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속으로] ‘말복’에 ‘복’ 터진 사람들

입력 2006.08.09 (20:46)

<앵커 멘트>

오늘이 일년 가운데 가장 덥다는 말복입니다. 무더운 날씨, 그야말로 꼼짝도 하기가 싫은데요.

이 더운 말복이 오히려 즐거운 사람들이 있다고 합니다.

김승조 기자입니다.

<리포트>

가만히 서있어도 숨이 턱턱 막히는 불볕 더위, 하지만 삼계탕집 앞은 점심시간 전부터 손님들로 장사진을 이룹니다.

뜨거운 햇볕 아래서 줄까지 서서 기다려야 하지만 맛있는 삼계탕을 생각하면 이 정도 고생은 견딜만합니다.

<인터뷰>손님 : "여기까지 왔는데 먹고 가야죠..."

<인터뷰>손님 : "복날에는 삼계탕을 먹어줘야죠."

햇볕에서 오랫동안 기다려서였을까?

뜨거운 삼계탕 국물이 오히려 시원하게만 느껴집니다.

<인터뷰>박영섭(손님) : "(오랫동안 기다리시다가 들어온거 같은데 어떠세요?) 새치기 좀 했어요 새치기 해서 들어왔어요."

식당 주방은 더욱 바쁩니다.

오늘 이 식당이 준비한 닭은 평소의 10배가 넘는 2000마리, 찹쌀과 인삼을 넣은 닭을 각종 약재와 함께 펄펄 끓여 냅니다.

끓여내고 또 끓여내도 손님들은 계속 몰려오고 어느덧 온몸은 땀에 흡뻑 젖어듭니다.

여기저기서 밀려드는 주문으로 진땀을 흘리는 곳은 닭고기 판매업체도 마찬가집니다.

부화한지 30일된 영계만을 주로 쓰는 삼계탕용 닭고기.

말복을 맞아 하루에 10만 마리가 넘는 주문이 밀려들어 24시간 공장을 가동해도 주문량을 대기가 쉽지 않습니다.

<인터뷰>최용삼(닭 판매업체 경영지원본부장) : "복날이라 지금 매출이 많이 늘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공장히 굉장히 바쁘게 돌아갑니다."

삼계탕에 절대 빠질 수 없는 것이 인삼.

인삼 농가의 농민들도 복날 대목이면 무더위 속에 인삼을 수확하느라 힘들긴 마찬가지지만 복날이 오히려 고맙기만 합니다.

올해는 특히 복날 답게 날씨가 더워 예년 보다도 주문이 늘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이정권(인삼 농민) : "종전에 비해서 날씨가 많이 덥기 때문에 인삼을 많이 찾으셔서 3-4배가 늘었고 일손이 모자랍니다."

폭염이 계속되면서 얼음주문도 폭주.

워낙 바삐 돌아가다보니 얼음공장에서 불이 날 정도입니다.

하루에 130킬로그램짜리 얼음 500장이나 생산하고 있지만 재고 한장 없습니다.

<인터뷰>이상학(얼음생산업체) : "날씨가 하두 더워서요. 평상시보다 한 두 배 정도 더 매출이 올랐습니다."

더우면 더울수록 더 신나는 사람들.

이들은 이번 더위가 오늘 말복을 끝으로 물러갈까봐 오히려 걱정입니다.

KBS 뉴스 김승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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