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식민통치 실상 드러나

입력 2000.08.08 (06:00)

⊙앵커: 해방 전 식민통치를 담당했던 일본의 고위관료 120명의 육성 증언이 최근 일본의 한 언론사에 의해서 공개돼서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이 테이프에는 우리 민족의 저항과 일제의 탄압 실상이 담겨 있습니다.
도쿄에서 임병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일본의 아사히 신문은 오늘자 조간 1면과 특집면 등 무려 3페이지를 할애해 식민지배 시대의 실상을 담은 육성테이프의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이 테이프는 1910년 강제 합병 이후 36년간 한반도에서 직접 통치를 담당했던 조선총독부 정무총감과 조선군 참모장, 경찰부장 등 핵심 인사 120명의 증언을 담고 있으며, 418개의 테이프에 800시간 분량입니다.
녹음의 대부분은 통치를 정당화하는 변명이었으나 가운데 일부는 창씨개명 등 동화정책이 무리하게 추진됐으며 이 과정에서 내부적으로도 갈등이 있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당시 조선총독부 2인자의 자리였던 다나카 정무총감은 창씨개명이 무리하고 졸렬한 동아정책이었으며 조선인들의 저항을 막을 수 없었다고 증언했습니다.
치바 경기도 경찰부장은 사이토 총독에게 폭탄을 던진 강우규 선생을 조사하면서 범인에 대한 증오감정이 들지 않았으며 그는 조선으로서는 우국지사였다고 회고했습니다.
엔드 정무총감도 2차대전이 일본으로서는 성전이었지만 조선인들에게는 그렇지 않았다고 증언했습니다.
이 증언들은 주로 1958년에서 1962년 사이에 녹음된 것으로 종전 후 일본이 식민지시대 당시의 사료를 대부분 폐기했기 때문에 식민통치의 실상을 연구하는 데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KBS뉴스 임병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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