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F 방역, 멧돼지 잡다 집돼지 놓쳤나?

입력 2020.10.12 (21:35) 수정 2020.10.12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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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방역당국은 지난 1년 동안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퍼지지 않도록 멧돼지를 잡는데 총력을 기울였습니다.

그런데 야생 멧돼지에만 신경을 쓰다 상대적으로 집돼지에는 소홀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이 있습니다.

계속해서 이청초 기자의 보돕니다.

[리포트]

집돼지가 아프리카 돼지열병에 걸린 강원도 화천군에는 도로 한 편을 따라 철제 울타리가 쳐져 있습니다.

야생 멧돼지가 남쪽으로 넘어오지 않도록 길목을 막은 이른바 광역울타립니다.

정부는 ASF 확산의 주범으로 맷돼지를 지목하고 그 동안 멧돼지의 남하를 막는데 주력해 왔습니다.

그 결과, 지난해 말부터 지금까지 모두 3단계에 걸쳐 경기도 파주에서 강원도 고성에 이르는 긴 구간에 울타리가 들어섰습니다.

길이는 무려 620㎞.

서울-부산 거리보다 1.5배 긴 울타립니다.

예산 280억 원이 들었습니다.

멧돼지를 막는 사이 돼지농장 방역은 상대적으로 허술했습니다.

지금 제 뒤로 보이는 곳이 이번에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양돈 농가입니다. 정부가 설치해놓은 광역울타리 안에 있지만, 정작 농장 주변으로 멧돼지를 막을 울타리나 철조망은 보이지 않습니다.

울타리는 개별 돈사에만 쳐져 있습니다.

[화천군 관계자/음성변조 : "농장하고의 경계가 자연 둑으로 형성돼 있어요. 검역본부에서 오셔서 자연둑을 외부 울타리식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전문가의 견해는 다릅니다.

[조호성/전북대 수의과대학 교수 : "실제로 울타리가 마을을 지나가요. 마을 입구는 못 치잖아요. 이미 실효성에 문제가 있는 거예요. 울타리 자체가."]

방역당국은 앞으로 모든 돼지농장에 대해 8가지 방역시설을 설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농장 안팎으로 2중으로 울타리를 치고, 전용 소독실을 따로 마련한다는 겁니다.

[ASF 중앙사고수습본부 관계자/음성변조 : "울타리나 이런 걸 계속 저희가 행정지도로 구축을 해나가고 있었고요. 축산차량에 농가에 들어가는 걸 최소화시키고 있거든요."]

국내에서 처음으로 집돼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확진된 지 1년 만에 돼지 농가를 전면 차단하는 대책이 뒤늦게 나온 것입니다.

KBS 뉴스 이청초입니다.

촬영기자:이장주 최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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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SF 방역, 멧돼지 잡다 집돼지 놓쳤나?
    • 입력 2020-10-12 21:35:55
    • 수정2020-10-12 22: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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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방역당국은 지난 1년 동안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퍼지지 않도록 멧돼지를 잡는데 총력을 기울였습니다.

그런데 야생 멧돼지에만 신경을 쓰다 상대적으로 집돼지에는 소홀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이 있습니다.

계속해서 이청초 기자의 보돕니다.

[리포트]

집돼지가 아프리카 돼지열병에 걸린 강원도 화천군에는 도로 한 편을 따라 철제 울타리가 쳐져 있습니다.

야생 멧돼지가 남쪽으로 넘어오지 않도록 길목을 막은 이른바 광역울타립니다.

정부는 ASF 확산의 주범으로 맷돼지를 지목하고 그 동안 멧돼지의 남하를 막는데 주력해 왔습니다.

그 결과, 지난해 말부터 지금까지 모두 3단계에 걸쳐 경기도 파주에서 강원도 고성에 이르는 긴 구간에 울타리가 들어섰습니다.

길이는 무려 620㎞.

서울-부산 거리보다 1.5배 긴 울타립니다.

예산 280억 원이 들었습니다.

멧돼지를 막는 사이 돼지농장 방역은 상대적으로 허술했습니다.

지금 제 뒤로 보이는 곳이 이번에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양돈 농가입니다. 정부가 설치해놓은 광역울타리 안에 있지만, 정작 농장 주변으로 멧돼지를 막을 울타리나 철조망은 보이지 않습니다.

울타리는 개별 돈사에만 쳐져 있습니다.

[화천군 관계자/음성변조 : "농장하고의 경계가 자연 둑으로 형성돼 있어요. 검역본부에서 오셔서 자연둑을 외부 울타리식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전문가의 견해는 다릅니다.

[조호성/전북대 수의과대학 교수 : "실제로 울타리가 마을을 지나가요. 마을 입구는 못 치잖아요. 이미 실효성에 문제가 있는 거예요. 울타리 자체가."]

방역당국은 앞으로 모든 돼지농장에 대해 8가지 방역시설을 설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농장 안팎으로 2중으로 울타리를 치고, 전용 소독실을 따로 마련한다는 겁니다.

[ASF 중앙사고수습본부 관계자/음성변조 : "울타리나 이런 걸 계속 저희가 행정지도로 구축을 해나가고 있었고요. 축산차량에 농가에 들어가는 걸 최소화시키고 있거든요."]

국내에서 처음으로 집돼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확진된 지 1년 만에 돼지 농가를 전면 차단하는 대책이 뒤늦게 나온 것입니다.

KBS 뉴스 이청초입니다.

촬영기자:이장주 최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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