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출입문 이상’ ‘급강하’…잇단 안전사고

입력 2016.01.12 (08:32) 수정 2016.01.12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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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알려진 교통수단이 비행기입니다.

특히 2005년 등장한 저가항공은 대형항공사에 비해 저렴한 가격으로 국내 항공 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하게 됐는데요.

하지만 최근 저가항공에서 안전사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출입문도 제대로 닫지 않고 이륙했다가 긴급 회항하는가 하면, 무려 만 피트나 급강하해 승객들을 공포에 떨게 한 곳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가항공, 안전까지 저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요.

뉴스 따라잡기에서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3일 새벽, 진에어 여객기가 필리핀 세부를 출발해 김해공항으로 향합니다.

비행기가 이륙한 뒤, 승객 160여 명은 잠은커녕 공포에 떨어야 했습니다.

<인터뷰> 당시 승객 (음성변조) : "그때만 생각하면 정말 소름이 끼칩니다. 비행기를 한동안 정말 쳐다보기도 싫었고..."

<인터뷰> 당시 승객 (음성변조) : "지금도 가끔씩 생각이 나요. 어제 저녁에는 자는데 그 꿈을 꿨어요."

항공기의 출입문이 제대로 닫히지 않았던 것!

당시 승객이 촬영한 기내 영상입니다.

출입문에 손가락이 들어갈 정도로 틈이 벌어져 있는데요.

문 바로 앞에 앉아있던 이 승객은 비행기 이륙 직전, 이 틈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인터뷰> 당시 승객(문틈 최초 발견/음성변조) : "그분(승무원)이 문을 잠갔어요. 제 눈에는 한쪽 (문은) 벽면에 붙었고 한쪽 문은 조금 벌어진 상태로 보였어요.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눈이 자꾸 거기서 안 떨어지더라고요."

설마 했던 우려감은 이륙 직후 더욱 커졌습니다.

출입문 쪽에서 굉음이 들리기 시작한 겁니다.

<인터뷰> 당시 승객(문틈 최초 발견/음성변조) : "평상시에 나던 그런 소리하고는 달랐죠. 소리가 굉장히 컸기 때문에……. 상공에 올라가서는 더 커졌어요."

이상 징후는 다른 승객도 발견했습니다.

승무원 대기실 쪽에 있는 커튼이 출입문 쪽으로 휘날렸다는 겁니다.

<인터뷰> 당시 승객 (음성변조) : "중력에 의해서 커튼은 일자로 내려오게 돼있죠. 그런데 문 쪽으로 기울어진 겁니다. 누가 보더라도 바람이 그쪽으로 새 나가고, 잘못됐다고 볼 수밖에 없는 거죠."

문틈을 처음 발견한 승객은 승무원에게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하지만...

<인터뷰> 당시 승객(문틈 최초 발견/음성변조) : "(승무원에게) 물어봤어요. 저 문이 제대로 닫힌 게 맞느냐, 내가 봤을 때는 조금 미세하게 닫혔는데 (이륙 후) 더 벌어졌다. 이게 어떻게 된 거냐고 하니까 이중으로 확인하고 출발했기 때문에 상관이 없다, 우리는 정상 출발했다……. 머리가 삐쭉삐쭉 서는 거죠."

시간이 지나면서 일부 승객들은 두통과 귀 통증을 호소하기 시작합니다.

<인터뷰> 당시 승객 (음성변조) : "멍하더라고요. 조금 있다가 콕콕 찌르는 것처럼 귀가 무척 아프더라고요."

<인터뷰> 당시 승객 (음성변조) : "귀가 한 번씩 뻥, 뻥 뚫릴 때마다 정말 찢어질 듯 무척 아팠어요. 아이가 너무 많이 울었어요. 급성 중이염 진단을 받았고요. 한쪽 귀는 혈관이 터졌다고 하더라고요."

결국 항공기는 이륙한지 40분 만에 회항했습니다.

승객들은 대체기를 이용해 예정보다 15시간 늦게 김해공항에 도착했습니다.

해당 여객기는 출입문 경첩 부분에 결함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승객들의 주장대로 문틈이 벌어져 있었던 겁니다.

<녹취> 진에어 관계자 (음성변조) : "점검을 해서 발견된 부분이 그 부분이고요. (출입문에) 틈이 있었기 때문이고요."

전문가들은 만약 항공기가 이 상태로 안정 고도까지 올라갔다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뻔 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이호일(교수/중원대 항공운항학과) : "고고도에서 (문이) 뚫렸다면 외부에서 산소가 적은 공기가 내부로 들어오기 때문에 산소 부족으로 인한 신체 이상, 나아가서는 질식사를 할 수 있는 위험성까지 있습니다."

지난달 23일에는 김포발 제주행 제주항공 여객기가 고도를 갑자기 낮추기도 했습니다.

만 8천 피트 상공에 있던 비행기가 기내 압력조절 이상으로 압력 조절이 필요 없는 8천 피트까지 급강하했습니다.

만 피트나 급강하하면서 기내엔 산소마스크가 떨어졌습니다.

승객들은 착륙까지 20여 분을 극심한 불안 속에 견뎌야 했습니다.

<인터뷰> 이정구(당시 승객) : "아기 울음소리가 막 나지, 그리고서 뒤를 처음 봤어요. 그랬더니 전체적으로 다들 귀를 막고 전부 다 아픔을 호소하고 그러는 거예요."

<인터뷰> 당시 승객 (음성변조) : "아, 죽는구나(했는데) 바닷물에 빠져죽긴 싫더라고요. 살아난 것만도 정말 기뻤죠."

그러나 사고 당시 압력 조절장치에는 이상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조종사 과실에 무게가 쏠리고 있습니다.

<녹취> 국토교통부 관계자 (음성변조) : "아직까지는 정밀 분석 중에 있고요. 원인이 뭐다, 결론이 어떻게 났다고 아직은 말씀드릴 수 없는 단계입니다."

지난달 18일에도 인천에서 홍콩으로 가던 이스타항공 여객기가 기내 압력 조절장치 이상으로 회항했고, 8월엔 부산에서 중국으로 가는 에어부산 여객기가 내비게이션 고장으로 긴급 회항하는 등, 2년 전 32건이었던 저가항공 안전장애 사고는 지난해 50건으로 크게 늘었습니다.

잇따른 사고 소식에 저가항공을 이용해온 여행객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합니다.

<인터뷰> 이지연(시민) : "그것 때문에 저도 고민했는데 부모님도 걱정 많이 하시고 저가항공이라서 싸니까 (타고) 가는데 못 믿는 것도 사실 있어요. 무섭죠. 하늘에서 사고 나면 목숨이 위험하니까……."

<인터뷰> 문성언(시민) : "어쩔 수 없이 타긴 타야하는데 불안은 하죠. (사고 소식을) 접할 때마다."

지난 2005년 국내 항공업계에 처음 등장한 저가 항공사는 해마다 50%가 넘게 급성장해 국내 시장 점유율을 53%까지 늘렸습니다.

하지만 성장세에 비해 안전에 대한 대비는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는데요.

특히 대형항공사와 달리 해외 업체에 위탁하고 있는 정비 시스템은 문제로 지적됩니다.

<인터뷰> 이호일(교수/중원대 항공운항학과) : "외주 용역을 줌으로 인해서 기체 정비를 제시간에 받지 못한다거나 항공기 품목에 이상이 있을 때 빨리 정비를 해야 하는데 적시에 정비를 받을 수 없는 그런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정부는 지난 9일 안전 문제가 또 생기면 운항을 중단시키고 노선도 감축하겠다고 6개 저가 항공사에 통보했는데요.

이와 함께 어제부터는 약 두 달 간의 일정으로 각 저가 항공사에 대한 특별 안전점검에 돌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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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출입문 이상’ ‘급강하’…잇단 안전사고
    • 입력 2016-01-12 08:53:44
    • 수정2016-01-12 09: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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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알려진 교통수단이 비행기입니다.

특히 2005년 등장한 저가항공은 대형항공사에 비해 저렴한 가격으로 국내 항공 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하게 됐는데요.

하지만 최근 저가항공에서 안전사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출입문도 제대로 닫지 않고 이륙했다가 긴급 회항하는가 하면, 무려 만 피트나 급강하해 승객들을 공포에 떨게 한 곳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가항공, 안전까지 저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요.

뉴스 따라잡기에서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3일 새벽, 진에어 여객기가 필리핀 세부를 출발해 김해공항으로 향합니다.

비행기가 이륙한 뒤, 승객 160여 명은 잠은커녕 공포에 떨어야 했습니다.

<인터뷰> 당시 승객 (음성변조) : "그때만 생각하면 정말 소름이 끼칩니다. 비행기를 한동안 정말 쳐다보기도 싫었고..."

<인터뷰> 당시 승객 (음성변조) : "지금도 가끔씩 생각이 나요. 어제 저녁에는 자는데 그 꿈을 꿨어요."

항공기의 출입문이 제대로 닫히지 않았던 것!

당시 승객이 촬영한 기내 영상입니다.

출입문에 손가락이 들어갈 정도로 틈이 벌어져 있는데요.

문 바로 앞에 앉아있던 이 승객은 비행기 이륙 직전, 이 틈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인터뷰> 당시 승객(문틈 최초 발견/음성변조) : "그분(승무원)이 문을 잠갔어요. 제 눈에는 한쪽 (문은) 벽면에 붙었고 한쪽 문은 조금 벌어진 상태로 보였어요.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눈이 자꾸 거기서 안 떨어지더라고요."

설마 했던 우려감은 이륙 직후 더욱 커졌습니다.

출입문 쪽에서 굉음이 들리기 시작한 겁니다.

<인터뷰> 당시 승객(문틈 최초 발견/음성변조) : "평상시에 나던 그런 소리하고는 달랐죠. 소리가 굉장히 컸기 때문에……. 상공에 올라가서는 더 커졌어요."

이상 징후는 다른 승객도 발견했습니다.

승무원 대기실 쪽에 있는 커튼이 출입문 쪽으로 휘날렸다는 겁니다.

<인터뷰> 당시 승객 (음성변조) : "중력에 의해서 커튼은 일자로 내려오게 돼있죠. 그런데 문 쪽으로 기울어진 겁니다. 누가 보더라도 바람이 그쪽으로 새 나가고, 잘못됐다고 볼 수밖에 없는 거죠."

문틈을 처음 발견한 승객은 승무원에게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하지만...

<인터뷰> 당시 승객(문틈 최초 발견/음성변조) : "(승무원에게) 물어봤어요. 저 문이 제대로 닫힌 게 맞느냐, 내가 봤을 때는 조금 미세하게 닫혔는데 (이륙 후) 더 벌어졌다. 이게 어떻게 된 거냐고 하니까 이중으로 확인하고 출발했기 때문에 상관이 없다, 우리는 정상 출발했다……. 머리가 삐쭉삐쭉 서는 거죠."

시간이 지나면서 일부 승객들은 두통과 귀 통증을 호소하기 시작합니다.

<인터뷰> 당시 승객 (음성변조) : "멍하더라고요. 조금 있다가 콕콕 찌르는 것처럼 귀가 무척 아프더라고요."

<인터뷰> 당시 승객 (음성변조) : "귀가 한 번씩 뻥, 뻥 뚫릴 때마다 정말 찢어질 듯 무척 아팠어요. 아이가 너무 많이 울었어요. 급성 중이염 진단을 받았고요. 한쪽 귀는 혈관이 터졌다고 하더라고요."

결국 항공기는 이륙한지 40분 만에 회항했습니다.

승객들은 대체기를 이용해 예정보다 15시간 늦게 김해공항에 도착했습니다.

해당 여객기는 출입문 경첩 부분에 결함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승객들의 주장대로 문틈이 벌어져 있었던 겁니다.

<녹취> 진에어 관계자 (음성변조) : "점검을 해서 발견된 부분이 그 부분이고요. (출입문에) 틈이 있었기 때문이고요."

전문가들은 만약 항공기가 이 상태로 안정 고도까지 올라갔다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뻔 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이호일(교수/중원대 항공운항학과) : "고고도에서 (문이) 뚫렸다면 외부에서 산소가 적은 공기가 내부로 들어오기 때문에 산소 부족으로 인한 신체 이상, 나아가서는 질식사를 할 수 있는 위험성까지 있습니다."

지난달 23일에는 김포발 제주행 제주항공 여객기가 고도를 갑자기 낮추기도 했습니다.

만 8천 피트 상공에 있던 비행기가 기내 압력조절 이상으로 압력 조절이 필요 없는 8천 피트까지 급강하했습니다.

만 피트나 급강하하면서 기내엔 산소마스크가 떨어졌습니다.

승객들은 착륙까지 20여 분을 극심한 불안 속에 견뎌야 했습니다.

<인터뷰> 이정구(당시 승객) : "아기 울음소리가 막 나지, 그리고서 뒤를 처음 봤어요. 그랬더니 전체적으로 다들 귀를 막고 전부 다 아픔을 호소하고 그러는 거예요."

<인터뷰> 당시 승객 (음성변조) : "아, 죽는구나(했는데) 바닷물에 빠져죽긴 싫더라고요. 살아난 것만도 정말 기뻤죠."

그러나 사고 당시 압력 조절장치에는 이상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조종사 과실에 무게가 쏠리고 있습니다.

<녹취> 국토교통부 관계자 (음성변조) : "아직까지는 정밀 분석 중에 있고요. 원인이 뭐다, 결론이 어떻게 났다고 아직은 말씀드릴 수 없는 단계입니다."

지난달 18일에도 인천에서 홍콩으로 가던 이스타항공 여객기가 기내 압력 조절장치 이상으로 회항했고, 8월엔 부산에서 중국으로 가는 에어부산 여객기가 내비게이션 고장으로 긴급 회항하는 등, 2년 전 32건이었던 저가항공 안전장애 사고는 지난해 50건으로 크게 늘었습니다.

잇따른 사고 소식에 저가항공을 이용해온 여행객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합니다.

<인터뷰> 이지연(시민) : "그것 때문에 저도 고민했는데 부모님도 걱정 많이 하시고 저가항공이라서 싸니까 (타고) 가는데 못 믿는 것도 사실 있어요. 무섭죠. 하늘에서 사고 나면 목숨이 위험하니까……."

<인터뷰> 문성언(시민) : "어쩔 수 없이 타긴 타야하는데 불안은 하죠. (사고 소식을) 접할 때마다."

지난 2005년 국내 항공업계에 처음 등장한 저가 항공사는 해마다 50%가 넘게 급성장해 국내 시장 점유율을 53%까지 늘렸습니다.

하지만 성장세에 비해 안전에 대한 대비는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는데요.

특히 대형항공사와 달리 해외 업체에 위탁하고 있는 정비 시스템은 문제로 지적됩니다.

<인터뷰> 이호일(교수/중원대 항공운항학과) : "외주 용역을 줌으로 인해서 기체 정비를 제시간에 받지 못한다거나 항공기 품목에 이상이 있을 때 빨리 정비를 해야 하는데 적시에 정비를 받을 수 없는 그런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정부는 지난 9일 안전 문제가 또 생기면 운항을 중단시키고 노선도 감축하겠다고 6개 저가 항공사에 통보했는데요.

이와 함께 어제부터는 약 두 달 간의 일정으로 각 저가 항공사에 대한 특별 안전점검에 돌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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