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항해 끝’ 아드보카트호 해체 절차

입력 2006.06.24 (06:48)

아드보카트호가 ‘끝나지 않은 신화’를 완성하지 못한 채 항해를 멈췄다.
딕 아드보카트(59)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안타깝다는 말' 밖에 표현할 수 없는 16강 진출 실패 속에 2006 독일월드컵축구 본선 일정을 모두 마쳐 '해체'절차를 밟게 됐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이미 지난 15일 계약 협상 만료 시한까지 대한축구협회와 재계약을 하지 않았고 곧 러시아 프로축구 1부리그 제니트 상트 페테르부르크의 사령탑으로 자리를 옮길 전망이다.
아직 제니트와 정식 계약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축구 지도자로서 마지막 임기를 러시아에서 보내기로 한 결심은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아드보카트 감독과 한국 축구의 인연은 9개월의 짧은 '동고동락'으로 끝을 맺었다.
태극전사들은 귀국과 동시에 해산하게 된다.
아드보카트호는 결전지인 하노버에서 쾰른 인근 베르기시-글라드바흐의 베이스 캠프로 돌아가 짐을 정리한 뒤 현지시간 24일 10시30분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출발하는 아시아나항공편(OZ5423)에 몸을 실을 예정이다.
대표팀은 인천공항에 도착하면 해단식을 갖고 그동안 밤잠을 잊고 열정적인 성원을 보내준 4천만 고국의 팬들에게 아쉬운 인사를 드리게 된다.
선수들은 오는 9월 2007년 아시안컵 예선 이란전까지는 아무런 일정이 없기 때문에 각자 소속 팀으로 복귀한다.
월드컵 일정과 겹치는 기간이라 긴 휴식기에 들어간 K-리그는 7월15일부터 재개된다. 그 전에는 7월12일 FA컵 축구 16강전이 열린다.
태극전사들은 피말리는 결전을 치르느라 지친 심신을 추스르고 각자 소속 팀에서 또 다른 도약을 위해 새로운 축구 인생을 시작하게 된다.
하지만 이번 월드컵을 끝으로 태극마크와 고별을 고하는 태극전사들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본프레레호 시절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가 '삼고초려' 끝에 아드보카트호에 재승선한 최고참 최진철(35.전북)은 오랫동안 소중하게 간직했던 태극마크를 반납할 가능성이 높다.
최진철은 소속 팀에서 얼마 남지 않은 현역 생활을 정리한 뒤 지도자의 길을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다른 30대 노장 선수들도 앞으로 월드컵과는 사실상 이별을 고하게 됐다.
이후 대표팀은 다음 코칭스태프가 윤곽을 드러내기 전까지는 소집될 가능성이 없다. 과거 전례로는 월드컵 직후에는 친선경기를 치른 예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축구협회로서는 아드보카트 감독의 후임 사령탑을 정하는 게 무엇보다 급선무다. 차기 사령탑이 결정되고 나면 중장기 과제를 설정하고 젊은 선수들로 새로운 대표팀이 구성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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