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g 축구화’의 커다란 비밀

입력 2006.06.09 (20:42)

<앵커 멘트>

월드컵에서는 한 종류의 공인구를 사용하고 국가별로 통일된 유니폼을 입습니다. 하지만 축구화는 예외라고 하는데요.

선수들의 포지션과 플레이 스타일이 다른 만큼 선수 개개인에게 축구화의 선택권이 있다고 합니다.

작은 축구화에 숨겨져있는 비밀을 윤영란 기자가 들여다봅니다.

<리포트>

무적 프랑스가 약체 중국과 벌인 마지막 평가전 전반 12분, 페널티킥을 차던 지단이 어이없이 미끄러지면서 공은 골대 대신 관중석으로 날아갑니다.

이같은 비극을 줄일 수는 없을까...

해답은 바로 축구화.

더 긴 스터드를 사용하는 겁니다.

미끄럼을 줄이기 위해 박혀있는 스터드는 축구선수에게는 생명과도 같은 존재입니다.

<인터뷰>이순호(박사/국민체육진흥공단) : "축구화는 잔디구장에서 큰 마찰력을 만들어 빠르게 달릴 수 있는 것이 일반 운동화와의 차이점입니다."

축구 선수에게 가장 중요한 건 바로 방향전환.

20미터 왕복 달리기 실험을 해 봤습니다.

일반 운동화를 신었을 경우는 7초 68, 하지만 축구화를 신고했더니 6초 78.

1초나 단축됐습니다.

<인터뷰>김천우(홍익대 축구부 2학년생) : "운동화 신었을 때는 잔디가 좀 미끄럽고요. 그래서 방향전환을 할 때 안 좋은데요. 축구화는 그래도 밑에 스터드가 있어서 잔디에 박히니까 방향전환 같은 거 할 때 잘 되고요"

이처럼 중요한 스터드.

민첩성이 요구되는 공격수의 축구화는 스터드가 짧고 개수도 많습니다.

반면 안정성이 중요한 수비수는 스터드가 길고 대신 갯수가 적습니다.

또 날씨와 잔디 상황에 따라 스터드는 달라집니다.

김남일 선수의 축구화는 3종류의 스터드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잔디가 젖어있을 경우, 더 긴 특수 스터드를 사용합니다.

<인터뷰>최신철(스포츠업체 상품기획부) : "비가 왔을 때, 땅이 물러졌을 때나 잔디가 길 경우에 땅에 많이 박혀서 스피드나 회전에 용이하도록 설계했습니다."

스터드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바로 무게.

보통 축구화는 무게가 300g이지만 박주영, 이천수, 설기현 선수처럼 스피드를 중시하는 선수들은 평균보다 가벼운 200g 미만의 초경량 축구화를 애용합니다.

공과의 마찰력에 영향을 미치는 축구화의 모양 또한 중요합니다.

<인터뷰>이순호(박사/국민체육진흥공단) : "축구공을 찰 때 축구화는 축구공과 잘 접축돼서 공을 회전시키고 컨트롤하는데 우수한 기능이 있습니다.

이영표 선수의 축구화는 옆 쪽에 신발끈이 있습니다.

드리블이나 킥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섭니다.

<인터뷰>최종원(스포츠업체 신발사업부) : "볼의 닿는 부위를 최대한으로 넓히고, 그래서 볼의 정확성을 킥의 정확성을 좋게 하기 위해서 측면으로 레이싱을(신발끈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일반 운동화보다 덜 미끄러지게 해주는 축구화!

킥의 정확도를 높여주는 축구화!

승리를 위한 선수들의 전략은 300g 안팎의 축구화에도 숨어 있습니다.

KBS 뉴스 윤영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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