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톡] 달 탐사에 숨겨진 중국의 야심…“미국 넘어서겠다”

입력 2020.11.25 (11:0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중국이 달 탐사선 '창어 5호'를 쏘아 올렸습니다. 2003년 달 탐사 계획인, 창어(嫦娥) 계획을 언급한 지 17년 만의 성과입니다.

[관련기사] [영상] 中 무인 달 탐사선 ‘창어 5호’ 발사 성공

창어 5호가 달의 암석을 가져오는 임무에 성공하면, 중국은 달의 물질을 지구로 가져온 3번째 국가가 됩니다. 앞서 미국과 소련이 있었습니다.

중국은 나아가 2025년 달에 기지를 건설하고, 2030년 사람을 머물게 하겠다는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굳이 달에 가려는 이유가 뭘까요.

■ 창어 계획으로 우주탐사 주도권 목표

달과 지구 사이의 거리는 약 40만km입니다. 지상 400km 높이에 떠 있는 국제우주정거장의 1,000배 거리입니다. 그만큼 연료가 필요하고, 궤도 계산이 있어야 합니다. 달 탐사는 고도의 우주 기술이 집약돼야만 가능합니다.

냉전 시대 미국과 소련이 소위 '문 레이스(moon race, 달 탐사 경쟁)'를 통해 국력을 과시한 것도 그래서입니다. 미소 간 경쟁은 1969년 11월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하며 미국의 승리로 끝났죠. 소련은 1976년 루나 24호를 마지막으로 달 탐사를 그만뒀습니다.

아폴로 11호아폴로 11호

앞서 미국도 1971년 아폴로 14호를 끝으로 아폴로 임무를 중단했습니다. 이로써 인류의 달 탐사는 잠시 멈춰선 상태였죠.

그런데 소위 G2로 불리며 각종 부문에서 미국과 경쟁을 벌이던 중국이 2003년 창어 계획을 들고 나옵니다. 달에 탐사선을 보내 암석을 채취하고, 나아가 거주지를 만들겠다는 구상이었습니다. 달 탐사에서 미국을 제치고, 앞으로 전개될 우주 탐사에서 주도권을 갖겠다는 의도였습니다.

미국 역시 가만있을 순 없었죠. 이듬해인 2004년 부시 미 대통령은 '컨스텔레이션' 계획을 발표합니다. 다시 한번 달에 사람을 보내겠다는 내용이었죠.

그러나 미국의 달 탐사는 원활히 흘러가지 않았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 여파로 2010년 컨스텔레이션 계획은 취소되고 맙니다. 이대로 끝나는가 싶었던 미국의 달 탐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아르테미스' 계획에 서명하며 극적으로 되살아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재선을 염두에 두고 내린 결정이었다는 게 중론이지만, 어쨌든 미국은 아르테미스 계획하에 2024년까지 달에 사람을 보내기로 합니다.

■ 달 포괄하는 경제권 구축.."미국 넘어서겠다"

부침이 있던 미국과 달리 중국은 공산당 체제에서 꾸준히 달 탐사 계획을 진행해 왔습니다.

2007년 달 궤도에 진입한 창어 1호를 시작으로, 2010년 창어 2호, 2013년 창어 3호, 2019년 창어 4호를 잇달아 발사했습니다.

특히 창어 4호는 인류 최초로 달 뒷면에 탐사선을 착륙시켜 전 세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중국의 우주 탐사 기술이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증거였습니다.

창어 5호창어 5호

지난해 중국은 2050년까지 지구와 달을 포괄하는 우주경제권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내놨습니다. 지구-달 사이에 교통 시스템 등을 구축해 연간 10조 달러의 시장을 만들겠다는 내용입니다.

사실상, 우주 탐사에서 미국을 넘어서겠다는 표현입니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는 "중국 정부는 미국 주도의 우주질서를 깨고 싶어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렇듯 달 탐사를 기반으로 중국이 우주 산업에서 영향력을 키워가자, 미국은 우려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9월 짐 브라이든스타인 미 나사 국장은 의회에서 "우주 탐사에서 미국의 존재감을 유지해야 한다"며 대응책 마련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창어'는 중국 신화에 나오는 달의 여신입니다. 여신을 달에 앉히겠다는 중국의 구상이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테크톡] 달 탐사에 숨겨진 중국의 야심…“미국 넘어서겠다”
    • 입력 2020-11-25 11:00:02
    취재K

중국이 달 탐사선 '창어 5호'를 쏘아 올렸습니다. 2003년 달 탐사 계획인, 창어(嫦娥) 계획을 언급한 지 17년 만의 성과입니다.

[관련기사] [영상] 中 무인 달 탐사선 ‘창어 5호’ 발사 성공

창어 5호가 달의 암석을 가져오는 임무에 성공하면, 중국은 달의 물질을 지구로 가져온 3번째 국가가 됩니다. 앞서 미국과 소련이 있었습니다.

중국은 나아가 2025년 달에 기지를 건설하고, 2030년 사람을 머물게 하겠다는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굳이 달에 가려는 이유가 뭘까요.

■ 창어 계획으로 우주탐사 주도권 목표

달과 지구 사이의 거리는 약 40만km입니다. 지상 400km 높이에 떠 있는 국제우주정거장의 1,000배 거리입니다. 그만큼 연료가 필요하고, 궤도 계산이 있어야 합니다. 달 탐사는 고도의 우주 기술이 집약돼야만 가능합니다.

냉전 시대 미국과 소련이 소위 '문 레이스(moon race, 달 탐사 경쟁)'를 통해 국력을 과시한 것도 그래서입니다. 미소 간 경쟁은 1969년 11월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하며 미국의 승리로 끝났죠. 소련은 1976년 루나 24호를 마지막으로 달 탐사를 그만뒀습니다.

아폴로 11호
앞서 미국도 1971년 아폴로 14호를 끝으로 아폴로 임무를 중단했습니다. 이로써 인류의 달 탐사는 잠시 멈춰선 상태였죠.

그런데 소위 G2로 불리며 각종 부문에서 미국과 경쟁을 벌이던 중국이 2003년 창어 계획을 들고 나옵니다. 달에 탐사선을 보내 암석을 채취하고, 나아가 거주지를 만들겠다는 구상이었습니다. 달 탐사에서 미국을 제치고, 앞으로 전개될 우주 탐사에서 주도권을 갖겠다는 의도였습니다.

미국 역시 가만있을 순 없었죠. 이듬해인 2004년 부시 미 대통령은 '컨스텔레이션' 계획을 발표합니다. 다시 한번 달에 사람을 보내겠다는 내용이었죠.

그러나 미국의 달 탐사는 원활히 흘러가지 않았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 여파로 2010년 컨스텔레이션 계획은 취소되고 맙니다. 이대로 끝나는가 싶었던 미국의 달 탐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아르테미스' 계획에 서명하며 극적으로 되살아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재선을 염두에 두고 내린 결정이었다는 게 중론이지만, 어쨌든 미국은 아르테미스 계획하에 2024년까지 달에 사람을 보내기로 합니다.

■ 달 포괄하는 경제권 구축.."미국 넘어서겠다"

부침이 있던 미국과 달리 중국은 공산당 체제에서 꾸준히 달 탐사 계획을 진행해 왔습니다.

2007년 달 궤도에 진입한 창어 1호를 시작으로, 2010년 창어 2호, 2013년 창어 3호, 2019년 창어 4호를 잇달아 발사했습니다.

특히 창어 4호는 인류 최초로 달 뒷면에 탐사선을 착륙시켜 전 세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중국의 우주 탐사 기술이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증거였습니다.

창어 5호
지난해 중국은 2050년까지 지구와 달을 포괄하는 우주경제권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내놨습니다. 지구-달 사이에 교통 시스템 등을 구축해 연간 10조 달러의 시장을 만들겠다는 내용입니다.

사실상, 우주 탐사에서 미국을 넘어서겠다는 표현입니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는 "중국 정부는 미국 주도의 우주질서를 깨고 싶어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렇듯 달 탐사를 기반으로 중국이 우주 산업에서 영향력을 키워가자, 미국은 우려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9월 짐 브라이든스타인 미 나사 국장은 의회에서 "우주 탐사에서 미국의 존재감을 유지해야 한다"며 대응책 마련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창어'는 중국 신화에 나오는 달의 여신입니다. 여신을 달에 앉히겠다는 중국의 구상이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