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문성근 이메일 통째로 해킹…‘우상호 문건’은 청와대 보고

입력 2021.04.05 (21:28) 수정 2021.04.05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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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명박 정부 당시 국정원의 불법 사찰 문건과 관련한 보도, 이어갑니다.

배우 문성근 씨와 우상호 의원을 사찰한 내용이 담긴 60여쪽 분량의 국정원 문건을 취재진이 입수했는데 이메일을 통째로 해킹하고, 사찰 내용을 청와대에 보고했다고 나와 있습니다.

송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시민단체 '내놔라 내파일'이 이번에 정보공개 청구로 받은 국정원 사찰 문건은 64쪽 분량입니다.

먼저 2011년 6월 국정원이 작성한 보고서.

당시 야권통합운동 단체였던 '국민의 명령'을 이끈 배우 문성근 씨를 겨냥했습니다.

국정원은 문 씨의 이메일 침투, 개척에 성공했다며 해당 단체의 내부동향 관련 문건을 다량 확보했다고 적었습니다.

이를 통해 문 씨가 조직 결성을 누구와 논의하는지와 조직 보안을 강화하고 있다는 내용까지 파악했습니다.

'국민의 명령' 관계자와 야권 인사 등에 대한 해킹 및 동향감시를 지시한 건 국정원 3차장이었습니다.

이보다 앞선 2009년 4월 국정원이 작성한 '좌파 연예인 견제방안' 문건입니다.

A급 적극 가담자 15명과 B급 단순 동조자 18명으로 구분해 A급은 연예활동 제재를, B급은 계도 위주 설득으로 분리 대응한다고 나와 있는데 33명 가운데 A급으로 분류된 문성근 씨만 이번에 공개됐습니다.

구체적 제재 방법으로는 국세청 세무조사로 연예기획사를 압박하고, 보수 언론을 통해 연예인들의 대마초 흡연 전력 등을 보도해 연예계 고사를 유도한다고 적었습니다.

해당 문건은 당시 청와대 기획관리비서관의 요청으로 작성됐습니다.

2011년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직후 박원순 캠프에서 대변인으로 활동한 우상호 의원에 대한 문건입니다.

후보 선출 시기 야권 연대를 내세우고, 선거운동 기간에는 무당파의 호응을 이끌어낸다는 등 선거 전략이 담겨 있습니다.

이 문건은 2017년 한 언론에 공개된 뒤 작성 경위와 보고 라인이 논란이었는데, 국정원 첩보를 토대로 작성됐고 당시 청와대 대통령실장과 정무수석, 민정수석에게 전달된 것으로 이번에 확인됐습니다.

취재진은 문건에 등장하는 이명박 정부 청와대 인사들 4명을 접촉했지만, 한 명은 보고받은 기억이 없다고 했고 나머지 3명은 답변을 하지 않았습니다.

KBS 뉴스 송락규입니다.

촬영기자:배정철 황종원/영상편집:최민경/그래픽:한종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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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문성근 이메일 통째로 해킹…‘우상호 문건’은 청와대 보고
    • 입력 2021-04-05 21:28:22
    • 수정2021-04-05 22: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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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명박 정부 당시 국정원의 불법 사찰 문건과 관련한 보도, 이어갑니다.

배우 문성근 씨와 우상호 의원을 사찰한 내용이 담긴 60여쪽 분량의 국정원 문건을 취재진이 입수했는데 이메일을 통째로 해킹하고, 사찰 내용을 청와대에 보고했다고 나와 있습니다.

송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시민단체 '내놔라 내파일'이 이번에 정보공개 청구로 받은 국정원 사찰 문건은 64쪽 분량입니다.

먼저 2011년 6월 국정원이 작성한 보고서.

당시 야권통합운동 단체였던 '국민의 명령'을 이끈 배우 문성근 씨를 겨냥했습니다.

국정원은 문 씨의 이메일 침투, 개척에 성공했다며 해당 단체의 내부동향 관련 문건을 다량 확보했다고 적었습니다.

이를 통해 문 씨가 조직 결성을 누구와 논의하는지와 조직 보안을 강화하고 있다는 내용까지 파악했습니다.

'국민의 명령' 관계자와 야권 인사 등에 대한 해킹 및 동향감시를 지시한 건 국정원 3차장이었습니다.

이보다 앞선 2009년 4월 국정원이 작성한 '좌파 연예인 견제방안' 문건입니다.

A급 적극 가담자 15명과 B급 단순 동조자 18명으로 구분해 A급은 연예활동 제재를, B급은 계도 위주 설득으로 분리 대응한다고 나와 있는데 33명 가운데 A급으로 분류된 문성근 씨만 이번에 공개됐습니다.

구체적 제재 방법으로는 국세청 세무조사로 연예기획사를 압박하고, 보수 언론을 통해 연예인들의 대마초 흡연 전력 등을 보도해 연예계 고사를 유도한다고 적었습니다.

해당 문건은 당시 청와대 기획관리비서관의 요청으로 작성됐습니다.

2011년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직후 박원순 캠프에서 대변인으로 활동한 우상호 의원에 대한 문건입니다.

후보 선출 시기 야권 연대를 내세우고, 선거운동 기간에는 무당파의 호응을 이끌어낸다는 등 선거 전략이 담겨 있습니다.

이 문건은 2017년 한 언론에 공개된 뒤 작성 경위와 보고 라인이 논란이었는데, 국정원 첩보를 토대로 작성됐고 당시 청와대 대통령실장과 정무수석, 민정수석에게 전달된 것으로 이번에 확인됐습니다.

취재진은 문건에 등장하는 이명박 정부 청와대 인사들 4명을 접촉했지만, 한 명은 보고받은 기억이 없다고 했고 나머지 3명은 답변을 하지 않았습니다.

KBS 뉴스 송락규입니다.

촬영기자:배정철 황종원/영상편집:최민경/그래픽:한종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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