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현장] 러시아 ‘녹색의 눈’…환경 오염 때문에?

입력 2019.03.12 (20:33) 수정 2019.03.12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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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러시아 시베리아의 한 마을에는 녹색 눈이 내리는 이색 광경이 펼쳐졌습니다.

하지만 녹색 눈을 마냥 신기하게만 볼 수 없는 것은 환경 오염의 결과물이기 때문인데요.

불과 몇 주 전에는 검은 눈이 내리기도 했습니다.

자세한 소식, 특파원 연결합니다.

이동환 특파원, 시베리아의 한 마을에 녹색 눈이 내렸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 우랄산맥 근처에 있는 페르부랄스크 지역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하얀 눈이 마치 녹색 물감으로 물들여 놓은 것처럼 초록빛을 띱니다.

지붕에 매달린 고드름도 녹색 빛입니다.

[나탈리야 솔로베이/지역 주민 : "이건 눈이 아니잖아. 네가 입고 있는 스키 바지와 색깔이 똑같은 나쁜 눈이야."]

마을 주민들은 페르부랄스크 인근 공장들이 배출하는 발암물질인 크롬을 문제 삼습니다.

녹색 눈이 내리고 나서 아이들이 보인 기침과 알레르기 반응이 크롬에서 배출되는 유독성 물질 때문이라는 겁니다.

[앵커]

그런데 이런 색깔을 띤 눈이 내린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달에는 공업도시 쿠즈네츠크에 검은 눈이 내렸습니다.

이때도 인근 석탄 채굴 공장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앵커]

공장 밀집지역이라는 공통점이 있군요.

러시아 당국에선 어떤 대책을 내놓고 있나요?

[기자]

유해성은 없다면서 별다른 조치를 취하고 있지는 않지만 주정부 차원에서 나서고 있습니다.

러시아 서시베리아 남부에 위치한 케메로보 주의 공업도시 쿠즈네츠크입니다.

이 곳은 세계 최대 규모의 탄광지역인 쿠즈바스의 영향을 받는 지역 중 한 곳인데요.

하얗게 쌓여야 할 눈이 검은 빛깔을 띱니다. 인근 석탄 공장에서 뿜어낸 석탄재가 눈과 뒤섞인 것입니다.

[지역 주민 : "어제 제 딸이 파란색 장갑을 끼고 놀고 있었는데 다 검정색이 됐어요."]

상황이 이렇지만 정작 공장들은 다른 주장을 펴고 있습니다.

[아나톨리 볼코프/석탄 공장 사장 : "우리는 배출물을 자주 검사합니다. 최대한 모든 배출물을 외부와 차단하고 있지만 거리에 쌓이는 석탄 먼지까지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케메로보 주의 쿠즈바스 지역은 러시아 전체 석탄 생산량의 60%이상을 차지하는 석탄 산업 중심지입니다.

이 때문에 이 지역 주민들의 수명이 러시아인 평균보다 3~4년 짧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세르게이 찌벨로프/케메로보주 주지사 : "석탄 기업들이 비용을 들여 주민들을 새 지역에 정착시키기로 합의했습니다."]

케메로보주는 주정부 차원에서 석탄 먼지 억제 기술을 갖고 있는 국내 한 기업과 협력 방안을 모색중입니다.

주 정부차원의 이런 노력이 심각한 환경 오염을 개선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지금까지 모스크바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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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3-12 20:38:06
    • 수정2019-03-12 20:40:42
    글로벌24
[앵커]

최근 러시아 시베리아의 한 마을에는 녹색 눈이 내리는 이색 광경이 펼쳐졌습니다.

하지만 녹색 눈을 마냥 신기하게만 볼 수 없는 것은 환경 오염의 결과물이기 때문인데요.

불과 몇 주 전에는 검은 눈이 내리기도 했습니다.

자세한 소식, 특파원 연결합니다.

이동환 특파원, 시베리아의 한 마을에 녹색 눈이 내렸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 우랄산맥 근처에 있는 페르부랄스크 지역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하얀 눈이 마치 녹색 물감으로 물들여 놓은 것처럼 초록빛을 띱니다.

지붕에 매달린 고드름도 녹색 빛입니다.

[나탈리야 솔로베이/지역 주민 : "이건 눈이 아니잖아. 네가 입고 있는 스키 바지와 색깔이 똑같은 나쁜 눈이야."]

마을 주민들은 페르부랄스크 인근 공장들이 배출하는 발암물질인 크롬을 문제 삼습니다.

녹색 눈이 내리고 나서 아이들이 보인 기침과 알레르기 반응이 크롬에서 배출되는 유독성 물질 때문이라는 겁니다.

[앵커]

그런데 이런 색깔을 띤 눈이 내린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달에는 공업도시 쿠즈네츠크에 검은 눈이 내렸습니다.

이때도 인근 석탄 채굴 공장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앵커]

공장 밀집지역이라는 공통점이 있군요.

러시아 당국에선 어떤 대책을 내놓고 있나요?

[기자]

유해성은 없다면서 별다른 조치를 취하고 있지는 않지만 주정부 차원에서 나서고 있습니다.

러시아 서시베리아 남부에 위치한 케메로보 주의 공업도시 쿠즈네츠크입니다.

이 곳은 세계 최대 규모의 탄광지역인 쿠즈바스의 영향을 받는 지역 중 한 곳인데요.

하얗게 쌓여야 할 눈이 검은 빛깔을 띱니다. 인근 석탄 공장에서 뿜어낸 석탄재가 눈과 뒤섞인 것입니다.

[지역 주민 : "어제 제 딸이 파란색 장갑을 끼고 놀고 있었는데 다 검정색이 됐어요."]

상황이 이렇지만 정작 공장들은 다른 주장을 펴고 있습니다.

[아나톨리 볼코프/석탄 공장 사장 : "우리는 배출물을 자주 검사합니다. 최대한 모든 배출물을 외부와 차단하고 있지만 거리에 쌓이는 석탄 먼지까지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케메로보 주의 쿠즈바스 지역은 러시아 전체 석탄 생산량의 60%이상을 차지하는 석탄 산업 중심지입니다.

이 때문에 이 지역 주민들의 수명이 러시아인 평균보다 3~4년 짧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세르게이 찌벨로프/케메로보주 주지사 : "석탄 기업들이 비용을 들여 주민들을 새 지역에 정착시키기로 합의했습니다."]

케메로보주는 주정부 차원에서 석탄 먼지 억제 기술을 갖고 있는 국내 한 기업과 협력 방안을 모색중입니다.

주 정부차원의 이런 노력이 심각한 환경 오염을 개선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지금까지 모스크바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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