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아찔한 순간! 인질극 해결되기까지…

입력 2014.05.13 (08:34) 수정 2014.05.13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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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 어버이날 부산에서는 의점에서 인질극이 벌어졌습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는데, 두 시간 넘게 시민들이 불안에 떨었습니다.

그런가 하면 지난 3월에, 서울에서도 인질극이 있었죠.

이렇게 도심에서 인질극이 났을 때 경찰 위기협상팀의 적절한 활약이 돋보였는데요.

그 활약상을 중심으로 두 사건 돌아보겠습니다.

네, 오늘은 최시중 아나운서와 함께 합니다.

경찰에 위기협상팀이 있는지 아직 잘 모르는 분들도 많죠?

<아나운서 멘트>

예, 그렇습니다.

사실 경찰 전문가들이 생겨나기 시작한 것은 불과 수년 밖에 되지 않았는데요.

하지만 이들의 활약은 정말 대단합니다.

도심에서 인질극이 일어날 경우, 자칫 큰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도 있는데, 이를 막아낸 것이 경찰의 위기협상팀이었습니다.

인질극이 시작됐을 때부터 협상, 검거의 순간까지 뉴스따라잡기에서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5월 8일 오전, 부산의 한 대학가 편의점 앞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습니다.

<녹취> “억울한 점이 있으면 제가 도와드릴게요.”

오전 9시 50분 쯤, 27살 이 모 씨가 편의점 종업원을 인질로 잡고 인질극을 벌이기 시작했던 겁니다.

<인터뷰> 목격자 (음성변조) : "쾅쾅 소리가 나서 유심히 보니까 협박하고 망치로 휘두르고 그러는 것 같더라고요.

상품진열대와 우산을 이용해 편의점 출입문을 걸어 잠근 이 씨는 미리 준비한 둔기를 휘두르며 편의점 종업원을 위협했습니다.

<녹취> 피해자 아버지 (음성변조) : "112에 전화해가지고 인질로 잡혀있다고 전화를 하라고 하더랍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이 도착하자 소화기를 터뜨리고 형광등을 깨는 등 이 씨는 난동을 부렸는데요.

<인터뷰> 김동인(팀장/부산진경찰서 강력2팀) : "술병도 깨고 진열대 위에 있는 형광등도 뽑아서 깨고 물건들도 대치하고 있는 경찰관들을 향해서 집어던지고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

당시 현장에는 관할 경찰서 형사들과 경찰특공대, 교통경찰까지 동원됐고 일반 시민들까지 2백여 명이 넘는 사람들이 몰린 상황.

이 씨는 경찰들을 뒤로 물러나게 한 뒤 자신의 요구사항을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뷰> 김동인(팀장/부산진경찰서 강력2팀) : "기자를 불러 달라, 자기가 민간인 사찰을 당하고 있으니까 그 이야기를 해야겠다, 그 다음에 대통령을 불러달라고 하다가 나중에는 돈 30억 원을 준비해라…."

누군가가 자신을 감시하고 있다, 또 미행당하고 있다며 횡설수설 말을 이어가는 사이 현장에는 인질 협상을 담당하는 경찰 위기협상팀이 도착했습니다.

먼저 위기협상팀은 인질의 안전 확보를 위해 이 씨와 인질과의 거리를 떨어트릴 수 있는 방법들을 동원했습니다.

<인터뷰> 김준열(경위/부산지방청 위기협상팀) : "(인질범이) 일반 전화번호를 종이에 적어서 유리벽에 붙여줬는데 그걸로 통화를 계속 할 경우에는 (전화기) 위치가 고정이 되어 있기 때문에 인질과 인질범이 계속 붙어있는 상황이 됩니다."

편의점 전화 대신 휴대전화로 통화할 것을 제안하며 인질범을 바깥쪽으로 유도한 협상팀.

<녹취> "서장님이 와 있거든요, 관할 서장님이. 원하는 대로 서장님이 들어준다니까 이쪽으로 오세요."

그 때 협상관의 눈에 들어온 건 이 씨가 갖고 있던 디지털 카메라였습니다.

<인터뷰> 김준열(경위/부산지방청 위기협상팀) : "(인질범이) 들고 있는 카메라가 있어서 ‘그것 보여 달라 거기 뭐가 들어 있느냐, 내가 자세히 보고 당신을 도와줄 내용이 있으면 도와드리겠다.’ 그러자 밖으로 나오게 된 겁니다."

이 때 시각이 사건 발생 2시간여 지난 오전 11시 40분.

위기협상팀이 이 씨와 인질과의 거리를 순간적으로 떼어놓는 틈을 타 경찰특공대가 현장 진입에 성공했고, 위험천만했던 인질극은 막을 내렸습니다.

<인터뷰> 김동혁(전술팀장/부산경찰특공대) : "건물주를 만나서 간단한 약도를 숙지한 다음 2개조로 나눴습니다, 공격조를. (인질과)분리가 된 시점에 공격시점을 잡아서 1,2조가 동시에 진입해서 인질범을 진압하게 됐습니다."

<아나운서 멘트>

사실 과거에는 인질극이 났을 때 무력으로 진압하거나 인질범을 훈계하는 방식의 위압적인 대처가 많았는데요.

앞선 사례에서 보듯 인질범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대화를 통해 해결하기 시작한 건 경찰 내에 위기협상 전문가들이 생겨나면서부텁니다.

<리포트>

지난 2011년 창설된 경찰대학 위기협상연구센터.

이곳에서는 경찰과 소방관, 해경 등을 대상으로 한 위기협상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이번 부산 편의점 인질 사건 당시에도 이곳 위기협상연구센터에서 자문을 담당했습니다.

<인터뷰> 이종화(교수/경찰대 위기협상연구센터) : "인질극을 벌인다는 건 또는 자살 소동을 벌인다는 건 그 사람의 깊은 마음에는 ‘나는 살고 싶다, 살려줘. 그런데 나를 도와줄 사람이 없어’이런 강력한 메시지가 있다고 보시면 돼요."

그래서 인질범과 대치했을 때 잘못을 지적하는 훈계가 아닌 공감과 경청이 사건해결의 열쇠가 된다고 합니다.

<인터뷰> 이종화(교수/경찰대 위기협상연구센터) : "원칙이 뭐냐 하면 그 사람들한테 말을 많이 시키는 거예요. 협상관인 내가 말을 많이 하는 게 아니라 그분으로 하여금 말을 많이 시키면 협상가는 앉아서 그분의 많은 정보를 듣게 돼요. 그러면서 우리가 흔히 말하는 신뢰형성을 하게 돼요."

이런 협상의 기술은 지난 3월, 서울 강남에서 일어난 제과점 인질극에서도 빛을 발했습니다.

사건은 3월 3일 밤 9시 30분 경.

50대 남성 김 모 씨가 자해를 한 뒤 제과점에 들어오면서 시작됐는데요.

<인터뷰> 박미옥(강력계장/강남경찰서 형사과) : "기둥에 이마를 찧었고 피를 흘리면서 제과점에 가서 119를 좀 불러주면 좋겠다고 했던 거고요."

하지만 제과점 직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구급대원이 치료를 위해 이마에 손을 대는 순간, 김 씨는 인질범으로 돌변했습니다.

갑자기 주방으로 뛰어 들어가 흉기를 쥐고 나와서는 옆에 앉아있던 40대 여성을 위협한 건데요.

<인터뷰> 박미옥(강력계장/강남경찰서 형사과) : "인질은 코너에 몬 채 인질을 잡고 있는 상황이었고 경찰관들이 도착했을 때 요구사항이 자신을 차라리 죽여 달라고…."

정신질환을 앓고 있던 김 씨는 여성을 인질로 잡은 채 수 시간 동안 경찰과 대치했습니다.

<인터뷰> 박미옥(강력계장/강남경찰서 형사과) : "초창기는 대화가 완전히 안 되는 흥분상태로 어떤 상식적인 대화나 아니면 도의적인 대화가 전혀 안 되는 상태에서 15분, 20분, 30분이 흐르면서…."

인질범과 계속된 줄다리기를 하던 경찰은 사건 해결을 위해 경찰대 위기협상연구센터와 서울경찰청 인질협상팀에게 자문을 구했습니다.

<인터뷰> 박미옥(강력계장/강남경찰서 형사과) : "심리적 안정을 줄 수 있는 대화 분위기를 형성해주는 게 좋겠다는 자문을 받았죠. 그래서 현장에 있던 분이 일부 뒤로 빠지고 두 사람만 남아서 대화를 시도한 거죠."

자녀는 있는지, 사는 곳은 어디인지 등 가족 이야기부터 시작해 대화를 시작한 경찰.

세 명의 경찰이 돌아가며 오랜 대화를 이어갔고 서서히 마음을 연 김씨는 새벽 0시 10분쯤, 인질 여성을 먼저 풀어줬습니다.

그리고 10분 뒤 다시 자해를 시도하려던 김씨를 경찰관 4명이 제압하면서 한밤의 인질극은 3시간 만에 끝났습니다.

<녹취> “왜 그러신 겁니까? 왜 그러신 거예요?”

<인터뷰> 이종화(교수/경찰대 위기협상연구센터) : "가장 중요한 것은 감정의 응어리를 잘 들어 주는 거예요. ‘참 고생 많이 하셨네요’, 이 말 한마디에 경찰이 가진 어떤 무기보다 쉽게 인질범이 가진 흉기를 내려놓게 하고요."

무력을 앞세운 작전이 아닌 피의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대화를 통해 인질과 인질범을 구하는 위기협상전문가.

현재 국내에서는 인질협상 교육 과정을 이수한 300여명의 인력이 경찰과 군, 해경 등에서 활약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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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아찔한 순간! 인질극 해결되기까지…
    • 입력 2014-05-13 08:37:46
    • 수정2014-05-13 10: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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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 어버이날 부산에서는 의점에서 인질극이 벌어졌습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는데, 두 시간 넘게 시민들이 불안에 떨었습니다.

그런가 하면 지난 3월에, 서울에서도 인질극이 있었죠.

이렇게 도심에서 인질극이 났을 때 경찰 위기협상팀의 적절한 활약이 돋보였는데요.

그 활약상을 중심으로 두 사건 돌아보겠습니다.

네, 오늘은 최시중 아나운서와 함께 합니다.

경찰에 위기협상팀이 있는지 아직 잘 모르는 분들도 많죠?

<아나운서 멘트>

예, 그렇습니다.

사실 경찰 전문가들이 생겨나기 시작한 것은 불과 수년 밖에 되지 않았는데요.

하지만 이들의 활약은 정말 대단합니다.

도심에서 인질극이 일어날 경우, 자칫 큰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도 있는데, 이를 막아낸 것이 경찰의 위기협상팀이었습니다.

인질극이 시작됐을 때부터 협상, 검거의 순간까지 뉴스따라잡기에서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5월 8일 오전, 부산의 한 대학가 편의점 앞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습니다.

<녹취> “억울한 점이 있으면 제가 도와드릴게요.”

오전 9시 50분 쯤, 27살 이 모 씨가 편의점 종업원을 인질로 잡고 인질극을 벌이기 시작했던 겁니다.

<인터뷰> 목격자 (음성변조) : "쾅쾅 소리가 나서 유심히 보니까 협박하고 망치로 휘두르고 그러는 것 같더라고요.

상품진열대와 우산을 이용해 편의점 출입문을 걸어 잠근 이 씨는 미리 준비한 둔기를 휘두르며 편의점 종업원을 위협했습니다.

<녹취> 피해자 아버지 (음성변조) : "112에 전화해가지고 인질로 잡혀있다고 전화를 하라고 하더랍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이 도착하자 소화기를 터뜨리고 형광등을 깨는 등 이 씨는 난동을 부렸는데요.

<인터뷰> 김동인(팀장/부산진경찰서 강력2팀) : "술병도 깨고 진열대 위에 있는 형광등도 뽑아서 깨고 물건들도 대치하고 있는 경찰관들을 향해서 집어던지고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

당시 현장에는 관할 경찰서 형사들과 경찰특공대, 교통경찰까지 동원됐고 일반 시민들까지 2백여 명이 넘는 사람들이 몰린 상황.

이 씨는 경찰들을 뒤로 물러나게 한 뒤 자신의 요구사항을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뷰> 김동인(팀장/부산진경찰서 강력2팀) : "기자를 불러 달라, 자기가 민간인 사찰을 당하고 있으니까 그 이야기를 해야겠다, 그 다음에 대통령을 불러달라고 하다가 나중에는 돈 30억 원을 준비해라…."

누군가가 자신을 감시하고 있다, 또 미행당하고 있다며 횡설수설 말을 이어가는 사이 현장에는 인질 협상을 담당하는 경찰 위기협상팀이 도착했습니다.

먼저 위기협상팀은 인질의 안전 확보를 위해 이 씨와 인질과의 거리를 떨어트릴 수 있는 방법들을 동원했습니다.

<인터뷰> 김준열(경위/부산지방청 위기협상팀) : "(인질범이) 일반 전화번호를 종이에 적어서 유리벽에 붙여줬는데 그걸로 통화를 계속 할 경우에는 (전화기) 위치가 고정이 되어 있기 때문에 인질과 인질범이 계속 붙어있는 상황이 됩니다."

편의점 전화 대신 휴대전화로 통화할 것을 제안하며 인질범을 바깥쪽으로 유도한 협상팀.

<녹취> "서장님이 와 있거든요, 관할 서장님이. 원하는 대로 서장님이 들어준다니까 이쪽으로 오세요."

그 때 협상관의 눈에 들어온 건 이 씨가 갖고 있던 디지털 카메라였습니다.

<인터뷰> 김준열(경위/부산지방청 위기협상팀) : "(인질범이) 들고 있는 카메라가 있어서 ‘그것 보여 달라 거기 뭐가 들어 있느냐, 내가 자세히 보고 당신을 도와줄 내용이 있으면 도와드리겠다.’ 그러자 밖으로 나오게 된 겁니다."

이 때 시각이 사건 발생 2시간여 지난 오전 11시 40분.

위기협상팀이 이 씨와 인질과의 거리를 순간적으로 떼어놓는 틈을 타 경찰특공대가 현장 진입에 성공했고, 위험천만했던 인질극은 막을 내렸습니다.

<인터뷰> 김동혁(전술팀장/부산경찰특공대) : "건물주를 만나서 간단한 약도를 숙지한 다음 2개조로 나눴습니다, 공격조를. (인질과)분리가 된 시점에 공격시점을 잡아서 1,2조가 동시에 진입해서 인질범을 진압하게 됐습니다."

<아나운서 멘트>

사실 과거에는 인질극이 났을 때 무력으로 진압하거나 인질범을 훈계하는 방식의 위압적인 대처가 많았는데요.

앞선 사례에서 보듯 인질범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대화를 통해 해결하기 시작한 건 경찰 내에 위기협상 전문가들이 생겨나면서부텁니다.

<리포트>

지난 2011년 창설된 경찰대학 위기협상연구센터.

이곳에서는 경찰과 소방관, 해경 등을 대상으로 한 위기협상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이번 부산 편의점 인질 사건 당시에도 이곳 위기협상연구센터에서 자문을 담당했습니다.

<인터뷰> 이종화(교수/경찰대 위기협상연구센터) : "인질극을 벌인다는 건 또는 자살 소동을 벌인다는 건 그 사람의 깊은 마음에는 ‘나는 살고 싶다, 살려줘. 그런데 나를 도와줄 사람이 없어’이런 강력한 메시지가 있다고 보시면 돼요."

그래서 인질범과 대치했을 때 잘못을 지적하는 훈계가 아닌 공감과 경청이 사건해결의 열쇠가 된다고 합니다.

<인터뷰> 이종화(교수/경찰대 위기협상연구센터) : "원칙이 뭐냐 하면 그 사람들한테 말을 많이 시키는 거예요. 협상관인 내가 말을 많이 하는 게 아니라 그분으로 하여금 말을 많이 시키면 협상가는 앉아서 그분의 많은 정보를 듣게 돼요. 그러면서 우리가 흔히 말하는 신뢰형성을 하게 돼요."

이런 협상의 기술은 지난 3월, 서울 강남에서 일어난 제과점 인질극에서도 빛을 발했습니다.

사건은 3월 3일 밤 9시 30분 경.

50대 남성 김 모 씨가 자해를 한 뒤 제과점에 들어오면서 시작됐는데요.

<인터뷰> 박미옥(강력계장/강남경찰서 형사과) : "기둥에 이마를 찧었고 피를 흘리면서 제과점에 가서 119를 좀 불러주면 좋겠다고 했던 거고요."

하지만 제과점 직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구급대원이 치료를 위해 이마에 손을 대는 순간, 김 씨는 인질범으로 돌변했습니다.

갑자기 주방으로 뛰어 들어가 흉기를 쥐고 나와서는 옆에 앉아있던 40대 여성을 위협한 건데요.

<인터뷰> 박미옥(강력계장/강남경찰서 형사과) : "인질은 코너에 몬 채 인질을 잡고 있는 상황이었고 경찰관들이 도착했을 때 요구사항이 자신을 차라리 죽여 달라고…."

정신질환을 앓고 있던 김 씨는 여성을 인질로 잡은 채 수 시간 동안 경찰과 대치했습니다.

<인터뷰> 박미옥(강력계장/강남경찰서 형사과) : "초창기는 대화가 완전히 안 되는 흥분상태로 어떤 상식적인 대화나 아니면 도의적인 대화가 전혀 안 되는 상태에서 15분, 20분, 30분이 흐르면서…."

인질범과 계속된 줄다리기를 하던 경찰은 사건 해결을 위해 경찰대 위기협상연구센터와 서울경찰청 인질협상팀에게 자문을 구했습니다.

<인터뷰> 박미옥(강력계장/강남경찰서 형사과) : "심리적 안정을 줄 수 있는 대화 분위기를 형성해주는 게 좋겠다는 자문을 받았죠. 그래서 현장에 있던 분이 일부 뒤로 빠지고 두 사람만 남아서 대화를 시도한 거죠."

자녀는 있는지, 사는 곳은 어디인지 등 가족 이야기부터 시작해 대화를 시작한 경찰.

세 명의 경찰이 돌아가며 오랜 대화를 이어갔고 서서히 마음을 연 김씨는 새벽 0시 10분쯤, 인질 여성을 먼저 풀어줬습니다.

그리고 10분 뒤 다시 자해를 시도하려던 김씨를 경찰관 4명이 제압하면서 한밤의 인질극은 3시간 만에 끝났습니다.

<녹취> “왜 그러신 겁니까? 왜 그러신 거예요?”

<인터뷰> 이종화(교수/경찰대 위기협상연구센터) : "가장 중요한 것은 감정의 응어리를 잘 들어 주는 거예요. ‘참 고생 많이 하셨네요’, 이 말 한마디에 경찰이 가진 어떤 무기보다 쉽게 인질범이 가진 흉기를 내려놓게 하고요."

무력을 앞세운 작전이 아닌 피의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대화를 통해 인질과 인질범을 구하는 위기협상전문가.

현재 국내에서는 인질협상 교육 과정을 이수한 300여명의 인력이 경찰과 군, 해경 등에서 활약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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