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은 ‘동백전’…결국 감사원 감사 청구

입력 2020.11.12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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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는 부산 지역화폐 동백전 운영대행사인 KT의 협약 미이행 사실과 부산시의 안일한 대응에 대해 계속해서 짚어왔습니다.

보도 이후, 지난 9일 KT는 협약 만료 한 달여 를 앞두고 공식 이행 계획을 발표했는데, 취재 결과 이마저도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결국, 시민단체가 감사 청구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살펴봅니다.


■ 이용자 혜택 강화? '생색내기' 협약 이행

지난 9일, 동백전 운영대행사 KT는 'KT, 동백전으로 부산지역 경제 활성화에 최선'이라는 보도자료를 내놨습니다. 동백전 사업운영이 미흡하다는 지적에 대해 주어진 기간, 그러니까 한 달 안에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내용입니다.

그렇다면 이 사업들, KT의 말대로 서비스 이용 편의성을 높이고 이용자 혜택을 강화하고 있을까요?


우선 '상생 업체 추가 할인 제공'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상생 업체'로 지정된 업체를 이용하면, 기존에 제공하던 최대 10% 캐시백 혜택에 더해 추가 할인을 해주겠다는 겁니다.

앱에 나와 있는 업체에 전화를 걸어봤습니다. 대부분 업체는 해당 혜택 내용에 대해 '금시초문'이라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동백전 앱 안에 본인들의 점포가 포함돼 있는 것조차 모르는 업체들도 있었습니다. 기자에게 해당 화면을 캡쳐해 보내달라는 주인도 있었습니다.

상생점포에 등록된 사실은 알더라도, 할인 혜택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지점들도 많았습니다. 부산시와 KT는 캐시백 제공 외에 추가로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는데요. 업체들은 모두 캐시백을 주는 것이 할인일 뿐 추가 할인은 없다고 얘기했습니다.

취재진이 이 문제를 지적하자, 부산시 관계자는 "업체들이 모를 리가 없다며 확인해보겠다."고 해명했습니다.

'QR 직가맹점 대상 지역화폐 재유통 사업'도 살펴보겠습니다.

가맹점주들이 수익 일부를 지역화폐로 전환해 사용할 수 있다는 건데요. 하지만 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에 따르면, 대부분의 가맹점주는 재유통 사업이 무엇인지, 어떻게 활용하는지 잘 모른다고 합니다.

또 해당 사업과 관련해 부산시나 운영대행사로부터 사용법 등에 대해 공지 한 번 받은 적이 없다고 가맹점주들은 입을 모아 말했습니다.

무엇을 근거로 KT가 해당 사업을 통해 가맹점주의 편의와 혜택을 확대했다는 것인지 의문이 드는 지점입니다.

■ 한차례 '반려'된 대행사 다시 지정?


'모바일 쇼핑몰' 구축 역시 여전히 논란입니다. 동백전 내 모바일 쇼핑몰은 원래 계획대로라면 올해 9월까지 만들어져야 했습니다.

KT는 12월 안에 쇼핑몰을 만들겠다며, 최근 쇼핑몰 운영사를 지정했는데요. 부산시 지역 화폐 정책위원회에서 사업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한차례 반려했던 업체로 확인됐습니다.

당시 지역 화폐 정책위원회는 해당 업체에 지불해야 하는 수수료가 높을 뿐만 아니라, 부산기반 지역 업체가 아니라는 이유로 다른 업체 선정을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KT는 결국, 이곳을 운영업체로 선정했습니다.

연내에 구축하려면 해당 업체가 가장 적절하다는 이유에서입니다. 또, KT는 해당 운영업체의 수수료가 '8%'으로 저렴한 편이라고 홍보했는데요.

비교 대상은 민간 온라인 쇼핑몰 업체입니다. 온라인 쇼핑몰 수수료가 최소 5%~최대 12%인데 비해 수수료가 낮다는 겁니다.

이에 시민단체들은 애초 동백전 취지 자체가 지역 소상공인들을 돕기 위해 수수료 없이 최대한 운영하도록 설계한 것인데, 공공사업 수수료를 민간업체 수수료와 일률적으로 비교하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며 비판했습니다.

KT는 또 인천 지역 화폐 쇼핑몰 수수료보다도 부산이 수수료가 낮다고 홍보했는데요. 과연 그럴까요?

인천은 인천 지역 업체에는 수수료를 받지 않습니다. 지역 외 업체에는 수수료 12%에서 15%를 받습니다. 지역 화폐 취지가 지역 내 소상공인을 살리는 것이기 때문에 지역 내 업체에는 수수료를 받지 않는 거죠.

전문가들은 KT와 부산시가 이런 속사정은 이야기하지 않고, 숫자만 내세워 수수료가 낮다고 홍보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QR코드 활용서비스 확대 역시 차질 없이 12월 안에 가능할까요?

KT는 무조건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협약기관인 부산은행 측은 취재진에 아직 단언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부산은행은 해당 사업이 아직 초기 단계, 즉 협의 단계라 12월에 사업이 확정된다고 말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 "KT 운영대행사 재지정 안 돼", 시민단체 감사 청구

결국, 부산 참여연대·부산 경실련· 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 등 시민단체들이 감사 청구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최근 부산시와 KT가 내놓은 자료들은 운영대행사 재선정을 앞두고 시행한 '보여주기식', '생색내기' 행태라는 지적입니다.

이번 감사를 통해 동백전 운영대행사 선정부터 협약 이행 과정에서의 협약 검증 등 모든 절차상의 의혹을 제기하기로 했습니다.

상황이 이런 데도, 부산시는 여전히 "KT는 공기업이다 보니 협약을 이행할 것이라 믿고, 신뢰하고 있다."고 말할 뿐 어떤 대책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연관기사] 결국 KT만 100억 꿀꺽?…부산 지역 화폐 ‘동백전’ 협약부터 부실
http://news.kbs.co.kr/news/view.do?ncd=5030045

[연관기사] KT에 100억 주고 부산시 ‘나몰라라’…갈 길 잃은 ‘동백전’
http://news.kbs.co.kr/news/view.do?ncd=50373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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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말 많은 ‘동백전’…결국 감사원 감사 청구
    • 입력 2020-11-12 15:25:52
    취재K

KBS는 부산 지역화폐 동백전 운영대행사인 KT의 협약 미이행 사실과 부산시의 안일한 대응에 대해 계속해서 짚어왔습니다.

보도 이후, 지난 9일 KT는 협약 만료 한 달여 를 앞두고 공식 이행 계획을 발표했는데, 취재 결과 이마저도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결국, 시민단체가 감사 청구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살펴봅니다.


■ 이용자 혜택 강화? '생색내기' 협약 이행

지난 9일, 동백전 운영대행사 KT는 'KT, 동백전으로 부산지역 경제 활성화에 최선'이라는 보도자료를 내놨습니다. 동백전 사업운영이 미흡하다는 지적에 대해 주어진 기간, 그러니까 한 달 안에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내용입니다.

그렇다면 이 사업들, KT의 말대로 서비스 이용 편의성을 높이고 이용자 혜택을 강화하고 있을까요?


우선 '상생 업체 추가 할인 제공'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상생 업체'로 지정된 업체를 이용하면, 기존에 제공하던 최대 10% 캐시백 혜택에 더해 추가 할인을 해주겠다는 겁니다.

앱에 나와 있는 업체에 전화를 걸어봤습니다. 대부분 업체는 해당 혜택 내용에 대해 '금시초문'이라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동백전 앱 안에 본인들의 점포가 포함돼 있는 것조차 모르는 업체들도 있었습니다. 기자에게 해당 화면을 캡쳐해 보내달라는 주인도 있었습니다.

상생점포에 등록된 사실은 알더라도, 할인 혜택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지점들도 많았습니다. 부산시와 KT는 캐시백 제공 외에 추가로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는데요. 업체들은 모두 캐시백을 주는 것이 할인일 뿐 추가 할인은 없다고 얘기했습니다.

취재진이 이 문제를 지적하자, 부산시 관계자는 "업체들이 모를 리가 없다며 확인해보겠다."고 해명했습니다.

'QR 직가맹점 대상 지역화폐 재유통 사업'도 살펴보겠습니다.

가맹점주들이 수익 일부를 지역화폐로 전환해 사용할 수 있다는 건데요. 하지만 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에 따르면, 대부분의 가맹점주는 재유통 사업이 무엇인지, 어떻게 활용하는지 잘 모른다고 합니다.

또 해당 사업과 관련해 부산시나 운영대행사로부터 사용법 등에 대해 공지 한 번 받은 적이 없다고 가맹점주들은 입을 모아 말했습니다.

무엇을 근거로 KT가 해당 사업을 통해 가맹점주의 편의와 혜택을 확대했다는 것인지 의문이 드는 지점입니다.

■ 한차례 '반려'된 대행사 다시 지정?


'모바일 쇼핑몰' 구축 역시 여전히 논란입니다. 동백전 내 모바일 쇼핑몰은 원래 계획대로라면 올해 9월까지 만들어져야 했습니다.

KT는 12월 안에 쇼핑몰을 만들겠다며, 최근 쇼핑몰 운영사를 지정했는데요. 부산시 지역 화폐 정책위원회에서 사업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한차례 반려했던 업체로 확인됐습니다.

당시 지역 화폐 정책위원회는 해당 업체에 지불해야 하는 수수료가 높을 뿐만 아니라, 부산기반 지역 업체가 아니라는 이유로 다른 업체 선정을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KT는 결국, 이곳을 운영업체로 선정했습니다.

연내에 구축하려면 해당 업체가 가장 적절하다는 이유에서입니다. 또, KT는 해당 운영업체의 수수료가 '8%'으로 저렴한 편이라고 홍보했는데요.

비교 대상은 민간 온라인 쇼핑몰 업체입니다. 온라인 쇼핑몰 수수료가 최소 5%~최대 12%인데 비해 수수료가 낮다는 겁니다.

이에 시민단체들은 애초 동백전 취지 자체가 지역 소상공인들을 돕기 위해 수수료 없이 최대한 운영하도록 설계한 것인데, 공공사업 수수료를 민간업체 수수료와 일률적으로 비교하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며 비판했습니다.

KT는 또 인천 지역 화폐 쇼핑몰 수수료보다도 부산이 수수료가 낮다고 홍보했는데요. 과연 그럴까요?

인천은 인천 지역 업체에는 수수료를 받지 않습니다. 지역 외 업체에는 수수료 12%에서 15%를 받습니다. 지역 화폐 취지가 지역 내 소상공인을 살리는 것이기 때문에 지역 내 업체에는 수수료를 받지 않는 거죠.

전문가들은 KT와 부산시가 이런 속사정은 이야기하지 않고, 숫자만 내세워 수수료가 낮다고 홍보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QR코드 활용서비스 확대 역시 차질 없이 12월 안에 가능할까요?

KT는 무조건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협약기관인 부산은행 측은 취재진에 아직 단언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부산은행은 해당 사업이 아직 초기 단계, 즉 협의 단계라 12월에 사업이 확정된다고 말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 "KT 운영대행사 재지정 안 돼", 시민단체 감사 청구

결국, 부산 참여연대·부산 경실련· 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 등 시민단체들이 감사 청구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최근 부산시와 KT가 내놓은 자료들은 운영대행사 재선정을 앞두고 시행한 '보여주기식', '생색내기' 행태라는 지적입니다.

이번 감사를 통해 동백전 운영대행사 선정부터 협약 이행 과정에서의 협약 검증 등 모든 절차상의 의혹을 제기하기로 했습니다.

상황이 이런 데도, 부산시는 여전히 "KT는 공기업이다 보니 협약을 이행할 것이라 믿고, 신뢰하고 있다."고 말할 뿐 어떤 대책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연관기사] 결국 KT만 100억 꿀꺽?…부산 지역 화폐 ‘동백전’ 협약부터 부실
http://news.kbs.co.kr/news/view.do?ncd=5030045

[연관기사] KT에 100억 주고 부산시 ‘나몰라라’…갈 길 잃은 ‘동백전’
http://news.kbs.co.kr/news/view.do?ncd=50373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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