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계약 베어벡, 아시안컵 ‘롱런’ 변수

입력 2006.06.26 (17:27)

“계약연장의 옵션은 없다”

26일 새로운 '태극호' 선장으로 임명된 핌 베어벡 감독은 8월부터 2008년 8월말까지 2년간 한국 축구대표팀 사령탑으로 활동하게 됐다.
하지만 이번 계약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계약연장의 옵션이 없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이영무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은 "일단 계약기간은 2년이다. 연장에 대한 옵션은 없다"고 못박았다.
이영무 위원장은 그러나 "베어벡 감독을 선임할 때는 2010년 남아공월드컵을 겨냥한 것"이라며 "앞으로 2년 후 좋은 성적과 경기내용을 보여준다면 월드컵 사령탑까지 갈 수 있다"고 묘한 뉘앙스를 남겼다.
말 그대로 성적이 좋으면 계약기간을 채울 수도 있고, 그렇지 못하면 움베르투 코엘류 감독이나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처럼 중도에서 하차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축구협회가 '베어벡 카드'를 꺼낸 것은 두 차례나 한국축구 대표팀에서 수석코치를 지내면서 누구보다 '태극전사'들을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협회로서도 그동안 굵직한 감독 경력이 없는 데다 '좋은 참모감이지 감독감은 아니다'는 평가를 받아온 그가 걱정스럽긴 마찬가지다.
일단 축구협회가 베어벡 감독의 '롱런' 가능성을 평가하는 무대는 내년 7월 예정된 아시안컵이다.
이영무 위원장은 '중도 계약포기 가능성'에 대한 취재진들의 질문에 "아시안컵이 고비다. 성적이 안 좋아서 여론의 질타를 맞게 되면 계속 갈 수 없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말 그대로 아시안컵 예선에서 고전을 하거나, 우승을 못해 여론의 공격을 받게 된다면 중도에서 경질될 수 있다.
코엘류 전 감독 역시 아시안컵 예선에서 보여준 성적부진으로 결국 '중도하차'의 쓴맛을 봤고, 후임으로 영입한 본프레레 감독은 2006 독일월드컵 예선을 통과했음에도 그동안 보여줬던 경기력 저하로 인해 한국을 떠나게 됐다.
결국 베어벡 감독 역시 오는 12월 도하 아시안게임과 더불어 내년 7월 아시안컵에서 성적이 좋지 못하면 언제든 중도하차할 가능성을 가지게 됐다.
특히 2002년 한일월드컵을 치른 이후 선수들의 '목표의식'이 흐릿해 지면서 코엘류 감독 시절 대표팀이 극도의 부진을 보였던 것처럼 '베어벡호' 역시 쉽지 않은 길을 걸을 것으로 보인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