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성·박항서 “베어벡 한국적 사고”

입력 2006.06.26 (19:02)

수정 2006.06.26 (19:07)

새로운 한국축구대표팀 사령탑 핌 베어벡을 주위에서는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베어벡 감독과 함께 거스 히딩크 전 감독을 보좌해 ‘4강 신화’를 일궈냈던 정해성(제주 유나이티드), 박항서(경남FC) 감독은 "베어벡은 경험이 풍부하고 원칙적인 데다 한국적인 사고를 가졌다"고 입을 모았다.
정해성 감독은 26일 연합뉴스와 전화에서 "축구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고 원칙을 중시한다"며 "특히 선수들에게 전략을 가르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감독은 이어 베어벡 코치가 동양적 사고 방식을 많이 이해하고 있어 인간적으로도 끌린다며 베어벡과 얽힌 일화를 몇 가지 소개했다.
한.일 월드컵 전에 정 감독은 베어벡 코치와 선수 발굴 및 상대 전력 분석을 위해 함께 출장을 자주 다녔는데, 음식점에서 식사를 한 뒤 자신이 계산을 하려고 하자 베어벡 코치가 "축구협회 돈이냐. 당신 돈이냐"라고 묻더니 "당신 돈이면 나도 한번 계산하자"라며 식사 값을 내더라는 것.

정 감독은 "네덜란드 사람은 `더치페이'를 중시하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그렇지 않은 면을 보게 됐다"며 "오히려 한국적인 방식을 잘 이해하고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정 감독은 하지만 코치 경험은 많지만 감독 경험이 별로 없는 것을 우려했다. 그는 "참모로서 역할은 더 이상 바랄게 없지만 사령탑으로서는 검증이 안된 부분이 있다. 하지만 한국 축구를 누구보다 잘 안다는 점에서 누구보다 낫다고 생각한다. 일단 기대를 하고 있다"고 했다.
박항서 감독도 "책임감도 무겁고 성실한 데다 기본에 충실하고 이론도 해박하다"며 "특히 베어벡 만큼 한국 축구나 선수 뿐만 아니라 문화나 정서까지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없다"고 했다.
이어 "감독 경험이 적고 대표팀에 대한 감(感)이 없다는 지적이 있지만 한국인 감독 말고 외국인 감독을 찾는다면 베어벡 만한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감독은 또 베어벡 감독이 술을 아예 입에도 못 대며 굉장히 가정적인 사람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함께 모인 자리에서도 예전에 히딩크 감독은 와인을 즐겼지만 베어벡은 술을 한 방울도 못했다"며 "특히 가정에 충실한 사람이다. 한.일 월드컵이 끝난 뒤 일본에 잠깐 있었는데 가정 때문에 오래 버티지 못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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