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장님’ 코로사 감독, 2연패 위업 달성

입력 2006.01.20 (16:17)

수정 2006.01.20 (16:31)

\"선수들이 나를 \'감독님\'이라고 하지 않고 \'과장님\'이라고 부를 정도로 감독 초년병인데도 우승을 하게 돼 너무 기쁩니다\"

20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05-2006 핸드볼큰잔치에서 실업 라이벌 두산산업개발을 꺾고 대회 2연패의 위업을 이룬 HC코로사의 홍상호[38] 감독은 선수들 사이에서 여전히 \'과장님\'으로 통한다.
지난해 12월 부임한 홍 감독에게 성인팀 감독 자리는 처음인 데다 2000년 코로사에 입사해 핸드볼팀이 창단되던 2001년부터 1년간 선수 생활을 했을 뿐 이후로는 계속 영업 업무만 해와 선수들로서는\'과장\'이라는 직책이 더 친근했기 때문이다.
홍 감독의 인생에서 핸드볼은 떼내려고 해도 뗄 수 없는 존재였다.
경희대 시절 핸드볼 선수였던 홍 감독은 고된 훈련이 싫어 대학 3학년 때 입대했고 제대 후에도 모 전자회사에 영업직으로 입사, 핸드볼을 멀리하려 했다.
2000년 평소 알고 지내던 코로사 정명헌[46] 사장의 제의로 직장을 옮겼을 때도 다시 핸드볼을 시작한다는 것은 꿈도 꾸지 못했다.
하지만 2001년 코로사가 핸드볼팀을 창단하면서 홍 감독은 1년간 선수생활을 다시 하게 됐으며, 은퇴한 뒤 4년 간 영업 업무만 했지만 지난해 11월 전국체전을 끝으로 박성립 전 감독이 사의를 표하면서 주변 권유로 코로사 지휘봉을 잡게 됐다.
처음 팀을 맡았을 때는 걱정이 앞섰다.감독으로서 뭘 어떻게 해야 할 지 떠오르지 않았다.또 선수들이 자신을 과연 감독으로 여기고 따라와 줄지도 염려됐다.
더구나 처음으로 감독 명함을 달고 참가한 이번 대회에서 국내 최강이었던 팀이 경희대와 상무에게 일격을 당했을 때는 선수들 사기가 저하돼 패인이 모두 자신에게 있는 것처럼 자책감도 들었다.
그러나 코로사는 준결승에서 상무를 꺾으면서 분위기가 살아났고 그 기세를 살려 이날 결승전에서 막판 맹추격으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특히 이날 경기에서는 홍 감독의 용병술이 빛났다. 후반 들어 주전들과 후보 선수들을 적절한 시기에 교체해가며 선수들 체력을 안배했다.
경기 직후 홍 감독은 \"후반들어 슛에 난조를 보인 주포 장대수를 쉬게 하고 후보 최성훈을 투입했던 것이 이날 승리에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며 \"감독을 맡은 지 2개월밖에 안된 나를 믿고 따라와 준 선수들이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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