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책임’ 시공…‘불량’ 아파트

입력 2006.08.04 (20:43)

<앵커 멘트>

지은 지 1년 안팎의 새 아파트들에서 천정이 내려앉고 물이 새는 등 부실공사의 흔적이 심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더구나 일부 시공업체는 하자 보수보다는 쉬쉬하는 데 급급해 주민들과의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효용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군포의 한 아파트.

누군가 안에서 문을 걸어 잠궜습니다.

집주인도 들어가지 못하고 경찰까지 불렀습니다.

그러나 소용이 없습니다.

결국 사다리차를 타고 베란다를 통해 들어가야 했습니다.

안방의 천정은 모두 뜯겨 있고 여기저기 서둘러 공사를 한 흔적이 보입니다.

지은 지 1년이 조금 넘은 이 아파트의 천정이 내려앉은 것은 지난달 10일쯤.

<인터뷰> 입주자 : "소파에 앉아있는데, 난 무슨 포탄 맞은 줄 알았어요, 갑자기 쾅하면서 천정이 와르르르 무너지면서..."

한 달이 되도록 보수가 미뤄졌지만 취재가 시작되자 주인이 집을 비운 사이 시공업체 직원이 문을 잠그고 황급히 보수공사를 한 것입니다.

무너진 천정을 뜯어보니 석고보드를 지탱하고 있던 것은 이렇게 작은 나무조각과 접착제가 전부였습니다.

<인터뷰> 보수공사업자 : "(이게 하중을 견딜수 있어요?) 못견뎌요, 그러니까 내려앉죠. 지금 꼭대기층은 다 이렇게 된다고 봐야 돼요"

시공업체 직원은 이 같은 공법이 일반적이라고 항변합니다.

<녹취> 시공업체 관계자 : "다른 아파트도 다 이렇게 하니까. 그런데 아무 문제 없었잖아요."

대기업에서 시공해 올 초에 준공된 이 아파트도 마찬가지입니다.

천정은 완전히 뜯겨 있고 여기저기 놓인 그릇에 천정에서 떨어진 녹물이 고여있습니다.

천정에 고인 물로 전기까지 나가기도 했습니다.

윗집의 방은 마루가 뜯겨 있습니다.

배관에서 물이 새면서 깨진 배관을 찾기 위해서입니다.

<인터뷰> 변혜진 (입주자) : "먼지 막 나고.. 삶을 반올림 시킨다고 입주했다가 오히려 반내림돼서 너무 스트레스 받아요. 이사할 생각까지 했어요"

이런 부실공사에도 피해보상 규정은 없습니다.

행정기관 역시 시공사나 시행사를 제재할 방법이 없습니다.

<녹취> 시공업체 관계자 : "하도급을 주는데..관리는 저희가 하지만...피해보상규정 같은 건 없고요."

업체의 무책임 등으로 인한 피해가 주민들에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효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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