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지 무단 훼손·점유…“통행료까지 요구”

입력 2022.03.31 (08:40) 수정 2022.03.31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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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제천의 한 종교단체가 갑질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천주교 원주교구가 배론성지에 기도학교를 건립하며 개인 소유의 농지를 무단으로 훼손하고 점유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난 건데요.

토지 소유주는 교구 측이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이규명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제천 천주교 배론 성지의 기도학교 건물입니다.

2년 전 건립된 이 건물 옆에는 천 제곱미터가 넘는 공터가 방치돼 있습니다.

천주교 원주교구는 기도학교를 건립하며 이곳에 잔디와 조경수를 심고 나무 데크 등을 조성했습니다.

하지만 뒤늦게 사유지인 사실이 드러나며 현재는 모두 철거된 상태입니다.

토지 소유주는 기도학교 건립 과정에서 자신이 심어 놓은 조경수 150여 그루가 무단으로 베어져 반출됐다며 억울함을 호소합니다.

항공 사진 등으로 확인해보니 2년 사이 빼곡했던 나무는 모두 사라졌습니다.

더욱이 이 땅속에 공사 폐기물까지 묻혀 제천시가 교구 측에 원상복구 명령을 내렸습니다.

[백태현/토지 소유주 아들 : "놀랐죠. 사유지를 이렇게까지 아무런 절차 (없이) 법적인 부분도 있고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훼손·점유) 할 수가 있는가."]

교구 측은 사유지를 무단으로 훼손해 점유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책임은 시공사에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문제가 불거지자 교구 측은 뒤늦게 보상 방안에 대해 협의하고 있습니다.

[천주교 원주교구 관계자/음성변조 : "최대한 빨리 합의를 보고 싶은 마음은 있어요. 이 땅에 대해 저희가 (책임을) 부정하는 건 아니에요."]

하지만, 해당 토지에 농기계가 오가려면 교구 측 주차장을 지나가야 하는 난감한 상황, 교구 측은 토지주에게 통행료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천주교 원주교구 관계자/음성변조 : "이미 (주차장을 조성)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이용료를 받아야 되겠다' 이야기를 한 거죠."]

농지가 훼손되고 이제는 마음 놓고 오갈 수도 없는 상황.

토지주의 외로운 싸움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규명입니다.

촬영기자:최승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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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유지 무단 훼손·점유…“통행료까지 요구”
    • 입력 2022-03-31 08:40:19
    • 수정2022-03-31 09:04:55
    뉴스광장(청주)
[앵커]

제천의 한 종교단체가 갑질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천주교 원주교구가 배론성지에 기도학교를 건립하며 개인 소유의 농지를 무단으로 훼손하고 점유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난 건데요.

토지 소유주는 교구 측이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이규명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제천 천주교 배론 성지의 기도학교 건물입니다.

2년 전 건립된 이 건물 옆에는 천 제곱미터가 넘는 공터가 방치돼 있습니다.

천주교 원주교구는 기도학교를 건립하며 이곳에 잔디와 조경수를 심고 나무 데크 등을 조성했습니다.

하지만 뒤늦게 사유지인 사실이 드러나며 현재는 모두 철거된 상태입니다.

토지 소유주는 기도학교 건립 과정에서 자신이 심어 놓은 조경수 150여 그루가 무단으로 베어져 반출됐다며 억울함을 호소합니다.

항공 사진 등으로 확인해보니 2년 사이 빼곡했던 나무는 모두 사라졌습니다.

더욱이 이 땅속에 공사 폐기물까지 묻혀 제천시가 교구 측에 원상복구 명령을 내렸습니다.

[백태현/토지 소유주 아들 : "놀랐죠. 사유지를 이렇게까지 아무런 절차 (없이) 법적인 부분도 있고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훼손·점유) 할 수가 있는가."]

교구 측은 사유지를 무단으로 훼손해 점유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책임은 시공사에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문제가 불거지자 교구 측은 뒤늦게 보상 방안에 대해 협의하고 있습니다.

[천주교 원주교구 관계자/음성변조 : "최대한 빨리 합의를 보고 싶은 마음은 있어요. 이 땅에 대해 저희가 (책임을) 부정하는 건 아니에요."]

하지만, 해당 토지에 농기계가 오가려면 교구 측 주차장을 지나가야 하는 난감한 상황, 교구 측은 토지주에게 통행료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천주교 원주교구 관계자/음성변조 : "이미 (주차장을 조성)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이용료를 받아야 되겠다' 이야기를 한 거죠."]

농지가 훼손되고 이제는 마음 놓고 오갈 수도 없는 상황.

토지주의 외로운 싸움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규명입니다.

촬영기자:최승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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