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버리고 대신 실리?…‘정권재창출’ 이유로 명분 상실

입력 2020.11.02 (21:24) 수정 2020.11.03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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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민주당이 성추행 사건에 연루된 박원순, 오거돈 전시장의 빈 자리를 메우는 내년 4월 보궐선거에 결국, 후보를 내기로 했습니다.

어제(1일)와 그제(31일) 민주당 당원들에게 의견을 물은 결과인데, 응답자의 86%가 서울, 부산 시장 선거에 공천해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민주당의 헌법이라고 할 수 있는 당헌을 보면, '보궐선거 원인을 제공할 경우 후보를 공천하지 않는다'고 돼 있는데, 민주당은 곧바로 이 조항을 수정하는 절차에 들어갔습니다.

임세흠 기잡니다.

[리포트]

민주당은 2015년, 선거에서 연패를 거듭하자, 당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꿔 국민 지지를 얻기 위해 혁신안을 마련했습니다.

당 소속 공직자의 중대 잘못으로 선거를 또 하면 후보를 내지 않겠다는 약속도 이때 포함됐습니다.

강제 조항이었습니다.

[문재인/당시 새정치연합 대표/15.07 : "이 혁신안을 국민의 명령으로 받아들입니다. 우리가 불편하고 두렵고 불안해도 받아들여야 합니다."]

하지만 민주당은 이 약속을 상대 정당을 공격, 비판할 때만 활용한 뒤, 정작 스스로에게는 적용하기 직전에 폐기 수순을 밟았습니다.

민주당이 내세운 이유는 국정과제 완수와 정권 재창출입니다.

이를 위해 내년 재보선 승리가 매우 중요하다고 했는데, 실리를 위해 명분을 포기하겠다는 고백이기도 합니다.

[이낙연/민주당 대표 : "당원들의 뜻이 모아졌다고 해서, 서울과 부산의 시정에 공백을 초래하고 보궐선거를 치르게 한 저희들의 잘못이 면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지난 4월 총선 직전 약속을 뒤집고 위성정당 더불어시민당에 참여했던 때처럼, 이번에도 답을 정해놓고 당원 투표에 책임을 넘겼다는 점도 비판받는 대목입니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국민과의 약속을 당원 투표로 뒤집었다고, 또, 피해자에 대한 3차 가해라고 비판했습니다.

[주호영/국민의힘 원내대표 : "성추행 대한 수사, 처벌, 제대로 된 사과 없이 얼렁뚱땅 넘어가면서..피해자 보호에 대한 개념이 전혀 없는 폭거입니다."]

정의당도 철면피, 제 얼굴에 침뱉기라고 민주당을 꼬집었습니다.

KBS 뉴스 임세흠입니다.

촬영기자:최연송 최원석/영상편집:최정연/그래픽:이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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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혁신 버리고 대신 실리?…‘정권재창출’ 이유로 명분 상실
    • 입력 2020-11-02 21:24:15
    • 수정2020-11-03 08:01:38
    뉴스 9
[앵커]

민주당이 성추행 사건에 연루된 박원순, 오거돈 전시장의 빈 자리를 메우는 내년 4월 보궐선거에 결국, 후보를 내기로 했습니다.

어제(1일)와 그제(31일) 민주당 당원들에게 의견을 물은 결과인데, 응답자의 86%가 서울, 부산 시장 선거에 공천해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민주당의 헌법이라고 할 수 있는 당헌을 보면, '보궐선거 원인을 제공할 경우 후보를 공천하지 않는다'고 돼 있는데, 민주당은 곧바로 이 조항을 수정하는 절차에 들어갔습니다.

임세흠 기잡니다.

[리포트]

민주당은 2015년, 선거에서 연패를 거듭하자, 당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꿔 국민 지지를 얻기 위해 혁신안을 마련했습니다.

당 소속 공직자의 중대 잘못으로 선거를 또 하면 후보를 내지 않겠다는 약속도 이때 포함됐습니다.

강제 조항이었습니다.

[문재인/당시 새정치연합 대표/15.07 : "이 혁신안을 국민의 명령으로 받아들입니다. 우리가 불편하고 두렵고 불안해도 받아들여야 합니다."]

하지만 민주당은 이 약속을 상대 정당을 공격, 비판할 때만 활용한 뒤, 정작 스스로에게는 적용하기 직전에 폐기 수순을 밟았습니다.

민주당이 내세운 이유는 국정과제 완수와 정권 재창출입니다.

이를 위해 내년 재보선 승리가 매우 중요하다고 했는데, 실리를 위해 명분을 포기하겠다는 고백이기도 합니다.

[이낙연/민주당 대표 : "당원들의 뜻이 모아졌다고 해서, 서울과 부산의 시정에 공백을 초래하고 보궐선거를 치르게 한 저희들의 잘못이 면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지난 4월 총선 직전 약속을 뒤집고 위성정당 더불어시민당에 참여했던 때처럼, 이번에도 답을 정해놓고 당원 투표에 책임을 넘겼다는 점도 비판받는 대목입니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국민과의 약속을 당원 투표로 뒤집었다고, 또, 피해자에 대한 3차 가해라고 비판했습니다.

[주호영/국민의힘 원내대표 : "성추행 대한 수사, 처벌, 제대로 된 사과 없이 얼렁뚱땅 넘어가면서..피해자 보호에 대한 개념이 전혀 없는 폭거입니다."]

정의당도 철면피, 제 얼굴에 침뱉기라고 민주당을 꼬집었습니다.

KBS 뉴스 임세흠입니다.

촬영기자:최연송 최원석/영상편집:최정연/그래픽:이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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