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리포트] 건강 찾아도 요양병원에…건보 재정 ‘줄줄’

입력 2017.08.23 (21:28) 수정 2017.08.23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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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요양원과 요양병원, 이름은 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시설인데요.

요양원은 '요양' 즉 돌봄을, 요양병원은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기관입니다.

그래서 요양병원에 입원하면 국민건강보험이 적용되는데요.

소득에 따라 적게는 연간 122만 원, 많게는 514만 원까지 병원비를 내면 그 이상은 모두 건강보험에서 지원합니다.

이렇다 보니 많은 노인분들이 요양원 대신 요양병원을 찾는 '쏠림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는데요.

2011년 12만 개였던 요양병원 병상 수가 지금은 28만 개로 급증했는데도, 많은 분들이 차례를 기다릴 정도입니다.

문제는, 이 때문에 건강보험 재정이 줄줄 새나가고 있다는 건데요.

그 실태를 김도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요양병원.

병실마다 노인 환자로 가득해 빈 병상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치료를 위해 찾는 요양병원이지만 병원 직원은 진짜 아픈 환자들은 별로 없어서 병원 분위기가 밝다고 홍보합니다.

<녹취> A 요양병원 직원(음성변조) : "실질적으로는 중증 환자분들은 입원 자체가 안 돼 있어요."

한 번 입원하면 나가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1년 이상 입원한 환자도 많습니다.

<녹취> B 요양병원 직원(음성변조) : "몇 년째 계시는 분도 있어요. 기다리셔야 되는 상황이에요. 지금 자리가 한 군데도 없어요."

건강 상태가 좋아져도 계속 병명을 바꿔가며 입원을 연장할 수도 있습니다.

<녹취> C 요양병원 직원(음성변조) : "상병(병명)을 바꿔드리면 돼요. 당뇨나 이런걸로도 입원하실 수 있는데..."

전국 요양병원 환자 가운데 단순히 신체기능이 떨어진 노인, 즉 입원이 필요 없는 환자는 최소 5만8천여 명, 전체의 11%로 추정됩니다.

건강보험에서 입원비가 나오기 때문에 병원이나 환자나 나쁠 게 없다는 겁니다.

<인터뷰> 송준상(요양병원 환자 보호자) : "요양원으로 좀 모실까해서 양쪽을 비교를 했어요. 요양병원이 요양원보다도 더 저렴하더라고요."

지난 3년 동안 입원이 필요 없는 요양병원 환자에게 지원된 돈은 6천7백억 원.

그만큼 건보 재정이 새나가고 있는 셈입니다.

<인터뷰> 노홍인(복지부 건강보험정책국장) : "일수를 초과하는 경우에는 본인부담 상한제를 적용하지 않는 것으로 좀 더 강화시킬 계획입니다."

건강한 노인들이 요양병원을 차지하고 있는 사이 의료기관이 아닌 요양원에 있는 노인의 30%는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로 채워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도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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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8-23 21:31:52
    • 수정2017-08-23 21:5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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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요양원과 요양병원, 이름은 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시설인데요.

요양원은 '요양' 즉 돌봄을, 요양병원은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기관입니다.

그래서 요양병원에 입원하면 국민건강보험이 적용되는데요.

소득에 따라 적게는 연간 122만 원, 많게는 514만 원까지 병원비를 내면 그 이상은 모두 건강보험에서 지원합니다.

이렇다 보니 많은 노인분들이 요양원 대신 요양병원을 찾는 '쏠림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는데요.

2011년 12만 개였던 요양병원 병상 수가 지금은 28만 개로 급증했는데도, 많은 분들이 차례를 기다릴 정도입니다.

문제는, 이 때문에 건강보험 재정이 줄줄 새나가고 있다는 건데요.

그 실태를 김도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요양병원.

병실마다 노인 환자로 가득해 빈 병상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치료를 위해 찾는 요양병원이지만 병원 직원은 진짜 아픈 환자들은 별로 없어서 병원 분위기가 밝다고 홍보합니다.

<녹취> A 요양병원 직원(음성변조) : "실질적으로는 중증 환자분들은 입원 자체가 안 돼 있어요."

한 번 입원하면 나가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1년 이상 입원한 환자도 많습니다.

<녹취> B 요양병원 직원(음성변조) : "몇 년째 계시는 분도 있어요. 기다리셔야 되는 상황이에요. 지금 자리가 한 군데도 없어요."

건강 상태가 좋아져도 계속 병명을 바꿔가며 입원을 연장할 수도 있습니다.

<녹취> C 요양병원 직원(음성변조) : "상병(병명)을 바꿔드리면 돼요. 당뇨나 이런걸로도 입원하실 수 있는데..."

전국 요양병원 환자 가운데 단순히 신체기능이 떨어진 노인, 즉 입원이 필요 없는 환자는 최소 5만8천여 명, 전체의 11%로 추정됩니다.

건강보험에서 입원비가 나오기 때문에 병원이나 환자나 나쁠 게 없다는 겁니다.

<인터뷰> 송준상(요양병원 환자 보호자) : "요양원으로 좀 모실까해서 양쪽을 비교를 했어요. 요양병원이 요양원보다도 더 저렴하더라고요."

지난 3년 동안 입원이 필요 없는 요양병원 환자에게 지원된 돈은 6천7백억 원.

그만큼 건보 재정이 새나가고 있는 셈입니다.

<인터뷰> 노홍인(복지부 건강보험정책국장) : "일수를 초과하는 경우에는 본인부담 상한제를 적용하지 않는 것으로 좀 더 강화시킬 계획입니다."

건강한 노인들이 요양병원을 차지하고 있는 사이 의료기관이 아닌 요양원에 있는 노인의 30%는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로 채워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도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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