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드보 “한국 생활, 행복의 연속”

입력 2006.06.27 (11:32)

수정 2006.06.27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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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머물렀던 매 순간이 행복했습니다. "
한국 축구대표팀 사령탑 자리를 핌 베어벡 수석코치에게 물려준 아드보카트 감독은 27일 오전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 힐튼호텔에서 고별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 팬들의 전폭적인 지지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또 "축구 발전을 위해서는 국제경기를 많이 치르고 유소년 축구를 활성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이후 러시아 프로축구 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와 정식 계약할 예정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 소감은.
▲한국에 있던 매 순간이 행복했다. 지도자로서 모든 여건이 좋았고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어서 감사드린다. 제니트와 1년 반 계약을 했다. 이제는 59세로 지도자로서 적은 나이는 아니다. 어떻게 보면 인생에 있어 지도자로서는 마지막 시기다. 이 시기를 클럽에서 선수들과 함께 호흡하기 위해 그런 선택을 했다.
-- 새로운 대표팀 코칭스태프에 대해서는.
▲축구협회가 베어벡 감독을 새로운 사령탑으로 선정했다. 베어벡 감독은 세계적인 지도자이고 뛰어난 자질과 능력을 가졌다. 그런 점들이 한국 축구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다. 코트비와 홍명보 코치 등도 뛰어난 지도력과 자질을 가졌다.
-- 이호, 김동진도 러시아 프로축구 제니트로 가는가.
▲ 김동진과 이호 선수는 나와 함께 제니트에 간다. 두 선수에게도 좋은 일이라고 볼 수 있겠다. 나한테도 좋은 일이다.
-- 한국팀을 9개월간 맡으면서 아쉬운 점은.
▲ 9개월은 짧았다. 이번 독일월드컵에서 선수들이 후반에 적응하면서 편해지기 시작해 경기가 살아났다. 그러면서 세계를 놀라게 할 수 있다고 확신할 수 있었고 16강 갈 수 있었다고 생각했다.
결과를 놓고 볼 때 토고를 이기고 프랑스에 비기면서 좋았는데 스위스에 졌다. 지기는 했지만 후반 경기는 최고의 경기중 하나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
스위스전에는 운이 따르지 못했다. 오프사이드와 핸들링 등 이상한 판정도 있었다. 2002년만큼 운이 따르지 못해 아쉬웠다.
한편으로 실망스러웠지만 우리 팀 구성원이 열심히 해 줬다는 것에 만족스럽다. 대표팀이 한 단계 전진하기 위해선 더 많은 국제 경험이 필요하다.
-- 대표팀 선수들의 기본 능력에 대해 부족한 점은 없었나.
▲선수들이 자신의 기량을 향상하는 좋은 방법은 더 나은 팀하고 경기를 하는 것이다. 좋은 선수들과 경기를 했을 때 기본 능력이 발전한다.
한국 대표팀 선수 대부분은 국내 리그에서 뛰고 있지만 스위스는 18-19명이 유럽 리그에서 뛰고 있고 토고 선수 대부분도 프랑스에서 활약중이다.
우리 대표팀에서 선수 4-5명은 정말 뛰어난 자질을 갖고 있다. 하지만 2002년 월드컵에서 뛰었던 선수들의 실력이 많이 향상되지 못한 게 의아스러웠다.
한국은 팬들의 전폭적인 지지가 있고 팀 정신도 대단하다. 조국을 위해서라면 목숨을 걸고 빠른 시간에 많은 것을 배우려는 의지가 있었다.
또 한가지 지적할 점은 지난 역대 전적으로 봐도 홈에서 치른 6-7경기를 치렀는데 홈에서는 한 번도 안 졌다. 원정에 나가면 그렇지 못했다. 원정 경기에서 개선할 부분이 있다.
-- 스위스전에서 선수교체 또는 부분 전술을 바꿀 때 베어벡 코치 의견반영은 어느 정도였나.
▲ 최종 결정은 감독인 내가 했다. 하지만 모든 과정이나 일에 대해 코칭스태프와 토론했다. 최고의 코칭스태프와 일할 수 있었기 때문에 한국에 있던 시간이 즐거웠다.
-- 유소년 축구 활성화의 중요성에 대해 한 말씀 해달라.
▲어린이들이 축구에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게 절실하다. 어린이들이 제대로 축구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우수한 지도자와 잔디 등 인프라가 구축되어야한다.
그런 점에서 한국 축구의 발전은 긍정적이다. 한국 국민이 축구를 사랑하고 있고 협회가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 유소년 축구가 중요하다는 것이 네덜란드를 보면 알 수 있다. 작은 나라지만 좋은 시스템을 갖추고 유소년 축구가 발전했기 때문에 좋은 대표팀이 형성됐다.
-- 한국의 어떤 점이 기억에 남나.
▲ 한국이란 나라에 대해 많이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았다. 처음 와서는 서울이 또 다른 뉴욕이란 인상을 받았고 한국에 있는 동안 너무 즐거웠다. 더 자세히 보려면 한국에 휴가를 오는 편이 낫다. 주변의 얘기를 들으면 한국이 많이 발전했다고 한다. 축구 경기장과 팬들이 기억에 남는다.
-- 네덜란드 출신이 잇따라 대표팀 감독을 맡게 됐는데.
▲ 네 명의 네덜란드 감독이 나왔는데 지도자를 선택할 때 그 사람이 좋다고 해서 선택되는 게 아니다. 좋은 지도자이기 때문에 선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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