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옛날이여’ 삼성화재 씁쓸한 완패

입력 2006.01.08 (17:16)

수정 2006.01.08 (17:18)

“아, 옛날이여!”

한국 배구 코트의 절대 강자로 군림해왔던 `무적함대\' 삼성화재가 `장신군단\' 현대캐피탈의 벽에 가로 막혀 지난 95년 11월 창단 후 11년 만에 첫 특정팀 상대 2연패를 안으며 달라진 위상을 절감하고 있다.
8일 남자부 코트의 숙명의 라이벌인 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간 경기가 열린 대전 충무체육관.

삼성화재는 프로 원년이던 지난 시즌 우승을 포함해 겨울리그 9연패를 달성하고 10연패 신화에 도전할 만큼 난공불락의 아성을 구축해 왔고 이번 시즌에도 현대와 1승1패로 균형을 이뤘기에 접전이 예상됐지만 결과는 현대의 완승이었다.
2세트에만 시소게임이 펼쳐졌을 뿐 삼성은 206㎝의 큰 키를 이용해 블로킹 위에서 고공 폭격을 퍼붓는 `특급 용병\' 숀 루니의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며 0-3 완패를 당한 것.

삼성으로선 지난 해 12월25일 성탄절 현대에 1-3으로 무릎을 꿇은 데 이어 또 다시 패배를 안아 창단 후 첫 특정팀 상대 2연패를 당했다.
지난 2004년 3월28일 V투어 챔프전 2차전에서 기록적인 77연승 행진을 중단시켰던 현대에 또 다시 덜미를 잡혀 삼성의 신화가 또 한번 깨진 것이다.
현대전 0-3 패배는 지난 해 세터 최태웅이 부상으로 빠졌던 5월5일 맞대결에 이어 겨울리그에선 2번째.

삼성의 전성기를 구가하며 승리에만 익숙했던 `월드스타\' 김세진과 `갈색폭격기\' 신진식으로선 믿기 어려운 충격이었지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이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1위를 하고 삼성에 챔피언결정전에서 고배를 들어 통합우승을 놓쳤던 `장신군단\' 현대가 높이와 파워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했고 약점이던 조직력과 수비도 몰라보기 달라졌기 때문이다.
정규리그 우승의 마지노선이었던 시즌 4패째를 안은 `우승 제조기\' 신치용 삼성 감독은 \"정규리그에서 현대를 꺾기는 어려울 것 같다.블로킹 위에서 내리꽂는 루니가 있고 우리는 오는 23일에야 새 용병이 온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는 이어 \"오늘은 김세진과 신진식을 투입해 루니와 포메이션을 보는 데 의미를 뒀다.정규리그 1위는 현대로 사실상 결정된 만큼 챔피언결정전에서 승부를 걸 수 밖에 없다\"며 한 수 아래 실력을 인정했다.
이와 달리 신 감독의 40년 지기인 김호철 현대 감독은 \"적지에서 3-0 완승은 처음이다.우리팀은 많이 달라졌고 열심히 따라준 선수들이 고맙다. 지난해 정규리그 우승하고도 정작 우승컵을 놓친 만큼 마지막에 이기는 사람이 진정한 승자라는 생각으로 매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며 강자의 여유를 보여 격세지감을 느끼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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