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 발표 앞두고 계약 앞당겨”…내부정보 실제 유출됐나?

입력 2021.03.15 (21:19) 수정 2021.03.15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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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LH 직원 땅 투기의혹 수사에 착수한 경찰이 토지보상 담당자였던 강 모 씨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강 씨와 지인들이 광명과 시흥 일대에서 여러 건의 토지 거래를 했는데, 실제 광명시흥지구가 신도시 예정지로 발표되기 직전인 올해 1월, 이들이 예정보다 서둘러 계약을 한 정황이 K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조혜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3기 신도시로 지정된 광명시흥 지구 내 5천 제곱미터 규모의 농지입니다.

이 땅은 지난 1월 매매돼 주인이 바뀌었습니다.

그런데 원래 땅 주인은 거래 과정에서 이상한 일을 겪었다고 합니다.

당초 3월 말 땅을 넘기기로 했었는데 1월 23일, 매수인 측이 불과 5일 후에 잔금을 모두 주겠다며 계약서를 다시 쓰자고 제안했다는 겁니다.

[A 씨/전 소유주/음성변조 : “3월 29일날 우리가 잔금을 받기로 했던 거야, 본래. 먼저 거(계약서)는 회수를 하고 이거를 다시 쓴 거라고...”]

계약을 파기하려는 또 다른 매도인에게는 위약금으로 계약금의 2배를 요구하며 어떻게든 땅을 사려 했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B 씨/전 소유주/음성변조 : “예감이 안 좋아서 해약하자고 했어요. 부동산에다가. 그랬더니 2배로 물어내야 한다 그래가지고... 돈이 갑자기 1억 이상이 어딨어요.”]

결국 거래가 이뤄졌는데, 광명시흥신도시 발표를 한 달가량 앞둔 시점이었습니다.

땅을 구입한 명의자는 모두 5명이었습니다.

[A 씨/전 토지 소유주/음성변조 : “자기가 그래, (매수자가) 우리 아들들인데 아들들하고 같이 사는 거라고 그러더라고....”]

아들들 명의로 사겠다고 한 사람은 알고 보니 임 모 씨였습니다.

임 씨는 과천 주암지구 개발을 반대하는 주민 대표로 일하면서 LH 보상 담당이었던 강 모 씨와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진 인물입니다.

임 씨의 아들 등은 땅을 산 뒤 소유권을 약 천 제곱미터씩 다섯 명의 지분으로 쪼갰습니다.

이들은 기존의 밭을 갈아엎고 나무를 심을 계획이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모두 보상금을 높이기 위한 전형적인 수법들입니다.

[A 씨/전 소유주/음성변조 : “평평하게 만들어서 밭을 만든다는 거야. 전부 나무를 심는대, 자기들은. 외래종 심는다고 했어.”]

임 씨와 LH 직원 강 씨는 이 거래가 있었던 날 광명시흥 지구 인근에서 또 다른 농지 2천6백 제곱미터를 함께 구입하기도 했습니다.

KBS 뉴스 조혜진입니다.

촬영기자:조용호·송혜성/영상편집:최민경/그래픽:이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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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도시 발표 앞두고 계약 앞당겨”…내부정보 실제 유출됐나?
    • 입력 2021-03-15 21:19:53
    • 수정2021-03-15 21:4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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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LH 직원 땅 투기의혹 수사에 착수한 경찰이 토지보상 담당자였던 강 모 씨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강 씨와 지인들이 광명과 시흥 일대에서 여러 건의 토지 거래를 했는데, 실제 광명시흥지구가 신도시 예정지로 발표되기 직전인 올해 1월, 이들이 예정보다 서둘러 계약을 한 정황이 K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조혜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3기 신도시로 지정된 광명시흥 지구 내 5천 제곱미터 규모의 농지입니다.

이 땅은 지난 1월 매매돼 주인이 바뀌었습니다.

그런데 원래 땅 주인은 거래 과정에서 이상한 일을 겪었다고 합니다.

당초 3월 말 땅을 넘기기로 했었는데 1월 23일, 매수인 측이 불과 5일 후에 잔금을 모두 주겠다며 계약서를 다시 쓰자고 제안했다는 겁니다.

[A 씨/전 소유주/음성변조 : “3월 29일날 우리가 잔금을 받기로 했던 거야, 본래. 먼저 거(계약서)는 회수를 하고 이거를 다시 쓴 거라고...”]

계약을 파기하려는 또 다른 매도인에게는 위약금으로 계약금의 2배를 요구하며 어떻게든 땅을 사려 했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B 씨/전 소유주/음성변조 : “예감이 안 좋아서 해약하자고 했어요. 부동산에다가. 그랬더니 2배로 물어내야 한다 그래가지고... 돈이 갑자기 1억 이상이 어딨어요.”]

결국 거래가 이뤄졌는데, 광명시흥신도시 발표를 한 달가량 앞둔 시점이었습니다.

땅을 구입한 명의자는 모두 5명이었습니다.

[A 씨/전 토지 소유주/음성변조 : “자기가 그래, (매수자가) 우리 아들들인데 아들들하고 같이 사는 거라고 그러더라고....”]

아들들 명의로 사겠다고 한 사람은 알고 보니 임 모 씨였습니다.

임 씨는 과천 주암지구 개발을 반대하는 주민 대표로 일하면서 LH 보상 담당이었던 강 모 씨와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진 인물입니다.

임 씨의 아들 등은 땅을 산 뒤 소유권을 약 천 제곱미터씩 다섯 명의 지분으로 쪼갰습니다.

이들은 기존의 밭을 갈아엎고 나무를 심을 계획이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모두 보상금을 높이기 위한 전형적인 수법들입니다.

[A 씨/전 소유주/음성변조 : “평평하게 만들어서 밭을 만든다는 거야. 전부 나무를 심는대, 자기들은. 외래종 심는다고 했어.”]

임 씨와 LH 직원 강 씨는 이 거래가 있었던 날 광명시흥 지구 인근에서 또 다른 농지 2천6백 제곱미터를 함께 구입하기도 했습니다.

KBS 뉴스 조혜진입니다.

촬영기자:조용호·송혜성/영상편집:최민경/그래픽:이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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