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 우리 농협을 고발합니다

입력 2006.08.20 (21:46)

수정 2006.08.20 (21:57)

<앵커 멘트>

농협중앙회 일선 조직에서 불법 비자금을 조성해 사용해 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비자금이 어떻게 조성돼왔고 또 어디에 쓰였는지, 김개형 기자가 고발합니다.

<리포트>

지난해 사무실을 새롭게 꾸민 농협중앙회 지점입니다.

공사비 6억여 원이 지급된 것은 지난해 5월.

대금을 받은 인테리어업체는 3주 뒤 현금 천7백만 원을 농협 지점에 건넸습니다.

<인터뷰> 인테리어업체 사장: "당시 지점에서 굉장히 협조적으로 잘 해주셨어요. 그래서 저희가 생각한 것보다 30,40% 수익이 더 났어요. 그 부분을 제가 인사치레를 한 것이에요."

그러나 돈을 받은 농협 지점에서 전혀 다른 증언이 나왔습니다.

<인터뷰> 농협 직원: "공사대금의 5%를 리베이트로 제공을 하겠다'라고 제시를 해서 일정 기간 지난후 현금으로 마련해서 저희가 되돌려받았습니다."

돈을 받은 농협 지점에서 관리해온 비자금 장부 복사본입니다.

지난해 3월부터 올해 1월까지 입출금 내역이 빼곡히 적혀 있습니다.

들어온 돈은 모두 4천8백만 원.

이 가운데 일부는 고객 사은품 구매 가격을 부풀리는 방식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인터뷰> 농협 직원: "정찰 가격으로 구입한 것처럼 해놓고 납품받는 금액은 휠씬 더 저렴한 공장도 가격이나 그러한 금액으로 저희가 조달을 받았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돈은 지점장 해외연수 지원금이나 직원들의 경조사비, 내부 경비 등으로 쓰였습니다.

일선 지점뿐아니라 지역 본부에서도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광주지역본부의 사무용 기기를 유지관리했던 업체 사장은 허위 매출을 통해 지난해 2천6백만 원의 현금을 전달했다고 폭로했습니다.

<인터뷰> 사무용기기 판매업체 사장: "허위 계산서를 끊어주면 농협에서 저희 통장으로 그 금액을 입금시켜 줬고요. 제가 현금으로 찾아 농협에 줬습니다."

하지만 당시 지역본부 담당자는 거래는 정상적으로 이뤄졌으며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뷰> 농협 직원: "각 팀에서 고치겠다고 하거나 아니면 고쳤겠지하고 계산을 해주기 때문에 어느 기계가 어떻게 고장이 났고 어떻게 해서 고쳤다까지는 제가 알지 못합니다."

불법 비자금 조성 의혹은 농협 직원의 직무 보고를 통해 농협중앙회 본사에까지 보고됐습니다.

하지만 농협중앙회는 직무 보고한 직원이 농협과의 법적 분쟁에 휩싸여 있다는 이유로 2달이 지나도록 조사에 나서지 않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김개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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