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11년 만에 또…대구 서문시장 화재
입력 2016.12.01 (08:33)
수정 2016.12.01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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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대구 서문시장이 불에 타면서 새카만 연기가 올라옵니다.
비슷해 보이지만 앞쪽 화면은 2005년 12월에 이 화면은 바로 어제 촬영된 모습입니다.
11년 만에 서문시장에 또다시 큰불이 났습니다.
이번에도 연말에 불이나 피해가 유독 컸습니다.
연말 특수를 맞아 상인들이 새 물건을 많이 들여놨기 때문인데요.
소방차가 들어가기 힘들 정도로 빽빽이 붙어있던 점포들 또, 빠르게 번지는 불길 앞에 무용지물이 돼버린 스프링클러 11년 전 값비싼 비용을 치르고 나서야 알게 된 문제점들은 이번에도 또다시 반복됐습니다.
예기치 못한 피해에 눈물조차 말라버린 상인들을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불이 시작된 건 어제 새벽, 2시 10분쯤.
건조한 날씨 속에 불은 빠르게 번졌고, 700명이 넘는 소방관들의 노력에도 불길은 쉽사리 잦아들지 않습니다.
결국, 불이 난 지 3시간 만에 4지구 내 점포 670여 곳이 모두 타버렸습니다.
날이 밝자 소방헬기까지 동원돼 물을 뿌려대지만 새카만 연기는 멈추지 않습니다.
<인터뷰> 전병오(소품 가게 상인) : "우리 집이 여기서 2km 거리거든요. 거기서도 냄새가 나더라고. 보니까 까만 연기가 확 보여요."
새벽부터 소식을 듣고 현장으로 몰려든 상인들은 넋을 놓은 채 바라만 볼 뿐입니다.
<인터뷰> 김순난(소품 가게 상인) : "가게 다 태워버렸어요. 다 태워버렸어요."
발을 동동 굴러보지만 매캐한 연기와 붕괴 위험 때문에 상가 진입이 불가능했습니다.
<녹취> “다 타버렸다. (무너지고 있는 거야?) 어. (쓰러질 거 같은데 정신 차려야 될 거 같다.)"
상인들의 삶의 터전과 전 재산이 한순간에 잿더미로 변하는 순간.
새벽부터 지켜본 상인 중 일부는 초기 진화에 실패해 불이 커졌다며 분통을 터뜨리기도 합니다.
<인터뷰> 최OO(한복집 운영) : “새벽 4시에 와서 이때까지 있어도 이 안에 못 들어가요. 가에 있는 건물들 안 타게 하려고 보호하느라고 물만 뿌리지 우리는 들어가 보지도 못해요. 타는 것 그냥 그대로 보고 있어요.”
소방 당국은 작은 가게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전통시장의 특성상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뷰> 김성호(대구소방본부 예방홍보팀장) : “시장 특성상 칸막이가 없는 개방형 점포로 의류나 침구류, 원단 등 연소가 쉬운 가연성 물질로 인해서 대원들이 옥내에 진입하기가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
다행히 상인이나 손님들의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건물 일부가 무너지면서 진화작업을 하던 소방대원 2명이 부상을 입기도 했습니다.
현장을 떠나지 못하고 지켜보는 상인들도 속이 타기는 마찬가집니다.
커튼 가게에서 번 수입으로 세 자녀를 키우고 있는 염 모 씨는 눈앞에 현실이 믿기지 않습니다.
<인터뷰> 염OO(커튼 가게 상인) : “현장 와서 보고도 안 믿어지고 꿈만 같고 어제만 해도 장사했는데 하루아침에 이렇게 되니까 갑갑하네요. 자식을 키워야 하고 공부도 시켜야 하니까 엄마 입장에서는 답답해요.
예기치 못한 피해에 눈물도 말라버린 염 씨,
그런데 염 씨는 이런 일을 처음 겪는 게 아닙니다.
<인터뷰> 염OO(커튼 가게 상인) : “저희는 2지구에 있었는데 2지구에서도 10년 전에 불이 났어요. 그때도 전소해서 건물 쫙 내려앉았어요. 4지구로 왔는데 또 불이 나니까 답답하네요.”
2005년 12월에도 서문 시장 2지구에서 큰불이 났습니다.
당시 2지구는 지금의 4지구처럼 커튼과 옷 원단 등 불에 잘 타는 물건을 파는 가게들이 많았습니다.
무려 3일 동안이나 꺼지지 않았던 불길.
화재 원인은 전기 누전이었는데요.
700억 원에 가까운 재산 피해가 나면서 서문시장 역사상 가장 큰 화재 피해로 남았습니다.
염 씨는 당시 화마에 가게를 잃고, 서문시장을 잠시 떠나기도 했었습니다.
<인터뷰> 염OO(커튼 가게 상인) : “그 당시에 불을 보니까 진짜 너무 놀랐고 애 키우면서 우울증이 올 정도로 너무 힘들었어요. 살아오면서.”
겨우 마음을 추스르고 다시 시작해보고자 서문시장으로 돌아왔던 염 씨.
두 번이나 이런 일을 겪으니 눈앞이 캄캄하기만 합니다.
연말 대목을 앞두고 물건을 많이 들여놓은 상태에서 피해를 본 것도 11년 전과 똑 닮아있습니다.
<인터뷰> 염OO(커튼 가게 운영) : “최근에 샘플 싹 바꾸고 이래저래 혼수 같은 거 주문받아서 작업해서 보따리 싸서 챙겨놨는데…….”
포목점을 운영하는 정선분 씨도 며칠 전 새로 들여놓은 물건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습니다.
<인터뷰> 정선분(포목점 운영) : “요즘 혼수철이라서 계단에도 물건을 많이 (쌓아놨어요.) 몇천만 원, 몇억 원어치예요. 다 탔어요. 다 끝났어요.”
연말 특수는커녕 수천만 원어치 물건을 하루아침에 날린 겁니다.
43년 동안 한 자리에서 장사를 해오며 서문시장에서 자식들을 다 키워냈다는 정선분 씨.
이제야 자신의 노후 준비를 하려던 참이었다는데요.
<인터뷰> 정선분(포목점 운영) : “죽겠어요. 눈물 나 죽겠어요. 왜냐면 우리가 나이가 있어서 더는 장사를 못 해요.”
그렇다면 이들이 피해 보상을 받은 길은 없는 걸까.
현재 서문시장의 상가번영회는 76억 원 상당의 화재 보험에 가입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건물에 대한 피해 보상만 가능한 수준입니다.
지난 1920년 개장 이후 서문 시장엔 11년 전 대형 화재를 포함해 그동안 모두 17차례 불이 났습니다.
이 때문에 보험료가 크게 오르고 일부 보험사들은 보험 가입마저 꺼리면서 상인들 상당수가 화재 보험에 가입하지 못한 걸로 파악됩니다.
<인터뷰> 차OO(옷가게 운영) : “여기 보험이 잘 안 돼요. 위험률이 높으니까. 그리고 여기 2지구 사고 나고 나서 더 안 됐어요.”
<인터뷰> 최OO(한복집 운영) : “서문시장에서 이렇게 불이 자주 나니까 보험 자체를 안 들어줘요.”
상인들의 피해는 수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소방 당국은 잔불이 정리 되는 대로 화재 원인에 대해 조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대구시는 국민안전처에 특별 재난 지역 선포를 건의했습니다.
대구 서문시장이 불에 타면서 새카만 연기가 올라옵니다.
비슷해 보이지만 앞쪽 화면은 2005년 12월에 이 화면은 바로 어제 촬영된 모습입니다.
11년 만에 서문시장에 또다시 큰불이 났습니다.
이번에도 연말에 불이나 피해가 유독 컸습니다.
연말 특수를 맞아 상인들이 새 물건을 많이 들여놨기 때문인데요.
소방차가 들어가기 힘들 정도로 빽빽이 붙어있던 점포들 또, 빠르게 번지는 불길 앞에 무용지물이 돼버린 스프링클러 11년 전 값비싼 비용을 치르고 나서야 알게 된 문제점들은 이번에도 또다시 반복됐습니다.
예기치 못한 피해에 눈물조차 말라버린 상인들을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불이 시작된 건 어제 새벽, 2시 10분쯤.
건조한 날씨 속에 불은 빠르게 번졌고, 700명이 넘는 소방관들의 노력에도 불길은 쉽사리 잦아들지 않습니다.
결국, 불이 난 지 3시간 만에 4지구 내 점포 670여 곳이 모두 타버렸습니다.
날이 밝자 소방헬기까지 동원돼 물을 뿌려대지만 새카만 연기는 멈추지 않습니다.
<인터뷰> 전병오(소품 가게 상인) : "우리 집이 여기서 2km 거리거든요. 거기서도 냄새가 나더라고. 보니까 까만 연기가 확 보여요."
새벽부터 소식을 듣고 현장으로 몰려든 상인들은 넋을 놓은 채 바라만 볼 뿐입니다.
<인터뷰> 김순난(소품 가게 상인) : "가게 다 태워버렸어요. 다 태워버렸어요."
발을 동동 굴러보지만 매캐한 연기와 붕괴 위험 때문에 상가 진입이 불가능했습니다.
<녹취> “다 타버렸다. (무너지고 있는 거야?) 어. (쓰러질 거 같은데 정신 차려야 될 거 같다.)"
상인들의 삶의 터전과 전 재산이 한순간에 잿더미로 변하는 순간.
새벽부터 지켜본 상인 중 일부는 초기 진화에 실패해 불이 커졌다며 분통을 터뜨리기도 합니다.
<인터뷰> 최OO(한복집 운영) : “새벽 4시에 와서 이때까지 있어도 이 안에 못 들어가요. 가에 있는 건물들 안 타게 하려고 보호하느라고 물만 뿌리지 우리는 들어가 보지도 못해요. 타는 것 그냥 그대로 보고 있어요.”
소방 당국은 작은 가게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전통시장의 특성상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뷰> 김성호(대구소방본부 예방홍보팀장) : “시장 특성상 칸막이가 없는 개방형 점포로 의류나 침구류, 원단 등 연소가 쉬운 가연성 물질로 인해서 대원들이 옥내에 진입하기가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
다행히 상인이나 손님들의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건물 일부가 무너지면서 진화작업을 하던 소방대원 2명이 부상을 입기도 했습니다.
현장을 떠나지 못하고 지켜보는 상인들도 속이 타기는 마찬가집니다.
커튼 가게에서 번 수입으로 세 자녀를 키우고 있는 염 모 씨는 눈앞에 현실이 믿기지 않습니다.
<인터뷰> 염OO(커튼 가게 상인) : “현장 와서 보고도 안 믿어지고 꿈만 같고 어제만 해도 장사했는데 하루아침에 이렇게 되니까 갑갑하네요. 자식을 키워야 하고 공부도 시켜야 하니까 엄마 입장에서는 답답해요.
예기치 못한 피해에 눈물도 말라버린 염 씨,
그런데 염 씨는 이런 일을 처음 겪는 게 아닙니다.
<인터뷰> 염OO(커튼 가게 상인) : “저희는 2지구에 있었는데 2지구에서도 10년 전에 불이 났어요. 그때도 전소해서 건물 쫙 내려앉았어요. 4지구로 왔는데 또 불이 나니까 답답하네요.”
2005년 12월에도 서문 시장 2지구에서 큰불이 났습니다.
당시 2지구는 지금의 4지구처럼 커튼과 옷 원단 등 불에 잘 타는 물건을 파는 가게들이 많았습니다.
무려 3일 동안이나 꺼지지 않았던 불길.
화재 원인은 전기 누전이었는데요.
700억 원에 가까운 재산 피해가 나면서 서문시장 역사상 가장 큰 화재 피해로 남았습니다.
염 씨는 당시 화마에 가게를 잃고, 서문시장을 잠시 떠나기도 했었습니다.
<인터뷰> 염OO(커튼 가게 상인) : “그 당시에 불을 보니까 진짜 너무 놀랐고 애 키우면서 우울증이 올 정도로 너무 힘들었어요. 살아오면서.”
겨우 마음을 추스르고 다시 시작해보고자 서문시장으로 돌아왔던 염 씨.
두 번이나 이런 일을 겪으니 눈앞이 캄캄하기만 합니다.
연말 대목을 앞두고 물건을 많이 들여놓은 상태에서 피해를 본 것도 11년 전과 똑 닮아있습니다.
<인터뷰> 염OO(커튼 가게 운영) : “최근에 샘플 싹 바꾸고 이래저래 혼수 같은 거 주문받아서 작업해서 보따리 싸서 챙겨놨는데…….”
포목점을 운영하는 정선분 씨도 며칠 전 새로 들여놓은 물건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습니다.
<인터뷰> 정선분(포목점 운영) : “요즘 혼수철이라서 계단에도 물건을 많이 (쌓아놨어요.) 몇천만 원, 몇억 원어치예요. 다 탔어요. 다 끝났어요.”
연말 특수는커녕 수천만 원어치 물건을 하루아침에 날린 겁니다.
43년 동안 한 자리에서 장사를 해오며 서문시장에서 자식들을 다 키워냈다는 정선분 씨.
이제야 자신의 노후 준비를 하려던 참이었다는데요.
<인터뷰> 정선분(포목점 운영) : “죽겠어요. 눈물 나 죽겠어요. 왜냐면 우리가 나이가 있어서 더는 장사를 못 해요.”
그렇다면 이들이 피해 보상을 받은 길은 없는 걸까.
현재 서문시장의 상가번영회는 76억 원 상당의 화재 보험에 가입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건물에 대한 피해 보상만 가능한 수준입니다.
지난 1920년 개장 이후 서문 시장엔 11년 전 대형 화재를 포함해 그동안 모두 17차례 불이 났습니다.
이 때문에 보험료가 크게 오르고 일부 보험사들은 보험 가입마저 꺼리면서 상인들 상당수가 화재 보험에 가입하지 못한 걸로 파악됩니다.
<인터뷰> 차OO(옷가게 운영) : “여기 보험이 잘 안 돼요. 위험률이 높으니까. 그리고 여기 2지구 사고 나고 나서 더 안 됐어요.”
<인터뷰> 최OO(한복집 운영) : “서문시장에서 이렇게 불이 자주 나니까 보험 자체를 안 들어줘요.”
상인들의 피해는 수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소방 당국은 잔불이 정리 되는 대로 화재 원인에 대해 조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대구시는 국민안전처에 특별 재난 지역 선포를 건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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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6-12-01 08:42:34
- 수정2016-12-01 10:3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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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서문시장이 불에 타면서 새카만 연기가 올라옵니다.
비슷해 보이지만 앞쪽 화면은 2005년 12월에 이 화면은 바로 어제 촬영된 모습입니다.
11년 만에 서문시장에 또다시 큰불이 났습니다.
이번에도 연말에 불이나 피해가 유독 컸습니다.
연말 특수를 맞아 상인들이 새 물건을 많이 들여놨기 때문인데요.
소방차가 들어가기 힘들 정도로 빽빽이 붙어있던 점포들 또, 빠르게 번지는 불길 앞에 무용지물이 돼버린 스프링클러 11년 전 값비싼 비용을 치르고 나서야 알게 된 문제점들은 이번에도 또다시 반복됐습니다.
예기치 못한 피해에 눈물조차 말라버린 상인들을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불이 시작된 건 어제 새벽, 2시 10분쯤.
건조한 날씨 속에 불은 빠르게 번졌고, 700명이 넘는 소방관들의 노력에도 불길은 쉽사리 잦아들지 않습니다.
결국, 불이 난 지 3시간 만에 4지구 내 점포 670여 곳이 모두 타버렸습니다.
날이 밝자 소방헬기까지 동원돼 물을 뿌려대지만 새카만 연기는 멈추지 않습니다.
<인터뷰> 전병오(소품 가게 상인) : "우리 집이 여기서 2km 거리거든요. 거기서도 냄새가 나더라고. 보니까 까만 연기가 확 보여요."
새벽부터 소식을 듣고 현장으로 몰려든 상인들은 넋을 놓은 채 바라만 볼 뿐입니다.
<인터뷰> 김순난(소품 가게 상인) : "가게 다 태워버렸어요. 다 태워버렸어요."
발을 동동 굴러보지만 매캐한 연기와 붕괴 위험 때문에 상가 진입이 불가능했습니다.
<녹취> “다 타버렸다. (무너지고 있는 거야?) 어. (쓰러질 거 같은데 정신 차려야 될 거 같다.)"
상인들의 삶의 터전과 전 재산이 한순간에 잿더미로 변하는 순간.
새벽부터 지켜본 상인 중 일부는 초기 진화에 실패해 불이 커졌다며 분통을 터뜨리기도 합니다.
<인터뷰> 최OO(한복집 운영) : “새벽 4시에 와서 이때까지 있어도 이 안에 못 들어가요. 가에 있는 건물들 안 타게 하려고 보호하느라고 물만 뿌리지 우리는 들어가 보지도 못해요. 타는 것 그냥 그대로 보고 있어요.”
소방 당국은 작은 가게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전통시장의 특성상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뷰> 김성호(대구소방본부 예방홍보팀장) : “시장 특성상 칸막이가 없는 개방형 점포로 의류나 침구류, 원단 등 연소가 쉬운 가연성 물질로 인해서 대원들이 옥내에 진입하기가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
다행히 상인이나 손님들의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건물 일부가 무너지면서 진화작업을 하던 소방대원 2명이 부상을 입기도 했습니다.
현장을 떠나지 못하고 지켜보는 상인들도 속이 타기는 마찬가집니다.
커튼 가게에서 번 수입으로 세 자녀를 키우고 있는 염 모 씨는 눈앞에 현실이 믿기지 않습니다.
<인터뷰> 염OO(커튼 가게 상인) : “현장 와서 보고도 안 믿어지고 꿈만 같고 어제만 해도 장사했는데 하루아침에 이렇게 되니까 갑갑하네요. 자식을 키워야 하고 공부도 시켜야 하니까 엄마 입장에서는 답답해요.
예기치 못한 피해에 눈물도 말라버린 염 씨,
그런데 염 씨는 이런 일을 처음 겪는 게 아닙니다.
<인터뷰> 염OO(커튼 가게 상인) : “저희는 2지구에 있었는데 2지구에서도 10년 전에 불이 났어요. 그때도 전소해서 건물 쫙 내려앉았어요. 4지구로 왔는데 또 불이 나니까 답답하네요.”
2005년 12월에도 서문 시장 2지구에서 큰불이 났습니다.
당시 2지구는 지금의 4지구처럼 커튼과 옷 원단 등 불에 잘 타는 물건을 파는 가게들이 많았습니다.
무려 3일 동안이나 꺼지지 않았던 불길.
화재 원인은 전기 누전이었는데요.
700억 원에 가까운 재산 피해가 나면서 서문시장 역사상 가장 큰 화재 피해로 남았습니다.
염 씨는 당시 화마에 가게를 잃고, 서문시장을 잠시 떠나기도 했었습니다.
<인터뷰> 염OO(커튼 가게 상인) : “그 당시에 불을 보니까 진짜 너무 놀랐고 애 키우면서 우울증이 올 정도로 너무 힘들었어요. 살아오면서.”
겨우 마음을 추스르고 다시 시작해보고자 서문시장으로 돌아왔던 염 씨.
두 번이나 이런 일을 겪으니 눈앞이 캄캄하기만 합니다.
연말 대목을 앞두고 물건을 많이 들여놓은 상태에서 피해를 본 것도 11년 전과 똑 닮아있습니다.
<인터뷰> 염OO(커튼 가게 운영) : “최근에 샘플 싹 바꾸고 이래저래 혼수 같은 거 주문받아서 작업해서 보따리 싸서 챙겨놨는데…….”
포목점을 운영하는 정선분 씨도 며칠 전 새로 들여놓은 물건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습니다.
<인터뷰> 정선분(포목점 운영) : “요즘 혼수철이라서 계단에도 물건을 많이 (쌓아놨어요.) 몇천만 원, 몇억 원어치예요. 다 탔어요. 다 끝났어요.”
연말 특수는커녕 수천만 원어치 물건을 하루아침에 날린 겁니다.
43년 동안 한 자리에서 장사를 해오며 서문시장에서 자식들을 다 키워냈다는 정선분 씨.
이제야 자신의 노후 준비를 하려던 참이었다는데요.
<인터뷰> 정선분(포목점 운영) : “죽겠어요. 눈물 나 죽겠어요. 왜냐면 우리가 나이가 있어서 더는 장사를 못 해요.”
그렇다면 이들이 피해 보상을 받은 길은 없는 걸까.
현재 서문시장의 상가번영회는 76억 원 상당의 화재 보험에 가입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건물에 대한 피해 보상만 가능한 수준입니다.
지난 1920년 개장 이후 서문 시장엔 11년 전 대형 화재를 포함해 그동안 모두 17차례 불이 났습니다.
이 때문에 보험료가 크게 오르고 일부 보험사들은 보험 가입마저 꺼리면서 상인들 상당수가 화재 보험에 가입하지 못한 걸로 파악됩니다.
<인터뷰> 차OO(옷가게 운영) : “여기 보험이 잘 안 돼요. 위험률이 높으니까. 그리고 여기 2지구 사고 나고 나서 더 안 됐어요.”
<인터뷰> 최OO(한복집 운영) : “서문시장에서 이렇게 불이 자주 나니까 보험 자체를 안 들어줘요.”
상인들의 피해는 수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소방 당국은 잔불이 정리 되는 대로 화재 원인에 대해 조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대구시는 국민안전처에 특별 재난 지역 선포를 건의했습니다.
대구 서문시장이 불에 타면서 새카만 연기가 올라옵니다.
비슷해 보이지만 앞쪽 화면은 2005년 12월에 이 화면은 바로 어제 촬영된 모습입니다.
11년 만에 서문시장에 또다시 큰불이 났습니다.
이번에도 연말에 불이나 피해가 유독 컸습니다.
연말 특수를 맞아 상인들이 새 물건을 많이 들여놨기 때문인데요.
소방차가 들어가기 힘들 정도로 빽빽이 붙어있던 점포들 또, 빠르게 번지는 불길 앞에 무용지물이 돼버린 스프링클러 11년 전 값비싼 비용을 치르고 나서야 알게 된 문제점들은 이번에도 또다시 반복됐습니다.
예기치 못한 피해에 눈물조차 말라버린 상인들을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불이 시작된 건 어제 새벽, 2시 10분쯤.
건조한 날씨 속에 불은 빠르게 번졌고, 700명이 넘는 소방관들의 노력에도 불길은 쉽사리 잦아들지 않습니다.
결국, 불이 난 지 3시간 만에 4지구 내 점포 670여 곳이 모두 타버렸습니다.
날이 밝자 소방헬기까지 동원돼 물을 뿌려대지만 새카만 연기는 멈추지 않습니다.
<인터뷰> 전병오(소품 가게 상인) : "우리 집이 여기서 2km 거리거든요. 거기서도 냄새가 나더라고. 보니까 까만 연기가 확 보여요."
새벽부터 소식을 듣고 현장으로 몰려든 상인들은 넋을 놓은 채 바라만 볼 뿐입니다.
<인터뷰> 김순난(소품 가게 상인) : "가게 다 태워버렸어요. 다 태워버렸어요."
발을 동동 굴러보지만 매캐한 연기와 붕괴 위험 때문에 상가 진입이 불가능했습니다.
<녹취> “다 타버렸다. (무너지고 있는 거야?) 어. (쓰러질 거 같은데 정신 차려야 될 거 같다.)"
상인들의 삶의 터전과 전 재산이 한순간에 잿더미로 변하는 순간.
새벽부터 지켜본 상인 중 일부는 초기 진화에 실패해 불이 커졌다며 분통을 터뜨리기도 합니다.
<인터뷰> 최OO(한복집 운영) : “새벽 4시에 와서 이때까지 있어도 이 안에 못 들어가요. 가에 있는 건물들 안 타게 하려고 보호하느라고 물만 뿌리지 우리는 들어가 보지도 못해요. 타는 것 그냥 그대로 보고 있어요.”
소방 당국은 작은 가게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전통시장의 특성상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뷰> 김성호(대구소방본부 예방홍보팀장) : “시장 특성상 칸막이가 없는 개방형 점포로 의류나 침구류, 원단 등 연소가 쉬운 가연성 물질로 인해서 대원들이 옥내에 진입하기가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
다행히 상인이나 손님들의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건물 일부가 무너지면서 진화작업을 하던 소방대원 2명이 부상을 입기도 했습니다.
현장을 떠나지 못하고 지켜보는 상인들도 속이 타기는 마찬가집니다.
커튼 가게에서 번 수입으로 세 자녀를 키우고 있는 염 모 씨는 눈앞에 현실이 믿기지 않습니다.
<인터뷰> 염OO(커튼 가게 상인) : “현장 와서 보고도 안 믿어지고 꿈만 같고 어제만 해도 장사했는데 하루아침에 이렇게 되니까 갑갑하네요. 자식을 키워야 하고 공부도 시켜야 하니까 엄마 입장에서는 답답해요.
예기치 못한 피해에 눈물도 말라버린 염 씨,
그런데 염 씨는 이런 일을 처음 겪는 게 아닙니다.
<인터뷰> 염OO(커튼 가게 상인) : “저희는 2지구에 있었는데 2지구에서도 10년 전에 불이 났어요. 그때도 전소해서 건물 쫙 내려앉았어요. 4지구로 왔는데 또 불이 나니까 답답하네요.”
2005년 12월에도 서문 시장 2지구에서 큰불이 났습니다.
당시 2지구는 지금의 4지구처럼 커튼과 옷 원단 등 불에 잘 타는 물건을 파는 가게들이 많았습니다.
무려 3일 동안이나 꺼지지 않았던 불길.
화재 원인은 전기 누전이었는데요.
700억 원에 가까운 재산 피해가 나면서 서문시장 역사상 가장 큰 화재 피해로 남았습니다.
염 씨는 당시 화마에 가게를 잃고, 서문시장을 잠시 떠나기도 했었습니다.
<인터뷰> 염OO(커튼 가게 상인) : “그 당시에 불을 보니까 진짜 너무 놀랐고 애 키우면서 우울증이 올 정도로 너무 힘들었어요. 살아오면서.”
겨우 마음을 추스르고 다시 시작해보고자 서문시장으로 돌아왔던 염 씨.
두 번이나 이런 일을 겪으니 눈앞이 캄캄하기만 합니다.
연말 대목을 앞두고 물건을 많이 들여놓은 상태에서 피해를 본 것도 11년 전과 똑 닮아있습니다.
<인터뷰> 염OO(커튼 가게 운영) : “최근에 샘플 싹 바꾸고 이래저래 혼수 같은 거 주문받아서 작업해서 보따리 싸서 챙겨놨는데…….”
포목점을 운영하는 정선분 씨도 며칠 전 새로 들여놓은 물건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습니다.
<인터뷰> 정선분(포목점 운영) : “요즘 혼수철이라서 계단에도 물건을 많이 (쌓아놨어요.) 몇천만 원, 몇억 원어치예요. 다 탔어요. 다 끝났어요.”
연말 특수는커녕 수천만 원어치 물건을 하루아침에 날린 겁니다.
43년 동안 한 자리에서 장사를 해오며 서문시장에서 자식들을 다 키워냈다는 정선분 씨.
이제야 자신의 노후 준비를 하려던 참이었다는데요.
<인터뷰> 정선분(포목점 운영) : “죽겠어요. 눈물 나 죽겠어요. 왜냐면 우리가 나이가 있어서 더는 장사를 못 해요.”
그렇다면 이들이 피해 보상을 받은 길은 없는 걸까.
현재 서문시장의 상가번영회는 76억 원 상당의 화재 보험에 가입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건물에 대한 피해 보상만 가능한 수준입니다.
지난 1920년 개장 이후 서문 시장엔 11년 전 대형 화재를 포함해 그동안 모두 17차례 불이 났습니다.
이 때문에 보험료가 크게 오르고 일부 보험사들은 보험 가입마저 꺼리면서 상인들 상당수가 화재 보험에 가입하지 못한 걸로 파악됩니다.
<인터뷰> 차OO(옷가게 운영) : “여기 보험이 잘 안 돼요. 위험률이 높으니까. 그리고 여기 2지구 사고 나고 나서 더 안 됐어요.”
<인터뷰> 최OO(한복집 운영) : “서문시장에서 이렇게 불이 자주 나니까 보험 자체를 안 들어줘요.”
상인들의 피해는 수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소방 당국은 잔불이 정리 되는 대로 화재 원인에 대해 조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대구시는 국민안전처에 특별 재난 지역 선포를 건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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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호윤 기자 liv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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