 자체로 위용이 느껴지지만, 빈 건물은 의미가 없겠죠.

한옥마을과 풍남문, 객사로 이어지는 관광 자원과 연계할 수 있도록, 감영에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계속 채워야 하는 것도 과제입니다.

어렵게 다시 세운 전라감영이 '재창조, 복원'에 걸맞는 문화 유산이 될 수 있도록 깊은 고민과 노력은 계속돼야 합니다.

KBS 뉴스 오정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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