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오늘새벽, 상점 10군데를 태운 재래시장 화재는 재래시장의 소방 안전실태가 여전히 허술함을 확인시켜줬습니다.
홍석우 기자입니다.
<리포트>
이른 새벽, 시장내 상점들이 시뻘건 불길에 휩싸였습니다.
소방관들은 호스를 줄줄이 이어 진화에 나섭니다.
불은 한 시간 만에 꺼졌지만 그 사이 상점 10군데가 불에 탔습니다.
<인터뷰>피해 상인: "어휴. 이루 말할 수 없어요."
다닥다닥 붙어 있는 상점들은 대부분 30년이 넘은 목조 건물, 이때문에 문구점에서 처음 시작된 불은 삽시간에 옆 상점으로 옮겨붙었습니다.
화재가 난 재래시장 입굽니다.
이처럼 두세 사람이 걸으면 꽉 차는 길이라 소방차 진입은 엄두조차 낼 수 없습니다.
<인터뷰>이장원 (소방사/영등포 소방서): "재래시장은 스프링쿨러나 자동소화장치를 설치할 수 없어 소화기를 사용해 끄셔야 합니다."
또 다른 재래시장, 비상시에 사용하도록 지하식 소화전이 마련돼 있지만 노점상이 그 위를 점령해 버렸습니다.
쉽게 열리지 않아 사실상 무용지물이나 다름 없습니다.
상점에 있는 소화기는 만든 지 7년이 넘어 분말이 굳었고, 2년마다 받게 돼 있는 소화기 점검도 2002년이 마지막입니다.
게다가 현행법상 33 제곱미터 이하의 소규모 상점에서는 소화기를 비치할 의무가 없어 소화기가 없는 상점이 태반입니다.
<인터뷰>유연수 (상인): "노점상은 보험도 안 돼요. 화재보험을 안 들어주니까 못 들었어요."
재래시장의 구색만 갖춘 허술한 소방 시설.
대형 화재에 속수무책일 수 밖에 없습니다.
KBS 뉴스 홍석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