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다단계 상품권 피해 주의보

입력 2006.12.22 (07:51)

<앵커 멘트>

상품권에 투자하면 큰 돈을 벌 수 있다고 접근해 투자자를 끌어들이는 다단계 업체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수익은커녕 원금마저 다 날리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정성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종로의 한 고층빌딩.

사무실 안에는 여러 개의 상담실이 갖춰져 있습니다.

상담을 의뢰하자, 70% 고수익을 보장하겠다며 상품권에 투자할 것을 권유합니다.

<녹취> 상품권 판매업체 영업본부장 : "1억을 넣으시면 1억 7천이 몇 개월이냐 하면 6개월만에 발생 되잖아요. 1억을 가지고 5억을 만드는 플랜이 있거든요. 1억을 가지고 5억..."

조만간 수소보일러 회사를 차려 중국시장에 진출하기 때문에 고수익은 문제없다고 강조합니다.

<녹취> 상품권 판매업체 영업본부장 : "수소보일러 제조회사입니다. 중국정부의 신기술 10대 기업상을 받게 되요. 중국시장만 약 2년동안 내년 시장에 4조원을 보고 있어요."

이런 식의 영업을 하고 있는 업체가 서울지역에만 20여 개가 넘습니다.

이들은 투자자가 천만 원을 입금했을 경우, 천7백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준 뒤, 6개월 안에 모두 현금으로 바꿔주는 방식을 쓰고 있습니다.

새 투자자를 소개할 때마다 일정 수수료를 지급하는, 기존의 다단계 회사와 비슷한 방식입니다.

초기 투자자가 받는 수익은 나중에 참여한 사람들의 투자금으로 지급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단 몇 달만에 70%의 고수익을 내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까지 상품권 판매를 가장한 유사수신 혐의 업체 15곳을 경찰에 통보했습니다.

하지만 수사가 더디게 진행되면서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지난 9월 새로운 가입자가 끊기면서 문을 닫은 상품권 거래업체.

투자자 3백여명 모두 수당은커녕 원금마저 다 날렸습니다.

피해액이 3백 40억원을 넘습니다.

<녹취> 상품권 투자 피해자 : "저희가 사고가 터지고 난 다음에 실사를 가 봤는데, 다 뭐냐면 부실이고...이런 것들은 다 뭐냐면 사업자들로부터 돈을 끌어들이기 위한 하나의 허실에 불과하다는 거죠."

수당 지급을 할 수 없게 된 다른 업체는 황당한 말을 늘어 놓습니다.

<녹취> 상품권 판매업체 관계자 : "여러분들이 가진 수많은 상품권을 회사가 헌납을 받습니다. 헌납을 받아서...기여하신 모든 분들에게 명예의 전당을 만들 겁니다."

수천만원의 돈을 주고 산 상품권이 사실상 휴지조각이 된 것입니다.

<녹취> 이모씨(상품권 투자 피해자) : "참담하죠. 집사람하고 얘기를 해야 하는데 대화도 안되고, 집사람은 그만 살자 그런식으로 나오고..."

피해자들의 증가와 함께 무너지는 가정도 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성호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KBS 뉴스 이미지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