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로 미래로] 정착과 화합 담은 ‘착한 버섯’

입력 2017.10.21 (08:20) 수정 2017.10.21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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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버섯 요리 좋아하시는 분 많으실텐데요.

버섯은 해외에 로열티를 주고 재배하는 것들이 많다고 합니다.

그런데 한 탈북민이 희귀 버섯 품종올 개량해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까지 특허를 획득했습니다.

탈북민 정착과 우리 농가의 소득 증대에도 기여하고 있는 착한 버섯 이야기.

정은지 리포터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수확의 계절, 가을이 깊어가는 충북 보은군의 한 농가.

<녹취> "와! 버섯이 진짜 많네요."

아침부터 버섯을 따는 손길이 분주합니다.

하루 수확량이 500kg이나 된다는데 버섯의 크기가 다른 버섯에 비해 월등히 크죠?

<인터뷰> 김윤희(대왕버섯 영농조합 조합원/탈북민) : "(이게 무슨 버섯이에요?) 이게 대왕버섯이에요. (크기가 왜 이렇게 커요?) 크기가 이게 보통 150에서 250그램까지 저희가 키우거든요."

무게가 표고버섯의 7배에 이르는 대왕버섯! 최상품으로 키워내기 위해 농민들은 오늘도 열심입니다.

<인터뷰> 김은실(대왕버섯 영농조합 조합원/탈북민) : "(어떤 버섯이 좋은 것 같으세요?) 이게 제일 좋다는 게, 요것처럼 모양이 하트 모양으로 되어 있고, 다리가 튼실해야 하는 거예요. 다리가 튼실하고 색상이 뽀얀, 하얀 색이라야 최우수 상품이에요, 이게."

이 농장에서 재배한 대왕버섯인데요.

보기에도 정말 크고, 싱싱하죠? 그런데 이 버섯은 남북한 출신 농민들의 화합과 탈북민 정착에도 기여하는 통일버섯, 착한 버섯이라고 합니다.

느타리버섯의 일종인 대왕버섯은 탈북민 김유송 씨가 여러 해에 걸친 연구와 노력 끝에 2012년 국내 최초로 개량에 성공한 품종입니다.

<인터뷰> 김유송(대왕버섯 영농조합 대표/탈북민) : "(중국 신강 지역의)아위라는 나무에서 증식하는 이런 버섯인데 이 버섯은 우선 약용적으로 아주 특이하고 식감이 좋고 해서 유이한 버섯으로 알려져 있어요.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게끔 우리가 세계에서 처음으로 이걸 만들었다는 데 의미가 있는 거죠."

대왕 버섯은 성분 분석 결과, 항산화 물질이 다량 함유되어 있는 것으로 나왔는데요.

일본, 미국 등에서 신균주로 특허 등록을 마쳤습니다.

<인터뷰> 김유송(대왕버섯 영농조합 대표/탈북민) : "새송이, 느타리, 양송이 이런 버섯은 우리나라에서 균주를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에 일본에서 로열티를 주고 사다가 농민들한테 공급을 해서 버섯들을 키워서 공급하는 거예요. 그러나 우리는 제가 직접 이 대왕버섯 신균주를 개발했기 때문에 이 버섯의 주인은 바로 대한민국인 거예요."

그렇다면 이 대왕버섯의 재배 과정은 어떨까요? 이곳은 충주에 있는 버섯 영농조합법인.

김유송 씨가 아침 일찍부터 이곳을 찾은 이유는 버섯 종균을 병에 심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먼저 병 안에 곡물 껍질 등 열 가지 정도의 재료를 배합해 넣고 소독한 후, 액체 상태의 버섯 종균을 심는데요.

<녹취> '대왕버섯 균을 심어주는 것, 그게 씨앗이에요."

이 병들을 배양실에서 50일 정도 좀 더 숙성시킨 뒤 병째 심습니다.

병 재배 덕분에 까다로운 버섯 농사가 훨씬 쉬워졌고, 버섯 재배 기간도 18일로 줄어 면적당 생산 효율도 배로 높아졌습니다.

그런데 대왕버섯 품종 개발에는 김유송 씨의 특별한 소망이 담겨 있었다고 합니다.

<인터뷰> 김유송(대왕버섯 영농조합 대표/탈북민) : "(북한)이탈주민들이 대한민국에 와서 정착하지 못하고 일정한 직업이 없어서 정착하지 못하고 떠돌이 생활을 하는 것들을 보면서 그런 이탈 주민들이 소득원이 됐으면 하는 그런 마음을 가지고 이 버섯을 이제 만들기 시작했고..."

현재 대왕버섯을 재배하고 있는 영농조합법인의 조합원은 12명인데요.

그 중 3명이 탈북민 출신으로, 버섯 농사를 통해 정착의 꿈을 키워나가고 있습니다.

<인터뷰> 정경수(대왕버섯 영농조합 조합원/탈북민) : "24,000개 씩 하니까 한 5동을 지금 하고 있습니다. 다른 마음은 없고 그저 우리 대왕버섯을 잘 키워서 전체 대한민국 사람들이 다 맛보실 수 있게끔 이쁘게 키우고 싶은 마음으로 일 합니다."

<인터뷰> 이현순(대왕버섯 영농조합 조합원) : "열심히 사시는 것 같아요. 남한 사람들하고 북한 사람들하고 비교를 하다 보면 북한 사람들은 조금 이제 뭐랄까, 강직한 면이 있다고 할까? 그렇더라고요."

대왕버섯은 탈북민 뿐 아니라 기존의 지역 농가들에게도 수익을 높여 줄 새로운 희망인데요.

<인터뷰> 이현순(대왕버섯 영농조합 조합원) : "봄부터 겨울까지 계속 딸 수 있기 때문에 쉬는 시간이 없잖아요. 그러니까 일자리 창출도 될 수 있어요."

우리 식탁에 자주 오르는 버섯 알고 보면 수입 품종인 경우가 많습니다.

대왕버섯은 국산 품종으로서 미국과 일본 등에서 특허를 인정받고 판로 개척에 나서고 있는데요. 남북한 출신 농민들은 이를 통해 함께 더 큰 꿈을 꾸고 있습니다.

대왕버섯은 자연산 송이버섯처럼 생식도 가능해 샐러드로 만들어 먹을 수도 있는데요.

<인터뷰> 이창경(원광보건대학교 외식조리학과 교수) : "쫄깃쫄깃 하네요. 쫄깃쫄깃 하죠? 그리고 처음 씹으면 고기 맛이 나면서 뒤에, 드시면 조금 쌉쌀한 맛..."

조리 과정이 간단한 요리를 한번 만들어 보기로 했습니다.

대왕버섯을 끓인 육수에 어묵만 넣고 5분간 끓이면 되는 어묵탕과 버섯 특유의 식감을 살린 버섯죽입니다.

보기에도 먹음직스럽죠? 맛은 어떨까요?

<녹취> "맛있어요. (맛있죠?) 네 맛있어요."

버섯을 통해 탈북민들과 함께 대한민국의 농업 발전에 이바지하겠다는 김유송 씨의 꿈.

통일의 밑거름이 될 그의 꿈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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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일로 미래로] 정착과 화합 담은 ‘착한 버섯’
    • 입력 2017-10-21 08:13:47
    • 수정2017-10-21 08:34:18
    남북의 창
<앵커 멘트>

버섯 요리 좋아하시는 분 많으실텐데요.

버섯은 해외에 로열티를 주고 재배하는 것들이 많다고 합니다.

그런데 한 탈북민이 희귀 버섯 품종올 개량해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까지 특허를 획득했습니다.

탈북민 정착과 우리 농가의 소득 증대에도 기여하고 있는 착한 버섯 이야기.

정은지 리포터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수확의 계절, 가을이 깊어가는 충북 보은군의 한 농가.

<녹취> "와! 버섯이 진짜 많네요."

아침부터 버섯을 따는 손길이 분주합니다.

하루 수확량이 500kg이나 된다는데 버섯의 크기가 다른 버섯에 비해 월등히 크죠?

<인터뷰> 김윤희(대왕버섯 영농조합 조합원/탈북민) : "(이게 무슨 버섯이에요?) 이게 대왕버섯이에요. (크기가 왜 이렇게 커요?) 크기가 이게 보통 150에서 250그램까지 저희가 키우거든요."

무게가 표고버섯의 7배에 이르는 대왕버섯! 최상품으로 키워내기 위해 농민들은 오늘도 열심입니다.

<인터뷰> 김은실(대왕버섯 영농조합 조합원/탈북민) : "(어떤 버섯이 좋은 것 같으세요?) 이게 제일 좋다는 게, 요것처럼 모양이 하트 모양으로 되어 있고, 다리가 튼실해야 하는 거예요. 다리가 튼실하고 색상이 뽀얀, 하얀 색이라야 최우수 상품이에요, 이게."

이 농장에서 재배한 대왕버섯인데요.

보기에도 정말 크고, 싱싱하죠? 그런데 이 버섯은 남북한 출신 농민들의 화합과 탈북민 정착에도 기여하는 통일버섯, 착한 버섯이라고 합니다.

느타리버섯의 일종인 대왕버섯은 탈북민 김유송 씨가 여러 해에 걸친 연구와 노력 끝에 2012년 국내 최초로 개량에 성공한 품종입니다.

<인터뷰> 김유송(대왕버섯 영농조합 대표/탈북민) : "(중국 신강 지역의)아위라는 나무에서 증식하는 이런 버섯인데 이 버섯은 우선 약용적으로 아주 특이하고 식감이 좋고 해서 유이한 버섯으로 알려져 있어요.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게끔 우리가 세계에서 처음으로 이걸 만들었다는 데 의미가 있는 거죠."

대왕 버섯은 성분 분석 결과, 항산화 물질이 다량 함유되어 있는 것으로 나왔는데요.

일본, 미국 등에서 신균주로 특허 등록을 마쳤습니다.

<인터뷰> 김유송(대왕버섯 영농조합 대표/탈북민) : "새송이, 느타리, 양송이 이런 버섯은 우리나라에서 균주를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에 일본에서 로열티를 주고 사다가 농민들한테 공급을 해서 버섯들을 키워서 공급하는 거예요. 그러나 우리는 제가 직접 이 대왕버섯 신균주를 개발했기 때문에 이 버섯의 주인은 바로 대한민국인 거예요."

그렇다면 이 대왕버섯의 재배 과정은 어떨까요? 이곳은 충주에 있는 버섯 영농조합법인.

김유송 씨가 아침 일찍부터 이곳을 찾은 이유는 버섯 종균을 병에 심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먼저 병 안에 곡물 껍질 등 열 가지 정도의 재료를 배합해 넣고 소독한 후, 액체 상태의 버섯 종균을 심는데요.

<녹취> '대왕버섯 균을 심어주는 것, 그게 씨앗이에요."

이 병들을 배양실에서 50일 정도 좀 더 숙성시킨 뒤 병째 심습니다.

병 재배 덕분에 까다로운 버섯 농사가 훨씬 쉬워졌고, 버섯 재배 기간도 18일로 줄어 면적당 생산 효율도 배로 높아졌습니다.

그런데 대왕버섯 품종 개발에는 김유송 씨의 특별한 소망이 담겨 있었다고 합니다.

<인터뷰> 김유송(대왕버섯 영농조합 대표/탈북민) : "(북한)이탈주민들이 대한민국에 와서 정착하지 못하고 일정한 직업이 없어서 정착하지 못하고 떠돌이 생활을 하는 것들을 보면서 그런 이탈 주민들이 소득원이 됐으면 하는 그런 마음을 가지고 이 버섯을 이제 만들기 시작했고..."

현재 대왕버섯을 재배하고 있는 영농조합법인의 조합원은 12명인데요.

그 중 3명이 탈북민 출신으로, 버섯 농사를 통해 정착의 꿈을 키워나가고 있습니다.

<인터뷰> 정경수(대왕버섯 영농조합 조합원/탈북민) : "24,000개 씩 하니까 한 5동을 지금 하고 있습니다. 다른 마음은 없고 그저 우리 대왕버섯을 잘 키워서 전체 대한민국 사람들이 다 맛보실 수 있게끔 이쁘게 키우고 싶은 마음으로 일 합니다."

<인터뷰> 이현순(대왕버섯 영농조합 조합원) : "열심히 사시는 것 같아요. 남한 사람들하고 북한 사람들하고 비교를 하다 보면 북한 사람들은 조금 이제 뭐랄까, 강직한 면이 있다고 할까? 그렇더라고요."

대왕버섯은 탈북민 뿐 아니라 기존의 지역 농가들에게도 수익을 높여 줄 새로운 희망인데요.

<인터뷰> 이현순(대왕버섯 영농조합 조합원) : "봄부터 겨울까지 계속 딸 수 있기 때문에 쉬는 시간이 없잖아요. 그러니까 일자리 창출도 될 수 있어요."

우리 식탁에 자주 오르는 버섯 알고 보면 수입 품종인 경우가 많습니다.

대왕버섯은 국산 품종으로서 미국과 일본 등에서 특허를 인정받고 판로 개척에 나서고 있는데요. 남북한 출신 농민들은 이를 통해 함께 더 큰 꿈을 꾸고 있습니다.

대왕버섯은 자연산 송이버섯처럼 생식도 가능해 샐러드로 만들어 먹을 수도 있는데요.

<인터뷰> 이창경(원광보건대학교 외식조리학과 교수) : "쫄깃쫄깃 하네요. 쫄깃쫄깃 하죠? 그리고 처음 씹으면 고기 맛이 나면서 뒤에, 드시면 조금 쌉쌀한 맛..."

조리 과정이 간단한 요리를 한번 만들어 보기로 했습니다.

대왕버섯을 끓인 육수에 어묵만 넣고 5분간 끓이면 되는 어묵탕과 버섯 특유의 식감을 살린 버섯죽입니다.

보기에도 먹음직스럽죠? 맛은 어떨까요?

<녹취> "맛있어요. (맛있죠?) 네 맛있어요."

버섯을 통해 탈북민들과 함께 대한민국의 농업 발전에 이바지하겠다는 김유송 씨의 꿈.

통일의 밑거름이 될 그의 꿈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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