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이 목숨 구한 ‘위대한 모정’

입력 2006.12.20 (22:12)

수정 2006.12.20 (22:14)

<앵커 멘트>

부산의 한 주택에서 화재사고가 있었습니다 어머니가 그동안 의연하게 키우던 정신지체가 있는 자식 2명을 구하고 숨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습니다.

공웅조 기자입니다.

<리포트>

20평 남짓한 주택이 모두 불에 타고 골조만 앙상하게 남았습니다.

어머니 권 모 씨와 정신 지체를 앓고 있는 17살,14살의 두 아이가 함께 있던 집에 누전으로 추정되는 불이 난 시각은 어제 저녁 7시 반 쯤.

안방에서 시작된 불이 번지자 권 씨는 먼저 딸을 밖으로 내보낸 뒤 아들이 있던 화장실로 뛰어 갔습니다.

화장실 쪽문을 통해 아들을 내보내려던 권 씨는 끝내 탈출하지 못하고 문 앞에서 선 채로 연기에 질식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인터뷰> 양성열 (부산 동래소방서): "온 힘을 다해서 자식을 끌고 가서 마지막 대피로 입구에서 사망..."

특수학교나 복지원에 보내라는 권유에도 사회성을 길러주기 위해 일반 학교에 보내며 장애 자녀들에게 열정을 쏟아 왔던 어머니였기에 주변의 안타까움은 더 큽니다.

<인터뷰> 이웃 주민: "아이들이 둘 다 장애인이고 그래도 아이들에 대해 싫은 내색 한 번 안 했는데.."

화재 당시 남편은 야간 근무 중이었기에 함께 하지 못한 아픔이 가슴을 저밉니다.

<인터뷰> 박인효 씨 (숨진 권모 씨 남편): "성실하고 착하게 살던 사람 오래 살아야 하는데...하늘이 원망스럽습니다."

자신의 생명까지 아낌 없이 버린 어머니의 희생으로 두 아이는 목숨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KBS 뉴스 공웅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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