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불의의 사고로 아들을 잃은 아버지가 그 아픔을 달래며 적금을 들었습니다.
그 적금이, 다른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기탁돼,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엄기숙 기자입니다.
<리포트>
춘천의 한 대학교에 학생 이름의 강의실이 생겼습니다.
지난 1999년 이 학교 2 학년에 다니던 중 불의의 사고로 생을 마감한 학생의 이름입니다.
아들을 가슴에 묻은 아버지 최 씨는 슬픔을 이겨내고 아들에게 줄 등록금 상당의 돈을 학교에 장학금으로 기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느새 8 년 째 해오는 일입니다.
<인터뷰> 최방한 (故 철진군 아버지) : "다 같은 자식이라고 생각하니까 학교 졸업하고 열심히 사회 나가서 좋은 일 하며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지난달에는 아들을 위해 들었던 1억 원 짜리 적금이 만기가 되자, 전액을 학생들의 위해 써달라며 다시 학교에 기부했습니다.
이에 대한 보답으로 학교 측이 숨진 학생 이름의 강의실을 만든 것입니다.
<인터뷰> 박찬준 (한림대학교 장학복지) : "아들을 잃은 아버지가 주신 장학금이라서 학생들이 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최 씨가 기부한 장학금의 수혜자는 지금까지 32 명, 최 씨는 이제 학생들이 보내온 편지를 읽는 것이 작은 기쁨입니다.
<인터뷰> 최방한 (故 철진군 아버지) : "알차게 보람되게 살도록 할게요. 저도 어머님 아버님처럼 나중에..."
비록 자식을 잃었지만 더 많은 아들 딸들을 만나게 된 최 씨는 이들 자녀가 남에게 베풀며 살아가기를 은근히 기대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엄기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