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패 뿐인 고독한 전사 ‘골키퍼’

입력 2006.06.09 (20:42)

<앵커 멘트>

구르고 부딪치고 채이면서 90분 내내 압박감 속에서 긴장을 늦출 수 없는 포지션이 있습니다.

바로 골키퍼인데요, 단 한 번의 실점 만으로 경기에 질 수 있기때문에 골키퍼의 스트레스는 클 수 밖에 없지만 혼자서 이겨내야 하는 고독한 선수입니다.

이석재 기자입니다.

<리포트>

몸을 날리고, 부딪치고, 발에 채이기까지 합니다.

경기내내 동네북 신세지만 그래도 골을 먹으면 고개를 들지 못합니다.

세계적인 골키퍼 독일의 칸마저도 2002년 월드컵 결승전때는 2실점을 한 뒤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아무리 잘해봐야 무승부 만드는 것이 고작이지만, 한 번의 실점만으로도 온갖 비난이 쏟아지는 골키퍼.

그래서인지 연습 때도 골키퍼들은 몸을 아끼지 않습니다.

그래도 실전에서는 불안감이 앞섭니다.

<인터뷰>임인성(홍익대학교 골키퍼) : "막아야 한다는 심리적 부담감도 있고 실수해서 골을 먹으면 어쩌나 하는 하는 그런 불안한 마음이 있죠."

상대 공격수와 끊임없이 부딪치다보니 부상도 다른 선수 못지 않습니다.

지난 2003년에 이어 지난달 또 다시 다친 프로 골키퍼입니다.

상대 공격수에게 채이면서 다리가 아닌 어깨에 상처를 입었습니다.

<인터뷰>김해운(성남 일화 주전 골키퍼) : "체력적인 부담은 적은데 심리적인 중압감, 스트레스는 다른 선수보다 2~3배는 많아요"

그렇다고 동료 선수처럼 그라운드를 누비며 해방감을 느낄 수도 없고 도움을 주는 손길도 없습니다.

그래서 골키퍼는 고립된 섬에서 홀로 뛰는 선수로 불립니다.

<인터뷰>윤영길(축구연구소 스포츠심리학 연구원) : "페널티 에어리어라는 제한된 공간 안에서 스스로 안에서 풀어내야 하는 어려움이..."

가로 7.3, 세로 2.4 미터의 골대 공간... 그 천국과 지옥의 경계에 서 있는 골키퍼.

90분 동안은 상대 선수들에게 질 경우에는 온갖 비난을 한 몸에 안지만 그래도 일부러 골을 먹는 골키퍼는 이 세상에 단 한 선수도 없습니다.

KBS 뉴스 이석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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