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둘러싼 고층 아파트, 허가 어떻게?…부실 편법 심의 의혹

입력 2020.11.23 (06:28) 수정 2020.11.23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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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부산에 있는 국가 사적 '복천 고분' 주위에 고층 아파트 건축이 허가났습니다.

지정문화재 구역에서 큰 건물을 지을 경우 까다로운 문화재 심의를 거쳐야 하는데 어떻게 건축허가가 났을까요?

아파트 건축의 심의와 승인, 허가 과정을 KBS가 추적했습니다.

이도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국가사적 '복천 고분'과 부산시 지정문화재 동래읍성을 비롯해 문화재 14군데가 밀집한 지역입니다.

2018년 이 지역에 최고 32층 아파트 건축안이 승인받았습니다.

부산시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통과해 해발 50미터의 높이 제한을 벗었습니다.

문화재위원회가 아파트 건축안을 만장일치로 승인했습니다.

하지만 KBS가 입수한 2018년도 부산시 문화재위원회 회의록을 보면 문화재위원 절반이 이 아파트 건축안을 반대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문화재 보호 조례에 따라 안건이 통과하려면 위원회 과반수가 찬성해야 합니다.

그러나 표결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김두철/부산대 고고학과 교수/부산시 문화재위원 : "투표한다든지, 의견을 조율하는 과정 없이 그중에서 몇 개 잡아서 층수를 약하게 한다든지 조정하면서 그냥 통과시켜 버린 거에요."]

고층 건축안에 찬성했던 위원장은 기억이 없다고 말합니다.

[당시 부산시 문화재위원장/음성변조 : "정확하게 기억도 못 하겠고...고분이 있다 하더라도, 어느 정도 재산권이라든가 이런 데 대해서도 조금은 고려가 돼야..."]

일부 위원들은 조합원들에게 협박까지 받았습니다.

[서치상/부산대 건축학과 교수/前부산시 문화재위원 : "그런 전화가 올 줄은 내가 꿈에도 생각을 못 했으니까. 심한 욕설을 했다는 기억이 남아있죠."]

속임수나 부정한 방법을 통해 건축허가가 났을 경우 승인권을 가진 자치단체장이 허가를 취소할 수 있습니다.

KBS 뉴스 이도은입니다.

촬영기자:류석민/영상편집:김종수/그래픽 조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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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재 둘러싼 고층 아파트, 허가 어떻게?…부실 편법 심의 의혹
    • 입력 2020-11-23 06:28:24
    • 수정2020-11-23 07: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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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부산에 있는 국가 사적 '복천 고분' 주위에 고층 아파트 건축이 허가났습니다.

지정문화재 구역에서 큰 건물을 지을 경우 까다로운 문화재 심의를 거쳐야 하는데 어떻게 건축허가가 났을까요?

아파트 건축의 심의와 승인, 허가 과정을 KBS가 추적했습니다.

이도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국가사적 '복천 고분'과 부산시 지정문화재 동래읍성을 비롯해 문화재 14군데가 밀집한 지역입니다.

2018년 이 지역에 최고 32층 아파트 건축안이 승인받았습니다.

부산시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통과해 해발 50미터의 높이 제한을 벗었습니다.

문화재위원회가 아파트 건축안을 만장일치로 승인했습니다.

하지만 KBS가 입수한 2018년도 부산시 문화재위원회 회의록을 보면 문화재위원 절반이 이 아파트 건축안을 반대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문화재 보호 조례에 따라 안건이 통과하려면 위원회 과반수가 찬성해야 합니다.

그러나 표결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김두철/부산대 고고학과 교수/부산시 문화재위원 : "투표한다든지, 의견을 조율하는 과정 없이 그중에서 몇 개 잡아서 층수를 약하게 한다든지 조정하면서 그냥 통과시켜 버린 거에요."]

고층 건축안에 찬성했던 위원장은 기억이 없다고 말합니다.

[당시 부산시 문화재위원장/음성변조 : "정확하게 기억도 못 하겠고...고분이 있다 하더라도, 어느 정도 재산권이라든가 이런 데 대해서도 조금은 고려가 돼야..."]

일부 위원들은 조합원들에게 협박까지 받았습니다.

[서치상/부산대 건축학과 교수/前부산시 문화재위원 : "그런 전화가 올 줄은 내가 꿈에도 생각을 못 했으니까. 심한 욕설을 했다는 기억이 남아있죠."]

속임수나 부정한 방법을 통해 건축허가가 났을 경우 승인권을 가진 자치단체장이 허가를 취소할 수 있습니다.

KBS 뉴스 이도은입니다.

촬영기자:류석민/영상편집:김종수/그래픽 조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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