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1500년의 역사를 간직한 고구려고분벽화의 신비가 벗겨지기 시작했습니다.
남북한 학자들이 공동연구해 밝혀낸 채색비법을 김준호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뱀과 거북이 뒤섞인 상상의 동물 현무를 그린 강서대묘의 현무도.
붉은색과 갈색 등 갖가지 채색 안료를 사용해 역동적이고 화려한 고구려 미술의 특징을 잘 보여줍니다.
또 다른 벽화에는 투구와 무기, 말에 입힌 갑옷이 상세히 묘사돼 있습니다.
지금까진 석벽 위에 직접 그린 줄 알았지만, 남북 학자들의 공동연구 결과 채색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별도의 바탕칠을 한 뒤 그린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인터뷰>최광식 (고려대 박물관장): "납의 일종인 연백을 바탕칠로 하고 그려"
소나무와 연꽃, 구름의 세련된 이미지를 담고 있는 이 벽화는 우리 산수화의 효시로, 고구려인의 뛰어난 미적 감각을 느낄 수 있습니다.
색동치마를 차려입은 이 고구려 여인은 얼굴에 붉은 빛 연지를 찍었습니다.
이 채색화에 사용된 안료는 적색과 갈색, 황색, 녹색 등 모두 8가지.
지난 4월 남북 학자 18명이 현장에서 비파괴 검사를 통해 밝혀낸것입니다.
<인터뷰>최광식 (고대 박물관장): "고구려 벽화 보존에 남북이 힘 모아야"
이번 연구는 고구려 벽화에서 고려 불화, 조선시대 기록화로 이어지는 한국 채색화의 계통을 밝히는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준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