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영학, “한국행 마지막 기회 잡았다”

입력 2006.01.20 (16:17)

수정 2006.01.20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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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기회를 놓치면 언제 한국행 문이 열릴지 모릅니다\"

북한 축구대표팀의 주전 미드필더로 2006독일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맹활약을 펼쳤던 재일교포 축구선수 안영학[28]이 마침내 할아버지의 고향 땅을 밟게 되면서 그를 둘러싼 국내 팬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19일 프로축구 부산 아이파크와 1년 계약에 합의한 안영학은 지난 2001년 프로데뷔할 때부터 사용하던 등번호 17번을 부여받고 3월 K리그 개막식 때부터 K리그 무대를 누비게 됐다.
본격적인 K리거로서 활약을 앞둔 안영학은 이미 한국 축구팬들에게 널리 알려진 친숙한 선수다.
지난 2002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던 남북통일축구경기 때 북한 축구대표팀의 일원으로 참가해 훤칠한 키와 잘생긴 외모로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주면서 팬클럽 사이트까지 생겼을 정도다.
안영학은 지난 2004년 9월 평양 양각도경기장에서 치러진 독일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태국전에서 선제골과 마무리골 등 2골을 터트려 팀의 4-1 대승을 이끄는 등 뛰어난 기량을 과시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안영학은 재일교포로서 북한 대표팀에서 활약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004년 7월 북한 당국으로부터\'공훈체육인\' 칭호를 받기도 했다.
지난 1978년 10월 25일 일본 히로시마 인근 오카야마현 구라시키에서 태어난 안영학은 전라남도 광양이 고향인 할아버지를 둔 \'조선적[朝鮮籍]\' 재일교포 3세다.
안영학에게는 현재 여권이 없다. 대신 조선적 재일교포라서 일본 정부가 발행하는 \'재입국허가증\'을 가지고 해외에 나가야 한다.
지난 2004년 독일월드컵 2차 예선을 앞두고 북한 대표팀에 선발된 안영학은 북한 국적이 새겨진 북한 여권을 받았지만 지금은 기한이 만료돼 쓸 수 없다는 게 부산측 설명이다.
이 때문에 안영학은 부산의 키프로스 해외 전지훈련에 합류하기 위해선 일본에서 다시 새로운 \'재입국허가서\'를 받아 출국한 뒤 일본을 거쳐 다시 한국에 입국해야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한다.
5살 무렵 도쿄로 이주한 안영학은 도쿄 제3 조선초급학교와 도쿄조선중급학교를 마친 뒤 닛쇼[立正]대학에서 축구선수로 두각을 나타냈다.
2001년 12월 J2리그였던 니가타 알비렉스에 입단한 안영학은 2002년 3월 3일 미토 홀리호크전에서 첫 데뷔전을 치렀고 18일 뒤 쇼난 벨마레전에서 데뷔골을 터트리며 \'안영학\' 이름 석자를 일본 축구계에 알리기 시작했다.
182㎝-77㎏ 다부진 몸매로 학생시절부터 수비형 미드필더를 맡아온 안영학은 뛰어난 체력과 볼 공급 능력을 앞세워 J2리그에서 68경기[4골], J1리그에서 47경기[3골] 등 총 115경기에 출전해 7골을 터트리는 활약을 펼쳤다.
2004년 일본 축구전문지 \'사커다이제스트\'가 선정한 \'전기리그 베스트11\'에 선정됐던 안영학은 이듬해 J1리그 나고야 그램퍼스로 이적했고, 마침내 지난 19일 부산 아이파크와 입단계약를 통해 K리그에 입성하게 됐다.
한편 안영학은 이미 19일 자신의 홈페이지[www.yeonghag.info]를 통해 한국무대 데뷔를 앞둔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
안영학은 \"이번 이적은 짧은 축구인생에서 한 번은 나의 할아버지가 태어나신 고향에서 축구를 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조선[북한]의 대표 선수인 내가 한국에서 생활을 하면서 플레이를 하기까지는 어려운 과정이 있었다\"며 \"그렇지만 많은 사람이 도와줘서 간신히 문이 열렸다.지금 타이밍을 놓치면 다음은 언제 문이 열릴지 모른다\"고 한국행을 결심한 속내를 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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