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임 현장]10%의 희망, 몽타주의 세계

입력 2006.08.10 (09:23)

<앵커 멘트>

나날이 도를 더해 가는 범죄를 잡기 위해, 수사 기법 또한 과학적으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용의자를 검거할때 가장 기본이 되는 게 바로 목격자의 진술을 토대로 그리는 몽타줍니다.목격자의 말만 듣고 그리니까 실제 범인의 얼굴과 꼭 같을순 없겠지만,수사 현장에선 상당한 실마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최영철 기자~ 몽타주가 범인을 잡는데 어느 정도 나 도움이 됩니까

<리포트>

경찰청 과학수사센터에는 몽타주만을 전담하는 몽타주반이 따로 있는데요. 이곳에서는 연간 300건 가량의 몽타주가 작성되고 있고 이 가운데 10% 정도가 범인 검거로 이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말로 들은 것을 그림으로 그린다는 일이 생각만 해도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과연 몽타주는 어떻게 만들어 지고 활용되고 있는지 그 과정을 취재했습니다.

서울 경찰청 과학수사대 몽타주반 여기가 바로 우리 나라 범죄수사에 활용되는 몽타주 작성을 총괄하고 있는 곳입니다. 몽타주 작성 시스템안에는 눈 코 입등 10개의 신체부위별로 만 천개의 데이터베이스가 구축되어 있는데요. 이중에서 목격자의 진술에 따라 가장 비슷한 모델을 골라서 맞춰갑니다.

<인터뷰>이상숙 (경찰청 과학수사센터 몽타주반): "전혀 아닌 사람이 나올때도 있고 의외로 비슷한 사람이 나올 때도 있고.. 한번은 정말 비슷하다고 해서 기분이 좋더라고요. "

목격자의 기억에 의존해서 그려지는 몽타주. 취재진이 간단한 실험을 통해 몽타주가 만들어 지는 과정을 직접 살펴봤습니다.자신이 어떤 실험을 하게될지 모르는 상태의 실험대상자에게 처음 얼굴을 본 사람과 약 3분가량 이야기를 나누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약 세 시간정도 경과한 뒤 상대방의 얼굴에 대해 진술하도록 했는데요.

<녹취> "쌍꺼풀이 있는데 짙은 쌍꺼풀은 아니고요. ( 눈매는 이거랑 똑같은데?) 눈매는똑같은데 쌍꺼풀만 살짝 있어요."

일단 얼굴 윤곽을 먼저 잡습니다. 진술과 가장 흡사한 얼굴형태를 찾아 기준으로 삼고 눈이나 눈썹 코 등 세부적인 부위들을 맞춰갑니다. 전체적인 얼굴형태가 나오면 세부적인 수정작업에 들어갑니다. 지금 보시는 모습은 코의 모양을 조금 더 작게 수정하고 있는 작업입니다.

작업을 시작한지 세 시간이 넘어서야 몽타주가 완성됐습니다.

<인터뷰>유창기 ( 목격자 역할): "많이 비슷한 것 같아요. 아까 잠깐 봤지만 그 사람의 특징이라든지 전체적인 분위기를 잘 잡은 것 같아요. "

완성된 몽타주와 실제얼굴을 비교해봤습니다. 목격자의 진술이 얼마나 정확하냐에 따라 몽타주의 정확도가 좌우됩니다.몽타주 기법이 국내에 도입된 것은 1975년인데요. 당시에는 그림을 잘그리 는 민간인을 특채해서 일일이 수작업으로 그렸다고 합니다.

경찰중 미술실력이 특출한 이들이 배치되기도 했는데요. 그러다 1995년 미국에서 몽타주작성 프로그램을 들여오면서 전산화가 되었습니다.

<인터뷰>홍범기 (경위/ 경찰청 과학수사센터 몽타주반): "옛날에는 컴퓨터가 아니고 초상화를 스케치했으니까 틀리면 지우개로 지우고 다시 그리고 계속 반복되면 종이가 찢어질 정도죠. 지금은 컴퓨터 화면 상에서 수정을 하니까 아무래도 편리하고 좋습니다."

몽타주반에 근무한지 10년이 넘었다는 베테랑, 고재아씨. 고씨는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으로 2000년도 발생했던 부산 연쇄살인 사건 검거를 꼽는데요.

<인터뷰>고재아 ( 경찰청 과학수사센터 몽타주반): "부산에 연쇄 살인 사건이 있었어요. 그 사건이 제가 몽타주 작성을 해서 빨 리 조기에 해결이 된 것이 보람이 있죠."

열달간 9명이 살해돼 시민들을 공포에 떨게 했던 부산연쇄살인사건. 이사건 범인검거의 일등공신은 다름아닌 몽타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한 형 사가 우연히 본 살인사건 용의자 몽타주가 자신이 쫓던 인질강도범과 비슷 하다고 느껴 추적해 검거했고 범인으로 확인이 된 겁니다. 이들이 작성한 몽타주가 방송을 통해 공개되어 범인검거에 성공했던 경우 역시 적지 않았는데요. 이럴때면 현장에서 범인을 잡는 것 못지 않은 기쁨을 느낍니다.

<인터뷰>홍범기 경위 (경찰청 과학수사센터 몽타주반): "사회의 이목이 집중된 사건들이 조기에 검거가 되고 해결이 됐을때 상당히 자부심을 가집니다. "

완성된 몽타주는 일선 경찰서에 배포되어 수사에 활용되는데요. 이 경찰서 는 현재 한 절도 사건 용의자를 몽타주를 통해 추적하고 있습니다.

용의자가 택시 기사로 좁혀지고 있기 때문에 주로 기사들을 중심으로 배포 하고 있는데요. 현장에서 뛰는 형사들은 몽타주가 일단 범인에게 심리적인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임종학 형사 ( 군포경찰서 강력 2팀 ) : "실제로 범인이 자기 얼굴이 몽타주로 나와 있을때 경각심을 고취시켜 재범 도 예방할 수 있고 자수를 유도할 수 있는 효과도 노릴 수 있습니다."

날이 갈수록 진화하는 강력 범죄. 이에 맞서기 위해 수사기법 또한 다양해 지고 있는데요. 조금씩 진화해가고 있는 몽타주 수사가 앞으로 범죄와의 전쟁에서 보다 큰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해보겠습니다.

경찰서 같은데서 몽타주 보면 왠지 간담이 서늘 해지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는데 저렇게 수고해서 만드는 만큼, 시민 여러분들도 앞으로 그냥 지나치지 마시고, 한 번이라도 더 눈 여겨 보시면 좋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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