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6개 후보 ‘미나리’…윤여정, 첫 배우상도 노린다

입력 2021.03.16 (21:45) 수정 2021.03.16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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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환하게 웃으면서 기뻐하더니, 곧 양 볼까지 꼬집어가며 눈물을 쏟아냅니다.

영화 '미나리'의 여덟 살 꼬마 배우 앨런 김의 수상소감입니다.

지난 7일, 미국 비평가협회 시상식에서 아역상을 받았습니다.

서툴지만 깜찍한 한국어 수상소감, “감사합니다” 에 이어서 이번에 더 기분 좋은 소식, 들을 수 있을까요?

이 '미나리'가 미국 아카데미상 6개 부문에서 경쟁을 벌이게 됐습니다.

특히, 윤여정 씨는 한국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습니다.

김지선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미나리의 윤여정!”]

미국 아카데미 여우 조연상 후보로 한국 배우 이름 석 자가 처음으로 호명되는 순간입니다.

지난해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4관왕을 석권했지만, 배우상은 후보에도 오르지 못했습니다.

영화 데뷔 50년 만이자, 74살 나이에 한국 영화사를 새로 쓴 겁니다.

[윤여정/‘미나리’ 배우 : “난 멍해지는 느낌이라 그냥 친구를 껴안고 있었어요. 전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죠. 아카데미 후보 지명은 나에겐 그냥 다른 세계 이야기였어요.”]

80년대 미국으로 이주한 한인 가족의 정착기를 그린 ‘미나리’.

윤여정은 손주들을 돌보는 할머니 역을 맡았는데, 손주들에게 화투를 가르치고,

[“야, 뻑났다 비켜라 이놈아.”]

프로 레슬링 경기를 즐겨보는, 전형성을 깬 ‘윤여정 표’ 할머니를 만들어냈습니다.

[“할머니는 진짜 할머니 같지 않아요. (할머니 같은 게 뭔데?) 쿠키도 만들고, 나쁜 말도 안 하고, 남자 팬티도 안 입고.”]

그러나 몸이 약한 손자에게 힘이 세질 거라고 격려하고, 척박한 땅을 일구는 딸과 사위에게 어디서나 잘 자라는 미나리의 희망을 심어 준 사람이기도 합니다.

[“할머니가 한국서 미나리 씨 갖고 왔다.”]

미나리는 여우조연상뿐만 아니라 아카데미 최고 영예인 작품상을 포함해 감독, 남우주연, 각본, 음악상 등 모두 6개 부문 후보에 올랐습니다.

한국 배우가 출연하고 한국어 대사가 주를 이루지만, 이민자들의 나라 미국에서 ‘미나리는 바로 내 이야기’란 공감대를 이끌어낸 겁니다.

[강유정/영화 평론가 : “미국이란 하나의 덩어리로 생각했던 나라의 역사와 근원, (미국인들이 갖고 있는) 조금씩의 결핍감과 상실감 같은 것을 이 영화가 한꺼번에 환기하는 효과를 갖고 있습니다.”]

미국 언론들은 미나리가 아카데미 역사를 새롭게 썼다며 수상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두 달 연기된 93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다음 달 25일에 열립니다.

KBS 뉴스 김지선입니다.

촬영기자:강승혁/영상편집:김용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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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카데미 6개 후보 ‘미나리’…윤여정, 첫 배우상도 노린다
    • 입력 2021-03-16 21:45:02
    • 수정2021-03-16 22:12:37
    뉴스 9
[앵커]

환하게 웃으면서 기뻐하더니, 곧 양 볼까지 꼬집어가며 눈물을 쏟아냅니다.

영화 '미나리'의 여덟 살 꼬마 배우 앨런 김의 수상소감입니다.

지난 7일, 미국 비평가협회 시상식에서 아역상을 받았습니다.

서툴지만 깜찍한 한국어 수상소감, “감사합니다” 에 이어서 이번에 더 기분 좋은 소식, 들을 수 있을까요?

이 '미나리'가 미국 아카데미상 6개 부문에서 경쟁을 벌이게 됐습니다.

특히, 윤여정 씨는 한국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습니다.

김지선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미나리의 윤여정!”]

미국 아카데미 여우 조연상 후보로 한국 배우 이름 석 자가 처음으로 호명되는 순간입니다.

지난해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4관왕을 석권했지만, 배우상은 후보에도 오르지 못했습니다.

영화 데뷔 50년 만이자, 74살 나이에 한국 영화사를 새로 쓴 겁니다.

[윤여정/‘미나리’ 배우 : “난 멍해지는 느낌이라 그냥 친구를 껴안고 있었어요. 전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죠. 아카데미 후보 지명은 나에겐 그냥 다른 세계 이야기였어요.”]

80년대 미국으로 이주한 한인 가족의 정착기를 그린 ‘미나리’.

윤여정은 손주들을 돌보는 할머니 역을 맡았는데, 손주들에게 화투를 가르치고,

[“야, 뻑났다 비켜라 이놈아.”]

프로 레슬링 경기를 즐겨보는, 전형성을 깬 ‘윤여정 표’ 할머니를 만들어냈습니다.

[“할머니는 진짜 할머니 같지 않아요. (할머니 같은 게 뭔데?) 쿠키도 만들고, 나쁜 말도 안 하고, 남자 팬티도 안 입고.”]

그러나 몸이 약한 손자에게 힘이 세질 거라고 격려하고, 척박한 땅을 일구는 딸과 사위에게 어디서나 잘 자라는 미나리의 희망을 심어 준 사람이기도 합니다.

[“할머니가 한국서 미나리 씨 갖고 왔다.”]

미나리는 여우조연상뿐만 아니라 아카데미 최고 영예인 작품상을 포함해 감독, 남우주연, 각본, 음악상 등 모두 6개 부문 후보에 올랐습니다.

한국 배우가 출연하고 한국어 대사가 주를 이루지만, 이민자들의 나라 미국에서 ‘미나리는 바로 내 이야기’란 공감대를 이끌어낸 겁니다.

[강유정/영화 평론가 : “미국이란 하나의 덩어리로 생각했던 나라의 역사와 근원, (미국인들이 갖고 있는) 조금씩의 결핍감과 상실감 같은 것을 이 영화가 한꺼번에 환기하는 효과를 갖고 있습니다.”]

미국 언론들은 미나리가 아카데미 역사를 새롭게 썼다며 수상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두 달 연기된 93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다음 달 25일에 열립니다.

KBS 뉴스 김지선입니다.

촬영기자:강승혁/영상편집:김용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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